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와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 전자책 서점 5곳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샤인'이 8월에 나왔습니다. 여러 서점의 책을 한데 모아 읽을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종이책처럼 어두운 데선 읽을 수 없는 전자책의 단점을 보완한 것도 눈에 띕니다.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도 달았고요. 값은 14만9천원입니다.

크레마샤인을 만든 곳은 한국이퍼브입니다. 한국이퍼브는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등 교보문고를 뺀 주요 서점과 민음사, 중앙일보 등이 지분을 가진 회사입니다. 서점과 출판사, 언론사가 같이 만든 회사라고 할까요. 그 덕분에 크레마샤인으로 여러 서점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나 리디북스, 올레e북, 인터파크, T스토어 등 한국이퍼브 주주가 아닌 회사는 빼고요.

크레마샤인은 전작 '크레마터치'보다 기능이 더 낫습니다. 무게는 215g에서 185g으로 30g이 줄었습니다. 저장공간은 4GB에서 8GB로, 메모리도 256MB에서 512MB로 2배 커졌습니다. 화면도 더 또렷해졌습니다. 해상도가 800×600에서 1024×758로 개선됐죠.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2.3에서 4.0으로 최신으로 바뀌었고요. 한국이퍼브가 공개한 기기 사양을 보니 여러모로 좋아졌군요.


▲크레마샤인과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년 판), 교보문고 샘 비교표. (한국이퍼브는 2012년 판 킨들 페이퍼화이트보다 크레마샤인이 낫다고 강조한 바 있다)


블로터닷넷은 2012년 크레마터치가 출시됐을 때에 이어서 크레마샤인도 잠시 써보았습니다. 블로터TV는 이두행 씨와 촬영했고요. 이두행 씨는 킨들, 코보, 누크, 샘, 아이리버, 크레마터치 등 각종 전자책 단말기를 10여개 써봤습니다.



☞블로터TV 보러가기


이두행 씨와 크레마샤인을 주제로 블로터TV를 촬영하며 이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나온 전자책 단말기 중 주위 사람에게 선물로 줄 만한 게 있었는가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e잉크 전자책 단말기의 사양이 좋아지고 맵시 있게 변했지만, 2%를 채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급하게 만든 것처럼 소소한 오류가 보이고, 애써 산 전자책도 서둘러 만든 것마냥 편집된 모습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크레마터치, 교보문고 샘, 비스킷탭, 크레마샤인 등 새 전자책 단말기가 나올 때마다 제작사나 서점은 킨들이나 킨들파이어에 견주지만, 블로터TV에 출연한 이두행 씨는 킨들만 같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물론, 최신 e잉크 화면을 언제나 가장 먼저 독점하는 아마존의 제품을 따라잡긴 어렵겠지요. 이번에도 아마존은 e잉크사가 새로 개발한 '카르타'라는 e잉크 화면으로 새 킨들 페이퍼화이트를 2013년 9월 공개했습니다. 더 또렷하고 반응 속도도 빠른 e잉크 단말기를 만든 거죠. 바로 한 달 전 한국이퍼브는 크레마샤인이 2012년판 킨들 페이퍼화이트와 같은 화면을 썼고, 사양만 보면 더 낫다고 말했는데 말입니다.

킨들 페이퍼화이트 화면, 어떤 기술 썼나

아마존이 이달에 공개한 새 전자책 단말기 ‘킨들 페이퍼화이트’ 화면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아마존은 킨들 페이퍼화이트 판매 페이지에 ‘카르타 e종이 기술’로 만들었다고만 써놨는데요. 이게 바로 e잉크홀딩스 사가 만든 최신 e잉크 화면입니다. 카르타는 이전 화면보다 밝고, 여백과 글자를 더 뚜렷하게 나타냅니다. 이렇게 되면 종이에 인쇄한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주겠죠. 사진을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화면 반응은 이전보다 20% 빨라졌고요. e잉크홀딩스는 카르타를 만들고선 아마존에 독점 공급했습니다. 아마 한동안 아마존 외에는 카르타로 e잉크 전자책 단말기를 만드는 곳이 없겠네요. 어쩌나요. ‘크레마샤인’은 발표 당시 킨들 페이퍼화이트 못지 않다고 소개됐는데. [관련정보 : Eink Press Release]

[BB-0906]에서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샘,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샘, 크레마샤인
▲ 킨들과 크레마샤인, 샘
▲ 킨들과 크레마샤인, 샘
▲ 크레마샤인과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
▲ 크레마샤인과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교보문고 샘과 크레마샤인
▲ 교보문고 샘과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와 크레마샤인

▲크레마샤인과 교보문고 샘, 킨들 페이퍼화이트(2012년판)


전자책 단말기의 기능이 아마존의 킨들보다 다소 떨어질 순 있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전자책을 읽을 마음이 있는 독자가 막상 살 책이 없다고 느끼는 게 단말기 만들기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요. 이두행 씨는 크레마샤인을 본 지인이 '사볼까?'란 얘길 하자 '사지 않는 게 좋겠다'라고 대꾸했다고 합니다. 읽을 책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요.

크레마샤인을 파는 예스24와 알라딘의 종합 베스트셀러 100권과 소설・시・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100권 중 전자책으로 나온 책이 얼마나 있는지 따져봤습니다. 아래 표는 2013년 9월 3주 목록입니다. 목록에 동화책과 토익문제집,  NT노벨, 그래픽노블이 섞였지만, 베스트셀러 100권 중 전자책으로도 나온 게 절반을 넘지 않습니다.

서점과 출판사는 독자에게 볼 만한 책이 전자책으로 나왔는지부터 확인하게 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럼 선택의 폭이 너무 좁잖아요.


▲예스24와 알라딘의 종합 베스트셀러 100권과 문학 베스트셀러 100권, 시・소설・문학 베스트셀러 100권. 분홍색으로 음영처리한 책은 전자책으로도 출간됐다.(☞표 크게 보기)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