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B를 넘는 파일은 올릴 수 없습니다."

다음 클라우드와 N드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다음과 같은 경고문을 마주했다. 회사서 찍은 영상파일을 압축해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하려고 했는데, 욕심이 과했나 보다. 남아 있는 용량을 확인했다. 10GB. 4GB 영상을 충분히 저장하고도 남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영상은 올라가지 않았다.

"공유하려는 폴더 내에서 음악과 동영상 콘텐츠로 추정되는 파일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유할 수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동영상을 나눠 압축한 뒤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올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폴더 공유를 눌렀다. 공유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떴다. 처음엔 국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들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본연의 기능인 저장과 공유 기능부터 지원하지 않는다며 모니터를 향해 화를 냈다.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장

국내외를 망라하고 수많은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쏟아졌다. 구글 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드롭박스, 스카이 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N드라이브 등 퍼스널 클라우드 서비스가 부쩍 늘었다. 내가 가진 다양한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사진, 동영상, 주소록, 오피스 문서 등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제 퍼스널 클라우드는 특정 IT전문가들만 사용하는 웹서비스가 아닌, 누구나 쉽게 자신의 휴대용 USB를 대신해 쓸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사용법이 어려운 것도, 별도의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이름과 이메일 주소,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손쉽게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각 서비스는 무료 기본 용량을 제공한다. 구글 드라이브 5GB, 드롭박스 2GB, 스카이드라이브 7GB, 아이클라우드 5GB 등 많은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무료 기본 용량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정해진 무료 용량 안에서 자신의 콘텐츠를 저장하면 된다.

게다가 국내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들은 외국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무료로 제공하는 용량이 상당히 후하다. 다음클라우드 50GB, N드라이브 30GB, 유클라우드 50GB, 티클라우드 20GB 등이다. N드라이브 관계자는 "내부에서 자체 계산해본 결과 휴대폰에서 찍은 사진, 문서 양을 보관하기에 30GB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와 해당 용량을 서비스한다"라고 말했다. 다음 드라이브 관계자도 "최초엔 20GB를 제공했으나 추가 용량에 대한 사용자 요구가 많아 용량을 늘렸고, 다음 클라우드 자체를 용량이 큰 파일들의 저장과 편집용도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50GB로 산정했다"라고 말했다.

불법 콘텐츠 유통과의 전쟁

처음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접했을 땐, 웹하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료를 올리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 친구의 동영상과 음악 콘텐츠의 나도 접근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근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업체가 제공하는 용량이 꼭 제각각인 건 아니다. 적어도 국내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올릴 수 있는 파일 용량을 한 번에 4GB로 한정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불법 음원과 동영상 콘텐츠 유통 채널로 변질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4GB도 괜히 정해진 게 아니다. 과거와 달리 고화질 블루레이 영화 한 편 용량이 요즘 4GB 정도 한다. DVD롬 싱글레이어가 4.7GB, DVD롬 듀얼레이어가 8.5GB에 이르는 정보를 담는다. 불법 동영상 콘텐츠 유포 가능성을 차단한 셈이다. 물론 저화질 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국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4GB 미만에 동영상 파일이나 MP3 파일을 자사 퍼스널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할 수 있다. 단, 저장한 콘텐츠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다. 해당 콘텐츠가 들어간 파일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고 하면 '폴더 내 동영상과 음악 콘텐츠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유할 수 없다'라는 안내창이 뜬다.

게다가 N드라이브 쪽은 혹여 여러 아이디로 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안전장치를 하나 더했다. 한 사용자가 여러 개의 N드라이브 아이디를 만들어도, N드라이브는 총 30GB만 제공한다. 아이디 단위가 아닌 실제 사용자 기준으로 N드라이브를 제공한다.

N드라이브 관계자는 "국내서 N드라이브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P2P 파일 유포 창구로 사용되는 걸 가장 경계했다"라며 "각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말했다. 다음 드라이브 관계자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최대 용량으로 4GB가 적정하다고 생각했다"라며 "게다가 모바일에서 콘텐츠를 올릴 때도 4GB 이상의 파일을 올릴면 모바일 기기에 부하가 많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4GB로 한정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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