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스티커 광고로 자주 볼 수 있는 흥신소는 돈을 받고 남의 뒤를 밟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네가 못 하는 일, 내가 대신 해 주겠다’는 뜻이죠. ‘블로터 흥신소’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고, 궁금한 점을 대신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전자기기를 쓰다 생긴 궁금증, 잠자리에 들었는데 불현듯 떠올랐던 질문, 몰라도 되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 누구한테 물어봐야 좋을지 답이 안 나오는 의문까지. 아낌없이 물어봐 주세요. e메일(sideway@bloter.net)이나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Bloter.net), 트위터(@bloter_news) 등 어떤 방법이든 좋습니다. ‘블로터 흥신소’는 언제나 영업 중입니다.

스팸 문자 확실히 막는 방법은 없나요?” – 이유선(경기도 용인)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마트폰이 울립니다. 뒤집어 화면을 확인해보니 저장되지 않은 번호네요. 설마 싶었으나 역시나. “싸장님, 이번 주 100만원 결제하시면 이벤트 팍팍”이라는 문자가 보입니다. 전 ‘싸장님’도 아니고, 100만원도 없거든요?

문자 울려 괜히 설레게 해놓고 배신감 주는 스팸 문자는 보통 성인용 도박이나 게임장을 홍보하는 문구가 많습니다. ‘씨알리×’니 뭐니 하는 성인용 불법 의약품 광도도 심심찮게 들어옵니다. 그래도 뭐라도 팔겠다는 메시지는 그나마 양반 축에 속합니다. 링크를 누르기만 해도 수십만원씩 결제가 되는 “우리 결혼합니다” 따위의 거짓 문자는 정말이지….

최근에는 문자메시지 대신 사진이나 캡처 화면, 글자를 써넣은 이미지 파일 등을 보내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스팸 차단 방법을 피해 스팸을 보내는 방법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스팸 문자 막는 방법, 절박한 질문입니다. 스팸 문자, 저도 참 짜증나는데요. '블로터 흥신소'에서 한 번 차단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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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m_thumb_500

● 개인정보 철저히 관리하기

개인정보 이용동의 ‘v’ 체크 꼼꼼히 살피기

통신업체나 인터넷 서비스, 금융업체 등에 가입할 때 개인정보를 적어 넣습니다.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전화번호와 집전화 등 ‘나’를 알리는 거의 모든 정보가 망라돼 있죠. 스팸 문자를 보내는 이들의 좋은 먹잇감이 됩니다. 헌데, 사용자가 귀찮아서 소중한 개인정보를 남에게 넘기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필수가 아닌 항목에 ‘v’ 체크를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개인정보 활용동의 항목에 ‘v’ 체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원치 않는 문자나 전화를 막는 가장 첫 번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모 이동통신업체 웹사이트의 가입 화면을 확인해 봅시다. 첫 번째 ‘이용약관 동의하기’와 두 번째 ‘개인정보 활용 동의하기’는 선택하지 않으면 가입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필수 항목입니다.

하지만 세 번째 ‘제휴서비스 홍보 및 가입권유를 위한 상품안내 동의’ 항목은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 이동통신업체와 제휴한 다른 업체에서 광고 문자나 전화를 보내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이 가입 페이지는 그래도 ‘홍보’나 ‘제휴서비스’ 등 문구를 넣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네요. 친절도가 좀 떨어지는 곳은 '기타 개인정보 동의’ 등 모호한 문구로 선택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으니 특히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동의’하라는 문구만 보면, 무조건 전부 ‘v’ 체크 하는 관성과 습관이 스팸을 부릅니다. 오프라인에서 은행이나 다른 서비스에 가입할 때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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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m_1_500


동의하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는 개인정보 활용 동의 항목은 꼼꼼히 확인합시다.


● 스마트폰에서 직접 차단하기

1.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간편한 방법으로 스팸 문자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아이폰의 차단 방법과 똑같습니다. 더 다양한 방법을 지원하니 편리하게 쓸 수 있습니다.

먼저 스팸 문자 발신자를 차단 목록에 등록하는 방법입니다. 스팸 문자를 열고 전화번호를 길게 눌러 ‘스팸 차단’ 메뉴를 누르면 됩니다.

