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개발자 페이지에 안드로이드 버전별 점유율을 공개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접속하는 이용자를 기준으로 비중을 측정한 결과다.

현재 가장 많은 이들이 쓰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2.3 진저브레드로 API 릴리즈10 기반의 2.3.3부터 2.3.7이다. 무려 45.4%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냈다. 6개월 전 63.6%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꽤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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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대형 제조사들이 내놓은 진저브레드 제품의 상당수가 아이스크림샌드위치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고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적어도 4.0 이후 버전을 기본으로 깔아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직도 중국을 비롯한 저가 시장에는 싼 하드웨어와 궁합을 맞춰 100달러 이내의 안드로이드 2.3 기기가 적지 않게 쏟아지고 있는 것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최근 아이리버가 선보인 울랄라폰에 안드로이드 2.3을 얹고 15만원 선에 출시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도 점차 자리잡는 분위기다. 점유율은 29%로, 2012년에 나온 안드로이드 제품들의 상당수가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기반이었다. 11월 이후 약 30% 내외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고성능 제품들은 4.1로 업데이트되면서 빠져나가지만, 한편으로 보급형 제품들이 4.0으로 나오면서 점유율이 채워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에 이야기한 중국산 저가폰들도 최근에는 4.0.4버전을 얹은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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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제품들에 얹혀 나오는 4.1버전의 젤리빈 점유율은 12.2%로 아직 미미하다. 지난해 나온 주요 제조사들의 최상위 제품들에만 최근 2~3달 전부터 업데이트가 시작됐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이후 넥서스 시리즈에만 업데이트됐던 것이 11월 들어 갤럭시S3을 비롯한 제품들에 업데이트가 이뤄지면서 서서히 하지만 꾸준히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 넥서스 시리즈에만 적용된 안드로이드 4.2는 1.4%를 차지하고 있다.

운영체제 점유율 흐름을 보면 각 운영체제가 자리잡기까지는 구글이 발표한 이후 약 1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서히 그리고 비슷한 기울기로 증가한다. 4.0은 2011년 10월 발표한 이후 2012년 초부터 서서히 업데이트를 시작해 2012년 10월을 정점으로 30% 수준의 비슷한 점유율을 이어오고 있다. 4.1 역시 2012년 6월 발표한 이후 실제 업데이트는 11월 이후부터 슬슬 이뤄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적잖은 제조사들이 젤리빈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글은 지난해 11월 ‘젤리빈 플러스’라고도 부르는 안드로이드 4.2를 내놓았고 5월에 또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제조사로서는 약오를 만큼 버전을 따라가기 버겁다.

파편화는 둘째치고 이제는 안드로이드 다루는 데 익숙해졌을 제조사들이 새 운영체제 내놓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뭘까. 심지어 삼성전자도 젤리빈을 올리는 데 4~5달이 걸렸다. 제조사들은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업데이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오픈소스 기반이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구글은 새 업데이트를 내놓으면 안드로이드의 기본 엔진만 갖춘 AOSP(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제조사들에게 나눠준다. 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에 드라이버 등 설정을 맞춰야 한다. 아직까지 버전별로 빠르게 기능이 바뀌고 있는 안드로이드로서는 기존에 쓰던 것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올라가면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API가 따라 업데이트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전에 쓰던 API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런처부터 내부 응용프로그램, 통신사 앱까지 모두 새로 최적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과정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스마트폰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입장에서 보면 새 안드로이드 기기를 개발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오는 5월15일부터 열리는 개발자 행사 '구글I/O'에서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코드명 ‘키라임파이’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숫자로는 5.0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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