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속도를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LTE 어드밴스드는 현재 전세계에서 딱 두 곳 통신사가 운영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은 속도를 앞세워 '가장 빠른 LTE'라며 LTE-A를 브랜드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100% LTE'라는 알쏭달쏭한 메시지를 던진다. 가족들도 TV를 보던 중 “저게 무슨 뜻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LTE 어드밴스드는 SK텔레콤과 방향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100_LTE_LG
▲ 100_LTE_LG

LG유플러스는 LTE-A와 함께 싱글 LTE 서비스를 내놓았다. LTE-A는 SK텔레콤을 통해서 익숙해졌을텐데 싱글 LTE는 좀 낯설다. 이 서비스는 음성통화, 메시지 등 기존 서킷망에서 쓰던 서비스들을 LTE의 패킷망 위에 올린 것이다. LTE는 원래 고속 데이터 전송만을 위한 통신 규격으로, 전화통화나 기존 문자메시지 등은 안 된다. 그래서 이제껏 LTE 서비스들은 기존 통신망을 함께 썼다. 전화 통화를 하려면 SK텔레콤과 KT는 WCDMA로, LG유플러스는 CDMA로 모뎀을 바꿔야 했다. 그런데 LG유플러스의 싱글 LTE는 LTE만으로 이 서비스가 다 된다. 교환기, 중계기가 음성 신호를 디코딩해 서킷망으로 연결해준다. 그래서 WCDMA도, CDMA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100% LTE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사실 LG유플러스는 LTE-A와 싱글 LTE를 분리해서 알리는 편이 나았다. 물론 현재 싱글 LTE가 갤럭시S4 LTE-A에만 적용돼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묶어 프리미엄 서비스로 알리고 싶었겠지만, 소비자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처음 보고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통화 품질이다. 기존 음성통화는 전화를 걸면 망 내에서 전화 통화만을 위한 서킷망으로 연결한다. 서킷망은 모뎀이 가장 우선적으로 항상 연결해 주는 망이다. 속도는 느려도 망 안정성은 뛰어나다. 그런데 이걸 연결을 보장할 수 없는 패킷망으로 옮기는 건 큰 도전이다. 현재도 데이터 기반의 음성통화 서비스인 VoLTE가 패킷망에서 작동하고 있긴 하지만, 초기에 불안정했던 점 때문에 일부러 꺼두는 이들도 있다.

약 일주일간 모든 전화 통화를 싱글 LTE로 했다. 일단 VoLTE처럼 연결 속도가 빠르다. 통화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신호가 간다. LG유플러스는 0.2초 이내에 접속한다고 설명했다. 이걸 쓰다가 다시 다른 단말기로 통화하니 첫 신호음이 떨어지기 전까지 너무나 지루하다. 통화 음질은 기존 음성통화와 큰 차이가 없었다. LG유플러스의 LTE폰이라면 VoLTE로 접속되고 나머지 일반 통화도 이질감이 없다. 이게 다른 서비스라고는 설명을 해도 상대방이 알아채지 못한다.

안정성도 좋다. 지하철에서도 전화 통화가 끊어진 적이 없다. 2호선을 타고 한 바퀴를 돌기도 했고 엘리베이터나 고층빌딩 등에서도 통화를 해 봤지만, 불편을 겪지 않았다. 이것만으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울 시내에서는 전화가 안 돼 골탕 먹는 일은 없다. 문자메시지도 전송 속도가 빠르고 서킷망을 이용한 문자메시지와 소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물론 나중에 트래픽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설, 크리스마스, 불꽃축제처럼 순간적으로 통신 트래픽이 몰릴 때도 안정적으로 통화를 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애초에 서킷망처럼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에 최우선 트래픽 권한을 주고 일정 영역을 아예 고정 할당해 통신 품질에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으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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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LTE-A_SINGLE-GS4

LG유플러스는 왜 싱글 LTE를 시작했을까. 주된 이유는 주파수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를 시작할 때 동기식 CDMA 방식을 할당받았다. CDMA는 한국이 대표적인 서비스 지역이었기 때문에 관련 기술들을 수출하려고 했지만 사실상 3세대 통신망이 WCDMA로 통일되면서 LG유플러스는 단말기부터 로밍까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4세대 통신망은 LTE로 준비하고 서두르긴 했지만 전화 기능이 없는 LTE는 여전히 CDMA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물론 LG유플러스는 이를 역으로 뒤집어 전화 통화중에도 LTE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광고까지 했다. 하지만 다른 통신사들이 LTE 모뎀 하나로 WCDMA까지 처리하는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단말기마다 CDMA 모뎀을 따로 추가해야 했기에 삼성, LG, 팬택 등 국내 3사 외에는 원천적으로 단말기를 공급받기 어려웠다. 그런데 싱글 LTE 서비스와 이 모뎀을 넣은 단말기만 준비된다면 다양한 외산 단말기들을 가져다 쓸 수 있게 된다. 싱글 LTE가 자리잡아야 십수년을 끌어온 주파수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니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사실 모든 통신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LTE에서 모든 서비스를 처리하는 싱글 LTE이긴 하다. 다만 굳이 지금 서두를 필요가 없고 점차 여유로워지는 3G망으로 전화 통화를, LTE로 데이터를 나눠 서비스하는 것 자체가 그리 불편하지 않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모든 서비스를 패킷망으로 통합하면 통화와 인터넷을 결합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사업들을 벌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LG-LTE-A
▲ LG-LTE-A

LTE-A 속도는 어떨까. 벤치비를 통한 벤치마크 테스트로 보통 40~50Mbps 정도 속도는 나왔다. LTE-A가 안 됐을 때 20Mbps 정도 나오는 요즘 LTE 속도를 보면 딱 2배 속도다. 한편으로 초기 LTE망이 깔리고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았을 때는 1개 주파수만으로도 40Mbps를 넘기기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것도 또 느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쨌든 LTE 속도는 매우 빠르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건 광고다. LG유플러스는 이 기술을 더 쉽게 잘 알릴 필요가 있다. 100% LTE는 아는 사람만 알아듣는 구호다. 지금 갤럭시S4 LTE-A로 100% LTE 서비스가 안되면 요금을 안 받는 게 아니라 못 받아야 정상이다. 모르는 사람이 알아야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 쉽고 기발하고 재미있는 광고와 마케팅이 뒤따라줘야 빛을 볼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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