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만드는 레퍼런스 태블릿 PC ‘넥서스7’은 현재 2세대 제품까지 나왔다. 과연 세 번째 제품은 어떤 사양을 갖출까. 부품업체 관계자로부터 3세대 넥서스7에 관한 소식을 입수했다. 제조는 대만 에이수스가 맡는다. 그동안 출시된 넥서스7 시리즈와 같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는 인텔이 만든 것으로 바뀐다. 출시 시기는 2014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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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l_nexus_7_500

인텔 Z3000, ‘넥서스7' 속으로

3세대 넥서스7에 탑재될 프로세서는 인텔이 최근 발표한 ‘Z3000(코드명 베이트레일)’ 시리즈다. 국내에서도 인텔코리아가 정식으로 소개한 제품이다. Z3000 시리즈는 인텔 아톰에 기반을 둔 프로세서로 기존 클로버트레일 시리즈와 비교해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이다. 특히 그래픽처리 성능이 최대 3배 정도 좋아졌다는 게 인텔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여름 출시된 1세대 넥서스7에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 ‘테그라3’이 탑재된 바 있다. 2013년 나온 두 번째 넥서스7은 퀄컴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품고 나왔다. 구글 레퍼런스 태블릿 PC에 인텔 칩이 들어가는 것은 3세대 넥서스7이 처음이다. 인텔 Z3000 프로세서를 탑재한 3세대 넥서스7은 기존 넥서스7 시리즈와 비교해 뛰어난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독특한 점은 3세대 넥서스7은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와 인텔 Z3000 프로세서를 탑재한 두 가지 제품으로 나뉘어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인텔은 최근 구글, 대만 에이수스와 프로세서 공급 계약을 끝내고 어떤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지 에이수스와 협의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에이수스가 Z3000을 탑재한 제품을 전체 물량 중 6~80%로 생산하는 것이 인텔의 목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서스7'은 인텔이 잡은 동아줄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넥서스7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텔 처지에서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 맺힌 한을 푸는 셈이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시장에서는 ARM 프로세서의 대안으로 인텔 칩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인텔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불을 댕긴 모바일 기기 시장에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지난 2009년 인텔은 ‘무어스타운’이라는 코드명의 모바일 프로세서를 만들어 공개했다. 2012년엔 ‘Z2000’ 모바일 프로세서를 소개했지만, 정작 이 프로세서를 쓰는 제조업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중국의 레노버나 ZTE 등 비교적 값싼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체가 인텔의 손을 잡았을 뿐이다.

Z3000의 효율과 성능이 3세대 넥서스7로 인정받게 되면, 인텔은 지금보다 더 쉽게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 제조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3세대 넥서스7이 좋은 사례가 될 전망이다. 구글의 레퍼런스 태블릿 PC에 Z3000이 들어간다는 소식에 큰 의미를 두는 까닭이다.

차세대 넥서스7이 Z3000을 선택한 배경이 뭘까. 가격과 경험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

우선 인텔 아톰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는 ARM 기반 프로세서를 16~17달러 선에서 구입해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톰 기반 프로세서는 30달러 선이었다. 인텔이 안드로이드 시장에 진입하고 싶어한들 제조업체 처지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인텔 칩을 쓸 까닭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인텔은 Z3000 1개당 20달러 초반 가격으로 에이수스에 공급할 계획이다.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와 가격 차이를 줄인 셈이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안드로이드 모바일기기의 경험이 점차 x86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도 3세대 넥서스7에 인텔 프로세서가 들어간 까닭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점차 태블릿 PC의 역할이 PC 영역으로 확장되고, 성능도 올라가는 추세를 따라 인텔 프로세서가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출시할 예정인 12.2인치짜리 태블릿 PC가 대표적이다.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기기라고 인식돼 온 태블릿 PC가 교육환경과 기업 등 생산적인 측면에서도 쓰일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기기라면,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x86 계열의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3세대 넥서스7의 출시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2014년 4~5월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세 번째 넥서스7의 출시 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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