마이크론의 실적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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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D램과 낸드플래시에 관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갖추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 분야는 워낙 한국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론의 비즈니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플래시와 관련해서는 가장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시장에서 많이 판매가 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드라이브 타입의 SSD부터 PCIe 타입의 카드 제품까지 가지고 있지만, 이 분야는 워낙 선두에 선 업체들이 많아서 그런지 마이크론이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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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cron-p320h-700GB


▲Micron RealSSD P320h, PCIe 기반의 제품. 700GB 용량.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마이크론은 FY12의 Q4를 마감하였습니다. 우선 분기 실적만 보면 전년 같은기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는데요. 지난 분기 19억 6300만달러의 매출과 2억43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였고 전년 같은기간은 21억4천만달러의 매출과 1억350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해 본다면 –8% 성장을 하였습니다. 매출 성장세가 마이너스인 것과 동반해서 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어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숫자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FY12 전체 역시 마이너스 성장과 손실을 하였는데요. FY11에 87억8800만달러의 매출과 1억6700만달러의 이익을 남긴 것과 달리 FY12에서는 82억3400만달러의 매출에 10억3200만달러 손실을 기록하여 매출은 –6%가 줄어 들어 전반적으로 역성장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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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cron-fy12-result


▲출처: 마이크론 IR 자료 중에서, 2012.


플래시 부문에서 106%의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평균 판매 가격은 45%이 줄었습니다. 플래시는 비교적 전망이 좋은 분야이긴 하지만 D램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전세계적으로 D램은 성장세지만 마이크론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D램 부문은 전년 대비 12%나 판매가 줄고 평균 판매가는 59%나 줄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판매가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꼭 이 회사에 국한된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제조기업에 속하는 현상일 텐데, 그것을 의식해서인지 FY13에서는 원가절감과 IM 플래시(IM Flash, 인텔과 공동 투자한 기업)의 구조 조정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실제로 지난 4월부터 인텔과의 협의를 통해 IM 플래시의 구조 조정을 시작하였고 자산의 처분과 인수 등을 통해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인텔이라는 대형 기업이 버티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군요.

플래시를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가속화 솔루션

플래시의 빠른 성능을 이용한 스토리지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중요 업무, 특히 데이터베이스에 적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제품도 그러한 기술 중에 하나인데요. 윈체스터 시스템즈라는 기업에서 내 놓은 제품입니다. DBA(Database Accelerator)라는 이 제품은 4KB 블록 크기에서 랜덤 IOPS가 73,000이고 시퀀셜 IPOPS가 213,000이라고 합니다. 순간 치고 나갈 때 즉 버스트(burst)에서는 500,000IOPS도 낸다고 하니 관심이 가는 제품이긴 합니다.

윈체스터에 따르면 오라클, SQL서버, SAP, MySQL 등의 데이터베이스 업무에 적용하여 엔터프라이즈 SAN 솔루션 대비 2배에서부터 25배에 이르는 높은 성능을 낸다고 합니다. DB 쿼리, 리포트, 정렬, 머지 등에 있어 상당히 유용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플래시를 이용하여 랜덤 액세스를 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요. 문제는 이 회사의 인지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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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nchester-DBA-front


▲윈체스터 시스템즈의 데이터베이스 가속기(DBA, DA-2300).


성능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였는지, 15,000rpm 디스크를 사용할 때 단순 쿼리에 3분34초가 걸리던 것이 DBA 제품을 사용하면 16초로 줄여준다고 하는 표까지 실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과장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제품을 사양을 살펴보았습니다. 호스트 인터페이스는 8Gbps FC가 8개로 비교적 포트는 많은 편에 속하네요. 12개의 SSD가 RAID 0/1/1+0 그리고 NRAID 등으로 구성됩니다. 캐시의 경우 플래시 저장장치라서 그런지 컨트롤러 당 2GB 또는 4GB이고, 캐시 데이터 보호를 위한 리튬 이온을 사용하는 배터리 백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혹시 컨트롤러가 32비트 운영체제인가 싶어서 좀 살펴보았는데, 64비트 운영체제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작은 캐시 메모리를 사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마도 캐시를 사용하는 알고리즘 자체가 없거나 아니면 취약하거나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로 엔트리 레벨의 스토리지들이 이러한 형태를 많이 보이고 있는데요. 좀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크기는 2U 크기로서 단위 업무나 캐싱 작업이 많은 곳에 SAN 스위치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액세스하는 경우에 유용하리라 봅니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윈체스터는 다소 생소한 업체지만 이 회사의 이력은 상당합니다. 1981년에 설립되어 현재 스토리지 시스템은 10세대에 이르고 있으며 단순성, 고성능, 경제성 등을 통해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이념으로 일하고 있으며, RAID 기반의 디스크 어레이를 비롯하여 플래시 어레이, VM웨어 번들 제품, 큐로직 OEM 등을 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제품 중에는 플래시를 기반으로 하는 서버와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 등이 있는데요, 특이할 점은 없으나 최근에 이런 제품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눈길이 저절로 가는군요.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도 있기는 하지만 GUI를 보니 단순성이라는 기업 이념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네요. VTL도 있는데, 윈체스터에서 개발한 제품 같지는 않은데, 정확한 정보가 없어 아쉽네요.

회사의 설립 연도와 제품 라인업 등을 보면 윈체스터가 그래도 시장에서 그 존재성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입니다. 그만큼 마케팅 활동과 세일즈 활동이 없었던 탓일텐데요. 무엇보다도 시장 타깃을 SMB에 국한해 놓은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결국 하이엔드 시장에서 입지가 없으면 기업 가치의 크기가 커지기 어려운데 이런 점을 보니 목표 시장의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DBA 라는 제품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하이엔드 시장의 구매자들이 윈체스터 시스템에 중요한 DB를 맡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를 곱씹어 보면서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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