막고 싶은 문자열을 등록해 차단하는 방법도 지원합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는 문자의 문장을 미리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자열을 등록하는 방법은 ‘메시지’ 앱을 열고, 스마트폰의 ‘설정’ 단추를 눌러 ‘스팸 설정→스팸 문구’를 선택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싸장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앞으로 ‘싸장님’ 단어가 포함된 문자는 받지 않게 됩니다.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앞으로 ‘고객님은 3000만원까지 대출받으실 수 있습니다’ 하는 식의 문자를 피할 수 있습니다. ‘대출’도 좋은 스팸 문구 중 하나입니다. 이밖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번호 없는 문자를 막는 기능과 스팸 문자를 신고하는 기능도 자체적으로 지원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스팸 문자를 보내는 이들이 수시로 다양한 문구를 쓰기 때문이죠. 아는 사람이나 스팸 문자가 아닌 문자에 ‘대출’, ‘고객’ 등 문구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죠. 스팸 문구 등록은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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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droid_spam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기본적인 스팸 차단 기능을 지원합니다.


2. 아이폰

애플 ‘아이폰’은 지난 9월 배포된 새 버전 iOS7부터 기기 자체에서 발신자를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해당 번호로 보내는 문자나 전화는 모두 걸러주는 강력한 기능이니 스팸 차단하는 데 유용하죠. 차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메시지 응용프로그램(앱)을 실행해 스팸 문자를 하나 열어주세요. 오른쪽 위에 보면, ‘연락처’라는 메뉴가 보입니다. 연락처를 누르면 ‘i’ 아이콘을 누르고, 다음 화면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이 발신자 차단’을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전화를 차단하는 방법도 이와 같습니다. ‘전화’ 앱에서 '최근 통화’ 항목을 찾아 ‘i’ 단추를 누르면 ‘이 발신자 차단’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차단한 전화번호는 모두 ‘설정’ 메뉴 속에서 모아 볼 수 있습니다. 차단을 해제하는 방법은 ‘설정→메시지→차단목록’을 찾아 들어가면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차단 기능은 일일이 수동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게다가 스팸 문자나 전화를 거는 이들은 수시로 전화번호를 바꾸죠. 보내는 이가 다른 번호로 보내면 여지없이 문자가 도착한다는 점에서 취약하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달리 스팸 문자열을 등록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좀 더 다양한 스팸 차단 방법을 적용하려면, 별도의 앱을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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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_spam

아이폰에서 스팸 번호 등록하는 법


● 스팸 차단 전용 앱 활용하기

1. 올레스팸차단(무료) - 안드로이드, 아이폰

KT가 제공하는 올레스팸차단 앱도 쓸만합니다. 번호를 등록하는 방법과 문자열을 등록하는 방법 등 다양한 스팸 차단 기능을 지원합니다.

‘차단번호관리’ 메뉴를 보면, 공통 차단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080’, ‘060’ 번호가 많습니다. 광고 전화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번호죠. '톱 랭킹’ 메뉴에 들어가면 이밖에 다른 사용자가 어떤 번호를 얼마나 많이 차단했는지 볼 수 있습니다. 랭킹에 포함된 번호를 한꺼번에 차단하면 편리합니다.

‘스마트차단’ 기능이 특히 눈에 띕니다. 스마트차단이란 스팸문자의 변종 문자열까지 관리해 줍니다.

예를 들어 ‘대출’이라는 문자열을 스팸으로 등록했는데, 이후 ‘대.출’, 혹은 ‘대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묘히 스팸 필터를 빠져나가도록 하는 문자열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죠. 이렇게 날로 표정을 바꾸는 낚시꾼을 걸러주는 기능이죠.

스마트차단 기능은 강도를 낮음·보통·높음 3단계로 설정할 수 있으니 입맛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단, 차단 강도가 높으면 은행이 발송하는 정상적인 문자도 걸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올레스펨차단 앱은 기기에서 직접 문자열 차단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 사용자가 쓰기 좋은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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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leh_spam

△ '올레 스팸차단' 앱


2. T스팸 필터링(무료) - 아이폰(SK텔레콤 가입자만 이용)

‘T스팸 필터링’은 SK텔레콤에서 지원하는 앱입니다. 기기 자체에서는 별도의 스팸 차단 문구 추가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 사용자가 쓰기 좋습니다.

