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6일 '윈도우8'이 출시됐으니, 이제 꼬박 한 달을 채웠다. 윈도우8은 터치스크린 친화적인 새로운 이용자화면(UI)을 앞세운 운영체제로, 윈도우95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한 윈도우로 꼽힌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고, 반대로 그 어떤 윈도우보다 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PC에 직접 깔아 써 본 이들은 터치스크린의 유무와 관계없이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편이다. 한편으로 터치스크린 없으면 못 쓴다는 인식과 '시작' 버튼이 사라진 것에 대한 이질감이 윈도우8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멀리 볼 것도 없다. 블로터닷넷 기사에 달리는 댓글만 봐도 "불편해서 못 쓰겠다"와 "제대로 안 써보고 말도 꺼내지 말라"는 반응이 극명하게 갈라진다. 여기에 지난 13일 윈도우8을 진두지휘한 스티븐 시놉스키 윈도우 총괄 사장이 사임하면서 윈도우8의 평가 논란은 더욱 커졌다.

어쨌든 성적은 나쁘지 않다. 윈도우8은 출시 첫 나흘만에 400만 카피를 팔았고 4주만에 PC시장 점유율 1%를 달성했다. 작은 숫자가 아니다. 텅텅 비어 있다고 혹평을 듣던 윈도우스토어는 2만개 앱을 돌파했다. 최근 2주동안 7천개 앱이 추가됐다고 한다. 여전히 킬러앱 수준의 콘텐츠를 찾기는 어렵지만, 개발 환경과 마켓 정책 등 스토어 자체는 개발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앱을 만들고 싶은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아직 한 달 밖에 안된 운영체제의, 그것도 뿌리부터 흔든 새 운영체제의 성공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9월 발표된 개발자 버전부터 1년 넘게 윈도우8의 발전을 지켜본 이들과 윈도우8의 장단점 그리고 논란을 짚어봤다.



  • 일시 : 2012년 11월22일

  • 장소 : 양재동 블로터 아카데미

  • 참석자 : 이길복 휴즈플로우 CTO, 주신영 스마트쉐어 CEO, 최필식 블로거(Chitsol), 황리건 마이크로소프트 차장, 최호섭 블로터닷넷 기자



 

최호섭 : 윈도우8이 나온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한 달, 혹은 그 이상 써 본 소감부터 들어보자.

이길복 : 사업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좋은 의미에서다. 그간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일을 해 왔는데 실버라이트나 윈도우폰 등으로 힘든 기간을 겪었다. 하지만 윈도우8의 경우 앱을 만들려는 기업들이 먼저 찾아오고 있다. 우리의 앱보다도 외부 개발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도 음악,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와 금융 관련 앱을 개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편하게 쓰고 있다. 쓰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는데 아버지 PC를 새로 사 드리면서 윈도우8을 깔았는데 기본적인 이용 방법만 몇 가지 알려드렸더니 쓰기 편하다고 하신다.

최필식 : 창 개념이 없어진 게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 데스크톱의 창 개념과는 조금 다르긴 한데 앱을 열고 실행하는 데에는 상당히 편해졌다. 특히 PC에서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절차가 번거로웠는데 아직은 스토어가 부족하긴 하지만 고르고 설치하고 쓰는 일련의 과정이 아주 편하다. 사실 한 달이 아니라 개발자 프리뷰 버전부터 써 봤으니 1년 가까이 쓴 셈인데 초기에는 키보드, 마우스로 조작하는 게 쉽지 않았다. 최근 컨슈머 프리뷰에서도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었는데 실제 출시된 제품은 마우스로도 불편하지 않다. 터치스크린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솔직히 지난 컨슈머 프리뷰까지만 해도 이렇게 가면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만족스럽다. 처음 써 본 사람으로서는 왜 이런 걸 써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익숙해질 필요는 있다.

주신영 : 스마트쉐어 역시 비즈니스적으로 좋은 기회들이 많이 오고 있다. 정신이 없을 정도다. 시장의 요구에 비해 개발업체 숫자가 적어서 대부분의 앱 개발사들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타의 다른 운영체제 때와는 시작 분위기 자체가 많이 다르다. 지난해부터 삼성 슬레이트 PC에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깔아 1년 정도 써 왔는데 태블릿과 노트북을 대체하기에 이만한 환경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윈도우 운영체제에 키보드와 마우스가 있어야 하는데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다.


▲주신영 스마트쉐어 CEO


최호섭 : 지금 윈도우8 환경에서 터치 스크린을 쓰고 있는가? 마우스와 터치스크린의 활용 빈도에 변화가 있나?

