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알코올과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이자 ‘사회악’이다.”

“중독 유발하는 인터넷 게임은 4대 중독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게임은 제대로 된 문화 콘텐츠로 대우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계각층에서 날아드는 돌팔매질을 감내해야 했을 뿐이다. 근래에는 특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으리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게임을 '사회악'으로 규정했고,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게임을 포함한 '중독의 예방 관리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의 입법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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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 게임개발자연대 대표


“게임 개발자가 사회적으로, 직업인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대우를 받아도 되는 사람들 아닌가요.”

게임개발자연대가 10월29일 연대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 4월부터 논의가 시작된 연대가 6개월여 만에 정식 단체로 웃을 갈아입었다. 창립총회에는 게임업계 종사자 20여명이 참석해 발기인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초대 대표는 처음으로 게임개발자연대를 구상한 김종득 개발자가 맡았다. 게임개발자연대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가 승인되는대로 부산 등 지방에서 일하는 개발자의 서명도 받을 예정이다.

김종득 게임개발자연대 대표는 “게임 개발자 스스로 이익을 찾을 수 있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게임개발자연대는 앞으로 두 가지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게임 개발자가 업체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게임개발자연대는 매년 분기마다 게임 업계 종사자의 근무환경 실태를 조사하고, 상습적으로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업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근무환경 실태 조사 자료를 쌓아 두면 게임 업계 근로 조건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 산업군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빼는 노력도 전개한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이란 업체와 노동자가 합의하에 추가 노동 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하루 8시간 노동과 추가 2시간 야간 노동이 기본이지만,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묶인 IT 산업군은 추가 근무 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어 부당하다는 의견이다.

포괄 임금제도 게임개발자연대가 개선해야 할 과제로 삼았다. 포괄 임금제는 노동자의 연봉에 초과 노동 임금이 포함된 임금 제도다.

김종득 대표는 “포괄 임금제를 적용하면, 노동자가 야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연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라며 “노동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게임개발자연대의 두 번째 과제는 게임 산업이 ‘사회악’으로 취급받는 현실을 고치는 것이다.

현재 국외에는 게임을 포함한 '중독의 예방 관리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게임을 각종 중독 물질과 엮어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해 일명 ‘신의진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종득 대표는 “지금 당장은 ‘신의진법'을 저지하는 것에 집중한 상태”라며 “게임을 근거없이 부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반론과 해명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가 게임에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 교육 자료도 배포할 예정이다. 특히 성남시와 연계해 초등학생이 올바르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게임개발자연대는 게임 개발자 스스로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공동체로서 연대의식을 갖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게임 개발자가 더 나은 근로조건을 갖게 되면, 앞으로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이 더 매력적인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게임개발자연대는 게임 개발이나 유통 등 게임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게임개발자연대 취지에 찬동한다면, 개인이나 단체 관계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총회 의결권과 피선출권을 가진 정회원이 되려면, 한 달에 회비 1만원을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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