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4.3’ 공개…혁신보다 개선

발행일 2013-07-25 16:37:08
'안드로이드4.3’이 드디어 공개됐다.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4.2’가 등장한 이후 거의 8개월 만이고, 지난해 6월 4.1 버전이 내놓은 지는 1년하고도 한 달이 넘었다. 구글은 그 동안 계속 '젤리빈'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구글은 지금까지 1년에 두 차례씩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를 이어왔다. 이제 4.3이 발표됐으니 이대로라면 젤리빈은 적어도 1년 반, 길면 내년 구글 개발자 회의까지 2년 동안 끌고 갈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안드로이드4.3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변화가 없다. 사실상 기능과 정책을 조절한 수준이다. 구글지도나 메일, 크롬, 행아웃 등 안드로이드의 핵심 서비스 앱들은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모바일 운영체제들은 더 이상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만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두 완성 수준이다. 안드로이드도 이제 더 쓰기 좋게 가다듬는 단계에 접어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권한이 좀 더 확장됐다는 점이다. 이용자를 구분하는 것은 안드로이드4.2부터 있던 기능이다. 애초 리눅스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권한을 계정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나 사람들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개인용 기기라고 생각하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뿐이다. 집집마다 게임용이든 교육용이든 다른 가족들 손에 내 기기가 들어가는 경우가 적잖이 생긴다. 특히 아이들이 원하고, 또 태블릿이 PC를 대체하면서 기기를 남의 손에 넘겨주는 빈도가 높아진다. 더 이상 태블릿은 개인용 기기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사건이 생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만지기 시작하면서 앱내부결제가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영국에서 8살짜리 아이가 아버지의 아이패드로 앱 내 결제로 무려 4천파운드를 결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애플은 앱내부결제시에 반드시 암호를 입력하도록 돼 있는데, 아이가 아버지 어깨 너머로 이 암호를 외워뒀다가 게임 아이템을 구입한 것이다. 애플이 곧 이를 환불해주긴 했지만,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디지털 상에서 재화와 금전이 어떻게 거래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리고 어린이용 앱은 유료로 팔되 앱 안에서는 그 어떤 상거래도 일어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고 있다. COPPA(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법이다. 이를 위반하면 엄중한 벌이 내려진다. 하지만 위 사건처럼 어린이용 앱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인들을 위한 게임을 즐기면서 결제하는 것까지 막기는 쉽지 않다.

이미 계정을 분리하는 것은 이미 지난해 안드로이드4.2에서 도입됐다. 태블릿 하나에 PC처럼 여러 명의 계정이 등록되고 각각의 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모든 정보는 완벽하게 개인화됐다. 안드로이드4.3에서는 권한을 더 세분화했다. 아예 아이들용 계정 권한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구입한 넥서스7에 내 계정을 등록했는데 아이가 기기를 쓰려면 보조 계정을 하나 더 만든다. 여기에 아이들 계정 표시를 하면 아이들은 앱을 구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앱내부결제가 완전히 차단된다. 권한이 없는 게 아니라 아예 앱내부결제 콘텐츠와 아이템이 가려진다. 견물생심이라고 아예 안 보여주는 것이 서로에게 편하고 안전하기도 하다. 또한 관리자는 다른 계정의 이용자들이 어떻게 이 기기를 이용하는지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지 않은 콘텐츠에 접근하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윈도우폰8에 들어가 있는 키즈 코너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새 기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블루투스 스마트'는 앞으로 건강을 관리해주는 엑세서리들이 깔릴 기반을 마련했다. 블루투스 스마트는 블루투스의 새 버전이 아니라 블루투스와 여러 액세서리들이 묶이는 표준 프로파일들을 구성하는 새 개념이다. 블루투스 스마트 레디 제품들은 전력 소비가 적기 때문에 오랫동안 켜 두어도 전원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상시 스마트폰 등에 연결해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도 키노트에서 헬스 체크 액세서리를 끼고 PT 체조를 하면서 맥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려주는 시연을 했다. 안드로이드에 블루투스 스마트가 더해지면서 페블, 핏빗, 조본업 같은 가벼운 액세서리부터 혈당을 체크하고 체지방을 분석하는 등의 액세서리들이 나오기 쉽게 됐다.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은 오픈GL ES3.0이다. 이제까지 안드로이드는 오픈GL ES2.0을 써 왔는데 3.0에 접어들면서 쓸 수 있는 3D 화면 효과가 늘어나고 처리 속도도 개선됐다. 그 자체로 게임 생태계 자체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오픈GL ES는 윈도우로 치면 다이렉트X와 비슷한 그래픽 처리 환경이다. 다이렉트X 버전에 따라 같은 게임이라도 효과가 달라지는 것을 연결해보면 쉽다.

엔비디아의 실드나 오우야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오픈GL ES3.0에 하드웨어만 뒷받침해준다면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박스 같은 콘솔 게임기와 견줘도 부족하지 않을 수준의 하드웨어가 나올 수 있다. 또한 구글은 아예 친구들과 게임 랭킹을 관리하고, 친구를 초대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플랫폼 '구글플레이 게임'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를 게임기로 적극 활용하라는 신호다.

콘텐츠에 직접 복제 방지를 걸 수 있는 DRM API도 공개됐다. 꼭 구글플레이가 아니더라도 콘텐츠에 복제 방지를 적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이를 이용해 1080p 해상도의 방송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안드로이드는 급격한 발전보다 점차 운영체제의 형태를 가다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언뜻 보면 화면이 매끄러워진 프로젝트 버터나 구글 나우 같은 화려한 기능이 들어가지 않아 서운할 수도 있겠다. 사실 키노트 영상을 봐도 구글이 행사를 성대하게 열지도 않았고 참석자들은 각 기능들을 소개할 때 크게 박수를 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실망할 것도 아니다.

안드로이드 4.3은 구글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던져주는 대신, 플랫폼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더 나은 그래픽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하며,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연결하고 콘텐츠를 지켜주는 ‘환경’을 더했다. 이건 생태계에 더 나은 콘텐츠들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그간은 안드로이드 자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왔지만 이제 안드로이드의 가능성을 개발자들에게 넘겨준 셈이다.

단순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고, 개발자들이 알아서 원하는 대로 만들어보라고 던져주던 것에서 구글이 의자를 한발짝 당겨 앉은 모습이다. 이게 구글과 안드로이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가 앞으로의 볼거리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4.3의 업데이트를 발표 직후부터 시작했는데 구글의 OTA 무선 업데이트는 한번에 모든 이용자에게 동시에 제공되는 게 아니라 약간의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새벽부터 넥서스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만 14시간이 지나도록 OTA 알림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둘러서 업데이트하려면 개발자 사이트에서 직접 롬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다만 롬을 직접 건드리는 일이기에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어렵고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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