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뉴욕 이벤트를 연기했지만, 제품의 윤곽은 또렷해지고 있다. 구글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10월29일, 뉴욕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안드로이드 이벤트를 잠정 연기했다. 미국 동부에 상륙한 대형 허리케인 '샌디' 탓이다.

미국 해양기상청을 따르면, 허리케인 '샌디'는 오는 30일, 뉴욕과 뉴저지 등 미국 동북부 일대를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샌디' 때문에 저지대 주민이 대피한 상황이고, 일부 학교도 휴교령을 내렸을 정도라고 하니 구글로서도 안드로이드 미디어 이벤트를 예정대로 진행할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구글 이벤트가 연기된 것은 아쉽지만, 구글이 이번 행사를 통해 어떤 제품을 공개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만드는 첫 번째 10인치급 레퍼런스 태블릿 PC와 LG전자가 소개할 LG전자 첫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스마트폰, 안드로이드4.2(젤리빈)에 관한 내용 등이 주인공이다.

그 중 10인치 레퍼런스 태블릿 PC는 사진까지 유출됐다. 구글 행사는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제품은 미리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다. 모바일 기기 소식을 주로 전하는 브리프 모바일이 지난 10월27일, '넥서스10'이라는 이름이 붙은 태블릿 PC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1.7GHz로 동작하는 삼성전자 듀얼코어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5250'이 두뇌를 맡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말리-T604가 쓰였다. 내장된 램은 2GB 용량이고, 16GB 용량의 저장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화면의 해상도다. 넥서스10의 해상도는 무려 2560×1600 수준이다. 1인치당 픽셀 수(ppi)도 298.9에 이른다. 래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애플 '4세대 아이패드'가 264ppi, '아이폰4S'는 326ppi 수준이니 10인치 태블릿 PC인 넥서스10의 해상도가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

넥서스10이 미리 공개된 덕분에 안드로이드4.2 버전의 API 레벨 이름도 명확해졌다. 4.2 버전은 4.1 버전에 붙은 '젤리빈' 이름을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넥서스10에 안드로이드4.2 버전이 젤리빈이라는 이름으로 탑재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4.2부터 '키라임파이(Key Lime pie)'라는 이름을 쓸 것이라는 예측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이번 이벤트를 연기한 것을 두고 지난 2011년 10월의 구글 이벤트를 떠올려볼 수 있을까. 구글은 지난 2011년 10월에도 한 차례 미디어 이벤트를 기획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할 참이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구글 행사 직전 세상을 떠났다. 결국, 구글은 행사를 취소했다. 올해도 구글은 이번 행사를 취소할지, 혹은 다른 날짜로 미룰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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