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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Flash-Memory-Summit.png
지난 8월12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13 플래시 메모리 서밋’ 행사가 열렸습니다. 플래시 메모리로 이러한 행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이야기이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비즈니스 규모와 기대가 어떠할 것이라는 희망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곳에는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지만, 발표자료가 올라왔으니 그것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자 합니다.

플래시 서밋, 이 행사는 12일 프리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일반 트랙, 아키텍처 트랙, SSD 트랙,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트랙, 애플리케이션 트랙, 하드웨어 트랙, 데이터 복구 트랙, 테스팅 트랙, 보안 트랙 등으로 세분해 총 212개 세션이 열렸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플래시 기업들이 참석했으며 현재 플래시와 관련된 거의 모든 기술이나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어 발표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군요. 모든 발표 자료를 보는 것은 무리인지라, 몇 개 자료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핵심은 기조연설(Key note)일텐데요. 5개만 살펴 보겠습니다.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조연설1 - 페이스북에서 플래시(Flash at Facebook: The Current State and Future Potential) - 페이스북

  • 기조연설2 - 플래시, 가능성을 재정립하다(Flash: Redefining the Possible) - EMC

  • 기조연설 3 - 플래시와 하드드라이브(Flash and Hard drives: Partners’s Tomorrow’s Storage System) - 씨게이트

  • 특별 기조연설A – 사용자 장치와 데이터센터에서의 SSD 혁명(SSD Revolution in Client Devices and Data Centers) - 마벨반도체

  • 특별 기조연설B – 수직 낸드 기술을 이용한 3차원 메모리 시대(Ushering  in the 3D Memory Era with Vertical NAND) - 삼성전자


페이스북에서 플래시 사용을 다루고 있는 내용은 흥미롭습니다. 페이스북은 시스템을 크게 5가지로 나누고 그 중에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서 3.2TB에 이르는 용량을 플래시로 구성한다고 하는군요(아래 그림 참조). 플래시는 플래시캐시(FlashCache)와 저장장치(Store) 등으로 사용되고, 인덱스 서버에서는 램을 대신해 플래시를 사용한다고 하는군요. 페이스북에서의 플래시 사용은 모범 답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플래시를 이용해 WORM(Write Once Read Many)나 혹은 SSD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떨어지면 고용량 저장부에서도 사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이러한 곳에서 발표한 자료를 처음 보았는데, 페이스북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슬라이드에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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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Flash-Memory-Summit-Facebook.png


▲페이스북의 표준 서버 5가지 유형(출처: 2013 플래시 서밋)


기조연설을 했던 EMC의 경우 플래시 기술을 전반적으로 풀어놓고 얼마 전 인수했던 스케일IO에 관한 포지셔닝을 외부에 공개했습니다. EMC는 아래 그림과 같이 데이터 서비스의 수준과 성능을 기준으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제시함으로써 플래시 전략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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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Flash-Memory-Summit-EMC.png


또 다른 기조 연설을 했던 기업은 HDD로 잘 알려진 씨게이트였는데요. HDD의 대부가 플래시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한다는 게 어찌보면 자기 파괴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스토리지 기술 기업으로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씨게이트는 이번 기조 연설에서 스토리지 수요를 이끄는 4개 주요 요인으로서 다양한 기기에 쏟아지는 다양한 데이터와 이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 즉 사물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을 필두로 비디오 중심 기술, 보안과 안전, 분석 등을 제시하면서 SSD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씨게이트가 덴스비츠, 버리덴트 등과 같은 SSD 업체와 PCI익스프레스 기술과 12Gbps SAS 등에서 리더십, 삼성전자나 도시바 등과 같은 플래시 제조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등을 이야기 합니다. 씨게이트의 결론은 단 두 줄로 요약하고 있는데요. 미래가 ‘플래시 vs HDD’가 아니라 ‘플래시 & HDD’라는군요. 참 멋진 클로징 멘트입니다.


한편 마벨의 기조 연설은 SSD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2016년 전망을 담고 있습니다. 마벨의 주장에 따르면 2016년이면 지금의 가격 절반에 용량은 2배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좋아지는 것도 있지만 신뢰성은 오히려 낮아지는군요(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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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Flash-Memory-Summit-Marvell.png


마벨은 또한 6가지 영역에서 진화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요. 낸드(NAND), 컨트롤러 기술, 에러 체크와 교정(ECC), 인터페이스와 폼팩터, 펌웨어, 에코시스템 등이 그것입니다. 이들 각 항목에 대해 그간의 이력과 전망을 들어 보임으로써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군요. 마벨의 슬라이드를 보면 그간의 기술 진화를 잘 요약해 놓았는데요. 학습자료로 참고할만한 내용이 많아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 같습니다.


