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원노트' 출시 10년 만에 승부수를 띄운다. 처음으로 윈도우가 깔리지 않은 데스크톱용 응용프로그램을 만들고, API를 공개하고,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했다.

MS는 3월17일을 시작으로 하여 새로운 원노트를 선보인다. 이날 3가지 변화를 동시에 줬다.

원노트는 2003년 출시된 클라우드 메모장이다. MS오피스 2003에 낀 제품으로 출시돼 그동안 MS오피스 사용자에게만 제공됐다. '윈도우8'과 윈도우폰, 아이폰, 웹용 응용프로그램을 무료로 내놓으면서 MS오피스를 쓰지 않는 사람도 쓸 수 있게 됐지만, MS의 끼워팔기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원노트는 MS오피스 워드에서 기본 기능만 뺀 응용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사용자에게 7GB를 무료로 주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원드라이브와 연동해 작동한다. 다른 사용자와 노트 내용을 공유하거나 함께 편집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원노트의 편집 기능은 워드와 비교하면 간단한 편이고, 에버노트와 비교하면 아기자기한 기능이 많은 편이다. 링크를 넣을 때 지구 모양의 단추를 넣어 표시하거나, 중요 표시하기, 연락처를 쓸 때는 집 모양 단추를 앞에 넣거나 할 수 있다. 이미지와 표 넣기 기능도 있다. 에버노트와 견줘도 손색 없다. 하지만 MS오피스 제품에 낀 탓에 단독 서비스로 주목받지 못했다. 에버노트가 간단한 기능만으로 클라우드 노트 서비스의 대명사가 된 것과 사뭇 다르다.

원노트의 3가지 변화 중 첫 번째 변화부터 살펴보자.

MS는 원노트 서비스 10년 만에 처음 맥용 앱을 만들었다. 맥용 원노트를 애플 맥앱스토어에서 3월17일부터 무료로 제공한다. 한글 입력이 때때로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지만, 맥용 원노트는 가볍고 깔끔하다. 무료이고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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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note_mac

MS는 이제 원노트를 어디에서든지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점을 두 번째 변화로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윈도우8 PC와 태블릿, 윈도우폰,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웹, 맥OS에서 공짜로 쓸 수 있다. MS오피스에 낀 제품으로 있던 원노트가 어느 틈에 윈도우-iOS-맥-안드로이드-웹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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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mage_new

무엇보다 세 번째 변화가 원노트의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MS는 원노트 클라우드 API를 3월17일 공개했다. 개발자 블로그를 같이 열고 한발 앞서 API를 쓴 제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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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note_cloud_api

MS 내부에서 클라우드 API를 활용해 만든 서비스는 3가지다. 웹페이지 내용을 원노트로 스크랩하는 '원노트 클리퍼'와 윈도우폰에서 사진을 찍으면 원노트에 바로 저장하는 '오피스 렌즈'가 있다. MS계정 e메일에서 me@onenote.com으로 e메일을 보내면 e메일 내용을 원노트에 저장하는 기능도 있다. 원노트 클리퍼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맥)에 깔아 쓸 수 있다. 오피스 렌즈는 사진 속 비뚤어진 노트나 그림을 자동으로 바로 잡고, 어둡게 찍히면 밝게 조정한다. 글자도 인식해 원노트에서 그림 속 글자를 검색, 수정, 복사할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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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fficelens

▲오피스 렌즈


그밖에 다양한 서비스가 원노트 클라우드 API를 활용했다. 흥미롭게도 에버노트 API를 활용한 서비스와 모습이 비슷하다. 예컨대 ▲원노트와 연결해 쓰는 브라더, 독시고, 엡손, 니트의 스캐너 ▲수첩을 스캔해 클라우드에 저장해주는 서비스 모드 노트북스 ▲기사와 블로그를 구독해 읽다가 원노트에 저장해 주는 피들리, 뉴스360, 위브 등이 있다. 공개된 API를 이용해 사용자가 입맛대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IFTTT도 원노트 클라우드 API를 쓴다.

에버노트보다 먼저 나왔지만 늦게 독립한 원노트가 앞으로 시장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할 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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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note_mac_screen

▲맥용 원노트로 작성한 메모. 웹으로 볼 수 있다. 클릭해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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