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1drive'를 시범 운영한 지 3개월 만에 이름을 바꾼다. 한컴은 1drive의 새 이름 공모전을 2월24일 시작했다. 이미 1drive라는 웹사이트와 아이폰 앱, 안드로이드 앱을 운영 중인데도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한컴의 1drive는 '원드라이브'로 읽는다. 가만, MS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스카이드라이브'를 'onedrive'로 2월19일 바꾸지 않았던가. onedrive도 '원드라이브'다. 이름이 겹친다. 같은 이름으로 서로 다른 두 회사가 서비스를 운영하는 셈이었다.

한컴의 원드라이브는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씽크프리와 T클라우드, 들롭박스, 에버노트, MS의 원드라이브에 저장한 파일을 사용자가 한데 모아서 관리하게 돕는다. MS의 원드라이브는 MS오피스, 웹오피스인 '오피스 온라인'과 연결해 쓰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다. 이렇듯 두 원드라이브는 서비스 분야까지 비슷하다.

한컴 홍보팀은 "한컴 원드라이브는 아직 정식 출시 전"이라면서 "결론적으로 우리가 바꾸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새 이름 공모전에 대해선 "시범 서비스 중에 관심을 한 번 모으고 정식 출시할 때 재부각하려는 취지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한컴이 내린 결정이 반갑겠다. MS의 원드라이브는 이미 이름을 바꾼 일이 있지 않은가. MS 원드라이브의 전신인 스카이드라이브는 영국에서 이름 때문에 소송에 휘말렸다. 그곳에서도 같은 이름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었다.

영국의 BSkyB라는 회사는 스카이란 상표권이 자기에게 있으며, MS 스카이드라이브가 자기의 서비스와 헷갈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법원은 BSkyB의 손을 들어줬다. MS에 스카이드라이브라는 이름을 쓰려면 BSkyB에 사용료를 내라고 한 것이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 대륙에 효력을 미치는 판결이었다. 결국 MS는 스카이드라이브를 원드라이브로 이름을 바꾼다고 올 1월27일 발표했고, 2월19일 서비스를 개편했다.

한국MS 홍보팀은 (이름을 원드라이브로 바꾸면서) "세계에서 브랜드 이름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확보하려 노력했다"라면서 "한국에 상표권을 출원했는데 한컴보다 우리가 먼저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상표권을 등록할 때 먼저 출원한 쪽에 우선권이 있는 만큼, 한컴이 서비스 이름을 바꾸는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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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comm_ms_onedrive_1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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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comm_1drive_rebra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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