기조연설을 한 유일한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의 내용을 살펴보니 역시나 3차원 낸드 기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2차원 낸드의 경우 공정의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셀간 간섭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층이 아닌 3차원 수직으로 쌓아 올려 집적도를 향상할 수 있게 되는데, 세계 최초로 지난 8월6일 양산을 발표하면서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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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Flash-Memory-Summit-Samsung.png


기조연설 자료를 보면서 각 기업의 특색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슬라이드의 품질과 내용,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페이스북의 자료가 가장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슬라이드는 엔지니어들이 보는 기술 자료 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슬라이드에 찾아 보기 어렵고 어울리지 않는 그림과 일러스트와 실사 등이 다소 어지럽게 뒤섞여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EMC, 마벨, 씨게이트 등의 자료는 잘 다듬어져 있으며 전문가가 페이지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는데, 삼성전자의 발표 자료는 전문가들이 매만져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군요.


워낙 많은 세션이 많아서 다 소개하는 건 어렵지만 ‘플래시 메모리에 관해 알아야 할 10가지(세션 304-A)’라는 세션이 내용이 쉬우면서도 좋아 소개합니다.


이 세션에서는 EMC, 마이크론, 퓨전IO 등에서 나와 플래시 메모리에 관해 중요한 메시지를 짧게 요약하고 있는데요. 비록 한두 줄이지만 깊은 의미가 있는 것들이 있네요. 먼저 EMC에서 이야기 하는 '플래시에서 알아야 할 10가지'를 보겠습니다.

  1. 플래시를 이용한 DAS는 상당히 훌륭하다(Flash made DAS cool again)

  2. 플래시는 스토리지 네트워킹을 재설계하고 있다(Flash re-defines storage networking)

  3. 플래시는 서버와 스토리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Flash blurs the lines between servers and storage)

  4. 플래시로만 돼 있는 어레이(AFA: all flash array)가 하나의 제품 분류는 아니다(The AFA is not a product category)

  5. 플래시는 새로운 디스크이다(Flash is the new disk)

  6. 응답지체를 살펴라(Watch out for latency pollution)

  7. 플래시가 데이터 센터에서 낭비 요인이 될 수 있다(Flash can be wasteful in the data center)

  8. 플래시만이 이 분야(스토리지)에서 전부는 아니다(Flash is not the only game in town)

  9. 하나 이상의 설계가 있다(There is more than one design center )

  10. 플래시부터 생각하라(Flash must be considered first)


상당히 의미 있는 내용들입니다. 꼭 플래시에 국한해서 볼 것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에도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이군요. 이제는 마이크론에서 이야기하는 ‘오늘날 플래시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에 대해 보겠습니다.

  1. 플래시가 HDD 솔루션보다 가격이 낮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Flash doesn’t have to be lower cost thatn rotating media to displace it for many users). - 애플리케이션에는 그에 걸맞은 합리적인 가격이 있고 또한 TCO, IOPS 당 비용, 와트(전력)당 비용 등과 같은 중요한 지표들이 있다.

  2. 3차원 낸드 기술이 정착될 것이다(3D NAND will set the lithography clock back) -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보다 높은 이익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3. 3차원 낸드 기술이 가격 하락과 확장성을 주도하게 될 것이지만 2014년까지는 현재의 2D 10나노 대 공정보다 싸지지는 않을 것이다(3D NAND will enable lower costs and continued scaling, but the 2014 implemetations will not be lower cost than 2D 1Xnm is today).

  4. 1Xnm ≠ 1Xnm, 10nm class ≠ 10nm (not even 16nm)

  5. 플래시의 미세 공정에 따라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그래서 보다 더 잘 관리를 해야 한다(Flash gets harder to manage as we scale the lithography, so we have to get better at managing it).

  6. TLC 낸드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권고사항이 되지 않는다(TLC NAND is not recommended for active data in the enterprise).

  7. MLC 낸드는 오늘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상당히 충분한 제품이다(MLC NAND is good enough for all but the most write-intensive enterprise application today).

  8.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One size doesn’t fit all any longer). - 다양한 사이즈가 있고 다양한 기술이 존재한다. 목적에 맞게 사용하라는 의미.

  9. 플래시가 현재 자기 스토리지를 완전하게 대체하고 있다(Flash has almost completely displaced magnetic storage media for music, audio, video.) - 그런데 비싸다.

  10. 플래시가 필름을 완전히 대체하고 있다(Flash has almost completely displaced chemical film, 여기서 필름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은데, 아마도 카메라 등에서 사용하는 필름을 플래시 메모리, 예를 들어 SD카드와 같은 것들이 대체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임). - 그런데 비싸다


EMC와 달리 마이크론은 제조업체의 이야기를 상당히 반영하고 있으며 그 범위도 넓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만드는 곳과 해당 플래시 칩을 만드는 곳의 시각차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군요.

이 행사에서 발표된 모든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돼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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