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 아이폰’들’을 발표했다. 아이폰으로서는 처음으로 2개 제품군으로 갈라져 출시된다. 놀랄 필요는 없다. 소문은 정확히 맞았다. '아이폰5S'와 '아이폰5C'다.

아이폰5C : 아이폰5+플라스틱 본체

아이폰5C는 '아이폰5'를 대체한다. 재질을 빼면 아이폰5와 같은 조건을 갖췄다. A6 프로세서, LTE 통신망,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 라이트닝 단자, 800만 화소 카메라 등이다. 다만 재질을 알루미늄 대신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으로 바꿨다. 주조가 아니니 유니바디라고 부르기는 애매하지만, 플라스틱 재질 전체는 한 덩어리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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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5C_hero

아이폰5C를 설계한 조너선 아이브는 키노트에서 “이음새나 조립하는 부분 없이 전체를 매끄럽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3GS'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금속이 아니니 아이폰5처럼 안테나부를 따로 뚫어 플라스틱으로 덮을 필요도 없다. 안테나 부분은 금속으로 만들어 케이스 안쪽에 성형된다.

색은 흰색 외에 녹색,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5가지로 출시된다. 검정색은 없다. 애플은 iOS7의 색깔과 맞추었다고 설명했다. 필립 실러는 “비소도 없고, 수은도 없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도 없다(android free)”는 농담을 덧붙여 분위기를 말랑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이폰5C의 용량은 16GB와 32GB 두 종류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99달러, 199달러다. 보급형이긴 하지만 공짜폰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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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5C-back

아이폰5S : A7 칩 넣고 홈 버튼에 지문인식 탑재

올해 아이폰 발표 행사에선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5C에 더 큰 관심이 쏠렸지만, 고급형 모델인 '아이폰5S'도 함께 출시됐다. 아이폰5S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아이폰5와 비슷한 얼굴을 했다. 하지만 금색, 은색, 그리고 스페이스 그레이(검은색)의 3가지로 나온다. 은색은 기존 아이폰5의 흰색을 대체하긴 하지만 느낌이 조금 다르다. 실제 제품을 봐야 알겠지만, 눈썰미가 있다면 아이폰5와 색으로 쉽게 구분될 것 같다.

화면 크기도 4인치 그대로다. 다만 하드웨어 성능이 매우 빨라졌다. 핵심은 올해도 발전을 이어가는 A7 칩이다. 애플은 정확한 작동 속도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늘 그렇듯 2배의 성능을 강조했다. 처음 아이폰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5번의 세대교체를 하면서 CPU는 40배, GPU는 56배 빨라졌다고 한다. 안드로이드4.3과 마찬가지로 오픈GL ES 3.0도 적용된다. 다만 오픈GL ES 3.0이 아이폰5S에서만 되는지, iOS7 기기에서 되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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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5S_hero

A7 칩은 64비트 연산 처리를 지원한다. iOS로서는 처음으로 64비트 컴퓨팅이 된다. 64비트여서 더 빨라지는 건 아니고 메모리 이용이 좀 더 수월해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 속도 개선은 아키텍처 자체가 개선됐다는 쪽으로 해석하면 된다. 문제는 기존 32비트와 어떻게 함께 가져갈 것이냐인데, 애플은 개발 도구인 X코드에 64비트 코드를 넣어 쉽게 변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심산이다..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 개발자는 “2시간 만에 64비트 앱으로 변환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5S에는 A7 외에도 M7이라는 보조 프로세서가 내장된다. 가속계, 자이로스코프, 나침반 등의 센서 정보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통합 관리해주는 칩이다. 동작 센서의 집합체라고 보면 된다. 애플은 이 칩이 이용자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현재 걷고 있는지, 차를 타고 있는지,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해 응용프로그램(앱)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새로운 ‘나이키플러스 무브’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iOS7에 이 M7 칩의 API가 제공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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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5S_cam

카메라는 센서가 아이폰5보다 15% 가량 더 커졌고 5매의 렌즈는 F2.2의 밝기로 사진을 찍는다. ‘트루톤‘이라는 새 플래시는 사진의 색 온도를 보정해준다. 흰색과 황색, 2개의 플래시를 터뜨려 색을 보정한다. 손떨림 방지 기능도 들어간다. 광학식은 아니고 캠코더처럼 디지털 픽셀 보정 방식으로 흔들림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 1초에 10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찍는 연사 기능도 갖췄다.

동영상은 풀HD로 찍지만, 해상도를 720p로 낮추면 1초에 120장의 이미지를 찍어 영상으로 만든다. 보통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는 1초당 30프레임을 촬영한다. 고급 디지털 카메라도 60프레임을 촬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이폰5S는 1초에 120프레임을 찍어 더 매끄러운 영상을 만들거나 슬로우 모션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

아이폰5S의 소문 중 가장 뜨거웠던 홈 버튼 지문인식 센서도 실제로 적용됐다. 이름은 ‘터치 아이디’다. 다만 방식이 조금 다르다. 기존 지문 인식 센서는 손가락을 위·아래로 밀어 스캐너가 읽어들이도록 했는데, 아이폰5S는 작은 카메라를 달아 문지르지 않아도 손가락이 닿는 순간 지문을 캡처해 이용자를 구분한다. 그래서 홈 버튼이 플라스틱 대신 카메라 렌즈에 쓰이는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바뀌었다. 작은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문지르지 않아도 되고 인식 속도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손가락을 입력할 수도 있다.

지문인식 기능은 잠금을 풀거나 아이튠즈 결제시 입력하는 암호를 대신한다. 하지만 기타 앱들이 접근할 수 있게 API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앱들이 개발될 수 있다. 터치 아이디의 지문 정보는 애플의 서버나 아이클라우드에 보관되지 않고 오로지 아이폰 내부 A7 칩에 암호화돼 저장된다.

아이폰5S는 아이폰5와 마찬가지로 16GB, 32GB, 64GB로 나뉘어 나온다. 값은 2년 약정 기준으로 각각 199달러, 299달러, 399달러로 기존 아이폰5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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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5C-color

아이폰5S와 5C는 9월20일부터 판매된다. 미국 외에도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폴, 영국이 1차 판매대상국에 포함됐다. 한국은 언급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아이폰5S가 LTE-A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12월이면 100개 국가 230개 통신사를 통해 출시된다는 점만 공개했을 뿐, 2차 출시 일정을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iOS7의 정식 버전은 9월18일부터 배포된다. 또한 애플은 그간 유료로 판매되던 아이워크, 아이라이프 앱들을 9월1일 이후 구매한 iOS7 기기에 한해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기엔 키노트·페이지·넘버스 같은 오피스 앱과 아이무비·아이포토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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