최필식 : 데스크톱 PC에서는 아직 터치는 이른 이야기다. 큰 모니터를 쓰는 데스크톱 PC는 원래부터 마우스를 위해 구성된 제품이다. 터치가 중요한 요소는 되겠지만 마우스는 여전히 필수다. 적어도 데스크톱이 있는 한 마우스는 이어져 갈 것이다. 지금은 터치의 역할이 서서히 만들어지는 과도기다. 터치는 직관적이고 특히 우리가 손에 익어 있는 핀치줌이나 회전 등은 마우스가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한편으로 게임할 때는 여전히 마우스가 필요하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를 터치로 즐기는 것은 확실히 한계가 있다.

황리건 :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8 설계 원칙은 터치에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터치가 없는 PC에서도 전혀 불편없이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키보드나 마우스가 고려되지 않은 앱은 스토어에서 인증을 해주지 않는다. 터치가 우선이긴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쓰는 데에 지장없어야 한다. 실제 마우스로 쓰는 게 더 편하다는 반응도 많다.

이길복 : 마우스와 터치스크린은 비디오가 라디오 시장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얘기와 비슷한 것 같다. 스토어 앱은 컨슈머 앱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그 동안 윈도우만큼 생산적인 응용프로그램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없다. 포토샵이나 오피스 등의 비중이 계속해서 높을테니 키보드와 마우스의 역할은 여전히 탄탄하다.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를 함께 하겠다는 기조로 나온 운영체제 환경인 만큼 터치로 전환된다기보다 터치가 하나 더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황리건 : 개인적으로 몇 년 전에 올해 쯤이면 터치 디바이스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잘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꽤 익숙해져 있는 것이 터치다. 윈도우8의 론칭 행사를 할 때 전시된 PC들이 모두 터치스크린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잠깐 만져보다가 갑자기 안되는 각자의 PC를 쓰면 어색하다는 소비자 반응들이 많았다. 의존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있으면 편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터치는 여러 명이 PC 1대를 보며 설명하는 자리처럼 함께 쓸 때 좋은 소셜 입력 장치가 아닐까. 키보드와 터치의 조합만으로도 윈도우8은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해준다.

최필식 : 일단 지금은 마우스로 버틸 수 있다는 것도 다행이다. 아니, 마우스와 터치패드로도 충분히 편하다. 더욱이 높은 성능의 PC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간 윈도우 비스타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CPU보다 GPU 성능이었는데 최적화도 잘 됐고 시작 화면 역시 역동적으로 움직이지만 리소스는 적게 먹는다. '시작' 버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익숙해지고 나니 없어진 것이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면 작업 표시줄도 없애는 게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작업표시줄 자체가 '참' 바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런 체계들이 운영체제 안에 일관성 있게 녹였으면 좋았을 듯 하다. 작업표시줄을 없애면 화면도 그만큼 넓게 쓸 수 있다.


▲블로거 최필식


최호섭 : 화면을 전체로 쓰는 건 어떤가? 10~15인치급의 노트북이나 PC에서는 별 상관 없지만 27인치 모니터 화면 전체를 앱 하나로 가득 채워 쓰는 건 생각만 해도 답답한 일이다.

주신영 : 그 부분은 부정적으로 본다. 큰 화면보다 작은 이야기를 하면 적어도 1366×768 이상의 해상도일 때만 윈도우스타일UI 앱이 작동한다. 7인치 이하 기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소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터치 장비 상품을 만드는 데 제약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큰 화면에서도 한 가지 화면을 본다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사용자는 여러 개를 띄우고 싶은데 화면 분할 정도로는 기존의 창 환경에 적응된 소비자들의 눈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최필식 : 비슷한 이유로 아직 데스크톱에는 윈도우7을 쓰고 있다. 못 쓰겠다는 아니고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윈도우8은 오히려 크기와 해상도가 적당히 낮은 화면에서 더 효율적인 것 같다.

최호섭 : 윈도우 스토어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앱 장터가 하나 열렸다. 스토어는 새 시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주신영 : 윈도우8이 성공하지 못해도, 다음 윈도우에 '시작' 버튼을 넣는다고 해도 스토어는 잘 될 것이다. 내 PC 환경에서 돌릴 수 있는 앱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윈도우폰을 돌아보면 아직 시장이 작다고는 하지만 10만개 앱을 갖고 있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지금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용 앱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치열하다. 블랙베리도 환경은 좋지만 잘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지금으로서는 이만한 시장이 없다.

이길복 : 기업들이 바라는 건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가에 있다. 윈도우8은 기업들이 먼저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사용자 확보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별도의 서비스 없이 취미로 앱을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앱이 스토어를 통해 유출된다거나 하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황리건 : 마켓 보안은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다. 출시 한 달이 지났는데 해적판 앱이 나온 적이 없다. 패키지 파일이 있다면 쉽게 깔 수 있겠지만 스토어를 통해 앱이 유출되는 일은 없다. 또한 모든 앱에 원칙적으로 스토어에서 설치하도록 인증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설치 패키지를 손에 넣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만큼 유출도 어렵다.