T스팸 필터링 앱은 번호별로 스팸 번호를 관리할 수 있고, 차단하고 싶은 문구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060’과 같은 국번 번호도 스팸으로 걸러줍니다. ‘허용번호’ 메뉴에서는 문자열로 차단 등록을 한 스팸 문자 중 은행 등 꼭 받아봐야 하는 문자를 정상적으로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대출’이라는 문구를 스팸으로 등록했는데, ‘대출이 연체됐다’라는 은행이 보낸 정상적인 문자는 받아봐야겠죠. 이 같은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죠. 주소록 동기화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락처에 등록된 번호로 오는 문자는 스팸 문자열 필터링에 걸리지 않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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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pam_500

'T스팸 필터링' 앱


3. 후후 스팸차단(무료) - 안드로이드

‘후후 스팸차단’은 가장 다양한 스팸 차단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앱입니다. 국내 2200만여개 이상의 전화번호와 50만개 이상의 악성 전화, 수백만개 스팸 신고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깔고 있다고 합니다. 한 번 내려받아 봅시다.

모르는 번호를 식별해주는 기능은 후후 스팸차단 앱의 핵심 기능입니다. 전화가 왔을 때 스마트폰 화면에 누구의 전화인지 알려주는 기능이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스팸 전화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데, 이때 쓰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이 번호는 스팸 신고가 X번 된 번호라는 것을 알려주는 덕분이죠. 스팸 신고가 많이 접수된 번호인 것을 알면, 전화를 더 쉽게 골라 받을 수 있겠죠. 보이스피싱이나 악성 전화 광고 번호도 알려준다고 하니 스팸 전화가 피곤한 사용자가 쓰기 좋습니다.

가짜번호를 추적하는 기능도 쓸만합니다. 발신번호를 조작해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나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가면 뒤에 숨은 진짜 번호를 찾아준다는 뜻이죠. 이밖에 후후 스팸차단 앱을 쓰는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전화 수신 화면에 메시지를 띄워주는 등 소소한 기능도 지원합니다. 직장이나 학교, 친구 등 그룹별로 전화 수신 화면 메시지를 다르게 띄울 수 있습니다.

스팸 신고 기능은 후후 스팸차단 앱을 쓰는 모든 사람을 돕는 기능입니다. 스팸 신고는 ‘차단관리’ 메뉴에서 하면 됩니다. 절차가 약간 귀찮지만, 내가 신고해 남이 받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스팸을 받는 족족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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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who_1_500

'후후 스팸차단' 앱


● 통신업체도 스팸과 전쟁 중

스마트폰에서 직접 스팸 번호를 관리하는 방법이나 기타 앱을 활용하는 방법은 모두 사용자가 직접 쓰는 기능입니다. 통신업체도 스팸 문자와 전쟁 중입니다. 통신업체는 어떻게 스팸 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을까요. SK텔레콤과 KT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SK텔레콤은 우리말의 형태소 분석을 활용한 스팸 차단 기능을 지원합니다. ‘대출’이라는 문자가 ‘ㄷㅐㅊㅜㄹ’로 오는 것도 막아준다는 뜻입니다. 이 서비스는 부가서비스입니다. SK텔레콤에 전화를 걸어 ‘스팸필터링’ 부가서비스를 신청하면 됩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스마트폰에 가입할 때 대부분 자동으로 가입하는 사용자가 많다고 합니다.

또, ‘T백신’이라는 앱도 만들었습니다. T백신은 청첩장을 가장해 악성 인터넷 페이지 주소를 누르도록 유도하는 문자를 걸러주는 기능이 포함돼 있습니다. 불법 소액결제를 발생시키는 스미싱(Smishing) 스팸 문자를 거를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탐지 기능까지 더했다니 혹여 스미싱 사기를 당할까 봐 전전긍긍인 사용자는 써보셔도 좋습니다. T백신은 SK텔레콤의 앱 장터 ‘T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만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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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_gard

'T백신' 앱


KT도 SK텔레콤처럼 스마트폰 개통할 때 자동으로 '스팸 차단 서비스'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도록 합니다. 2011년 9월부터 새 가입자를 대상으로 정책을 시행했다고 하는군요. 지난 2011년 1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마련한 '스팸 방지 종합대책'의 일환인 것이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업체가 사용자에 스팸 방지 기능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준과 기술,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쪽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입니다. 물론, 의무 부가서비스인 만큼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부가서비스의 장점은 사용자가 스팸을 거르기 위해 기기의 설정이나 앱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KT가 마련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덕분입니다. KT는 '대출'이나 '도박', '성인' 등 일반적으로 스팸 문자에 많이 등장하는 문자열에 스팸지수를 측정해 스팸 문자가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는 기술을 쓰고 있습니다. 다만, SK텔레콤과 KT 모두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적용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방어하는 쪽이고, 스팸 문자를 보내는 쪽은 공격하는 쪽"이라며 "방어 계획이 세워지면, 새로운 공격방법이 나와 끊임없이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이동통신업체 모두 구체적인 스팸 방지 기술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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