최필식 : 소비자 입장에서는 앱이 많아야 하는데 지금은 앱이 너무 없다. 특히 국내 이용자는 스토어의 장점을 느끼기 어렵다. 언어 설정으로 다른 나라 마켓에 접속할 수는 있지만 아직 매력적인 앱은 많지 않다. 찾기도 어렵다. 스토어는 관리가 중요한데 지금으로서는 기계적인 인기순위 정도가 전부다. 앱 배치와 추천 메뉴 등 마켓 코디네이션이 필요하다. 마케팅 창구로서의 앱 장터 역할이 없다보니 개발자들이 직접 마케팅까지 나서야 할 게다.

최호섭 : '시작' 버튼이 없어서 못 쓰겠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여기 계신 분들은 없어도 썩 안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이길복 : '시작' 버튼을 누르고 단계를 넘어 최종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는 윈도우의 기본 앱 실행 과정이 사라졌다. 앱 찾는 게 좀 어려워진 건 사실이다. 검색을 통해 앱을 찾는 것은 기존 윈도우에서도 있었는데 앱 이름 외우고 있는 것 자체가 어렵다. 모든 앱 보기 화면에서 기존 디렉토리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시작' 버튼을 명확하게 대체하는 역할로서 시작 화면은 아직 약하다.


▲이길복 휴즈플로우 CTO(왼쪽)


최필식 : “시작 버튼이 없으니까 윈도우8을 깔지 말라”는 소리를 듣는 게 어렵지 않다. 아직 드라이버나 앱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으니 업그레이드를 미루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시작' 버튼이 윈도우8의 존립을 가를 정도는 아니다. 익숙해져 있던 것을 버려야 하니 당장 불편한 건 사실인데 더 편리해진 부분들도 분명 있다.

주신영 : 새 운영체제의 기능을 알리는 가이드 측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역할들은 잘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실제로 당장 '시작' 버튼이 사라진 것에 대한 대처법이 잘 배려되지 않는 느낌이다.

이길복 : 이런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꼭 '시작' 버튼을 없앴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혼란도 있고 불만도 있을 것이다. 대체하기 위한 유료앱이 인기다.

최필식 : 윈도우8의 태생이 이중적인 구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쩔 수 없던 선택 같다. 개념을 정리를 해보면 윈도우8의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것은 시작 화면에서 실행된다는 것만 구분하면 혼란스럽진 않다. 급진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시작' 버튼이 윈도우8의 강점을 희석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인가 싶다.

황리건 : '시작' 버튼 없앤 것은 '시작' 버튼의 사용률이 떨어져서 내려진 결정이다. 사용자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윈도우의 이용률을 보고 있는데 대부분의 이용자는 앱들을 단축아이콘으로 꺼내 두고 '시작' 버튼은 검색, 제어판, 종료 등의 용도로만 쓰였다. 윈도우는 종료를 하지 않고 검색과 제어판의 기능은 참 바에 흡수했다. 당장은 불편하고 혼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서 편하다는 피드백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시작' 버튼이 사라진 게 아니라 시작 화면이 확대됐다는 측면으로 보면 좋겠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손에 익어 그렇지 시작 버튼이 그리 편한 구조는 아니다.

최필식 : 있다가 없어진 것에 대한 상실감 같다. 관습적으로 썼기 때문에 '시작' 버튼은 필요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많다. 그리고 많은 이용자들이 PC는 다 쓴 뒤에 종료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하다. 특히 데스크톱은 더욱 대기모드에 대한 인지가 없다.

황리건 : 윈도우8은 시스템도 앱도 종료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안 쓰면 저절로 서스펜드 모드로 들어가고 더 안 쓰면 저절로 종료된다. 리소스에 예민하면 일일이 종료할 수는 있겠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황리건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및 플랫폼 사업본부 이반젤리스트팀 차장(오른쪽)


최호섭 :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야 하는 30% 수수료 외에 앱 안에서 이뤄지는 결제에 대해서는 외부 결제 시스템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부 결제 수수료는 10~15% 수준으로 훨씬 싸다. 결국 스토어에 무료 앱이라고 올려둔 뒤 더 싼 앱내부결제로 구매를 유도하는 현상이 생길까 걱정이다. 스토어에는 사실상 데모 앱들만 넘쳐나는 것 아닐까. 무료 앱은 정말 무료였으면 좋겠다.

황리건 : 스토어 생태계에 대한 걱정은 없다. 오히려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뭔가 시스템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 결제 시스템을 열어주었다고 해서 모든 앱들을 허가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낚시성 앱이나 유료 결제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앱은 심사에서 통과할 수 없다. 현재 스토어는 하나의 앱으로 데모와 정식 버전을 함께 운영한다. 데모로 쓰다가 언제든지 결제하고 유료 앱으로 쓸 수 있다. 다른 마켓처럼 데모버전, 정식버전의 2개로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편리하다.

최필식 : 무료 앱이든 유료 앱이든 지금은 일단 많이 있어야 한다. 데스크톱 앱이라도 많이 있으면 좋겠다. 현재 데스크톱 앱인데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정보만 등록하고 각 회사 웹사이트로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도 스토어에서 통합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이길복 : 앱내부결제 오픈은 지금으로서는 개발자들에게 윈도우스토어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구글처럼 언젠가 바꿀지도 모르겠다. 이런 정책도 개발자 라이선스처럼 일정 기간동안 보증해주면 안되나? (모두 웃음)

최호섭 : 앱 개발하기는 어떤가? 원하는 앱을 만들기 쉽다는 평이 많다.

이길복 : 우리는 마약이라고 표현한다.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훨씬 쉽고 간단하게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한번 손에 익으면 다른 플랫폼 개발이 쉽지 않다. 개발자가 윈도우부터 시작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 든다. 이용자의 선택을 많이 받아 주류 기술로만 올라간다면 앱들이 쏟아지고 집중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플랫폼들은 한번 윈도우에 역전되면 돌이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신영 : 개발 환경은 비교 대상이 없다. 안드로이드는 명함도 꺼낼 수 없고 iOS와 비교해도 훨씬 편하다.

최호섭 : 그렇다면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를 대체하는 것까지도 보고 있는건가?

주신영 : 안드로이드로 정부나 기업 관련 사업하려고 할 때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 플랫폼 자체 판매도 원활치 않았다. 기업용 앱이라고 하면 심지어 윈도우8 RT를 쓴다고 해도 이게 더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 그만큼 앱 개발과 인터페이스 연결 등이 편하다.

최필식 : 일반 소비자 외에도 교육용 시장에 영향이 있을 듯하다. 디지털 교과서 같은 경우 어떤 디바이스에든 적용할 수 있는데 콘텐츠에 무게가 실리다 보면 자연스레 영향력을 갖게 될 것 같다.

주신영 : 현재로서는 아이패드 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보다 윈도우가 진입하기에 낫다. 태블릿 보급률이 아주 많지 않았던 것도 기회다. 윈도우폰은 모르겠지만 윈도우8은 늦지 않았다.

최호섭 :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윈도우8과 실제 출시된 윈도우8, 앞으로의 윈도우8 환경이 어떻게 될지 기대와 전망을 짚어보자.

이길복 : 그 동안 새로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들이 사용자 선택을 못 받았는데, 윈도우8이 맡형 역할을 해서 새로운 디자인 가이드와 인터페이스를 대중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더 나아가 윈도우폰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멀티터치 테이블 서피스를 계속 개발해 왔는데, 윈도우8로 바뀌면 터치를 적용하기 쉬워진다. 그간 디지털 사이지니 관련 솔루션은 품질도 낮고 가격도 비쌌는데 윈도우8로 이런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신영 : 모바일은 iOS와 안드로이드로 쏠려 있긴 하지만 스토어, 시장 트렌드, 제품, 요구사항들이 한쪽에 쏠리지 않고 윈도우까지 3대 마켓으로 균형이 잡혔으면 좋겠다. 윈도우8이 변화만큼 PC시장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으로서는 '시작' 버튼 하나 때문에 초기 입소문을 잘못 타면서 좋은 장점들이 가려지는 현상이 안타깝다.

최필식 : 소비자 측면에서 보자면 지금 나오는 불편들은 내가 6개월 전에 겪었던 문제들과 정확히 겹친다. 지금 겪고 있는 어색함이 몇 달 지나면 저절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불만이 계속 쌓일텐데 이것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요한 일이다. 윈도우7은 ‘넷북에서 쓰기 좋다’, ‘비스타보다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였는데 그에 비해 윈도우8은 ‘어렵다’, ‘불편하다’ 등 반대의 입소문이 나고 있다. 그 중심에 터치가 있다. 꼭 터치가 있어야 윈도우8을 쓸 수 있다는 분위기를 덜어주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리건 : 윈도우8의 세계 PC 점유율이 1%를 넘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윈도우7이 한 달에 1%씩 올랐는데 이와 비교해도 윈도우8이 잘 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윈도우7에서 업그레이드하는 것보다 윈도우XP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많지 않을까 기대된다. 스토어나 '시작' 버튼 역시 오피스의 리본 인터페이스처럼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에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하다. 초기에는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사용자 경험이 쌓이면서 좋은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많은 연구와 고민을 통해 나온 운영체제이고 일단 쓰기 시작한 이들은 만족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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