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9월9일 '아이폰6'와 애플의 모바일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그리고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진 스마트와치 '애플워치'를 발표했다. 아이폰6은 화면 크기가 두 가지로 준비됐고, 애플 페이는 미국의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먼저 시작한다. 애플워치는 오는 2015년 초 정식 출시를 앞둔 제품으로 이날 애플 발표의 핵심이었다. 차례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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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키운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 등장

아이폰이 드디어 화면 크기를 키웠다. 크기와 배터리 사용 시간, 성능 모든 면에서 이전 제품보다 나아졌다. 우선 아이폰6은 4.7인치다. 아이폰6 플러스는 5.5인치 화면이 적용됐다. 해상도는 각각 1334×750, 1920×1080이다. 아이폰6은 기존 아이폰5S와 비교해 픽셀 개수가 38% 늘어났고, 아이폰6 플러스는 185% 더 많은 픽셀이 구현됐다. 큰 화면에서도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두께도 아이폰5S보다 얇아졌다. 아이폰6은 6.9mm, 아이폰6 플러스는 7.1mm다.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으로 옆면을 각지게 디자인한 이전 제품과 달리 새 아이폰은 둥그스름하게 설계됐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화면이 커진 만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앱) 아이콘 개수도 늘어났다. 세로로 들면, 앱 아이콘을 총 7줄로 늘어놓을 수 있다.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는 홈 화면도 가로 모드로 쓸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전 제품은 동영상 등을 제외하면 가로 모드로 쓸 필요가 없었다는 점과 비교된다. 큰 화면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기 위한 기능으로 풀이된다.

'리처빌리티'라는 새로운 제스처 기능도 흥미롭다. 홈 단추를 두 번 빠르게 누르면, 화면을 아래로 축소하는 기능이다. 리처빌리티가 실행된 상태에서는 한 손으로도 앱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아이폰이 작은 크기를 유지해 온 까닭에 사람이 한 손으로 쓰기 편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변명을 붙였던 종전의 철학을 의식한 기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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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전체 크기가 커졌으니, 자연스럽게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어났다. 아이폰6은 아이폰5S와 비교해 1~2시간 정도 더 오래 쓸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이폰6 플러스다. 아이폰6 플러스는 아이폰5S보다 최대 80시간 동안 연속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기존 아이폰5S가 40시간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2배 가까이 사용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아이폰6 플러스의 동영상 연속 재생 시간은 11시간, 3G 통화는 14시간, 대기 상태일 때는 최대 10일 동안 충전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아이폰6 플러스를 움직이도록 하는 모바일 프로세서도 'A8' 칩으로 바뀌었다. 20nm 공정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기존 'A7' 칩보다 크기를 13% 줄였지만, 성능은 50% 이상 올라갔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전력 소비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중앙처리장치(CPU)의 처리 속도는 20%, 그래픽 처리 성능은 50% 향상됐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첫 번째 아이폰과 비교해 84배나 뛰어난 처리 성능을 뽐낸다고 하니 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아이폰5S부터 추가된 동작인식 전용 칩도 'M8'로 바뀌었다.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뿐만 아니라 지형의 고도까지 기록할 수 있는 프로세서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수많은 트래킹 앱이 지형의 고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판올림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 기술도 나아졌다. 특히 아이폰6 플러스는 손 떨림 보정 기능을 지원한다. 아이폰6 플러스를 잡고 사진을 찍는 사용자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자이로스코프 센서로 감지해 흔들리는 방향과 반대로 카메라를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결과적으로 광량이 다소 부족한 환경에서도 사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동영상 촬영 기능은 1080p 풀HD 해상도로 최대 60프레임(1초에 60장)으로 찍을 수 있다.

LTE와 VoLTE, 802.11ac를 지원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최대 3배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덤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으로 국내 이동통신업체 LG유플러스로 출시될 예정이다. 색깔은 검정색과 은색, 금색 중 고르면 된다.

가격은 아이폰6 플러스를 2년 약정으로 구입하는 것을 기준으로 16GB 제품이 299달러, 64GB가 399달러, 128GB 모델이 499달러다. 아이폰6은 16GB 제품부터 차례대로 199, 299, 399달러다. 미국에서는 9월19일부터 구입할 수 있다. 애플은 올해 안으로 115개 나라에 순서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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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방식을 뒤바꿀 것"…'애플페이'

아이폰6 시리즈 소개를 마친 애플은 곧바로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설명했다. 애플 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지불 기능이다.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에서만 쓸 수 있다. 두 제품의 위쪽에 NFC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는 아이폰6 시리즈에 미리 신용카드를 등록해두고, 오프라인 상점에 마련된 애플페이 단말기에 제품을 갖져가 대기만 하면 된다.

팀 쿡 애플 CEO는 "지금까지 수많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실패한 까닭은 사용자의 경험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애플은 이 부분에 집중했고, 이것이 애플이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용자의 신분은 아이폰6 시리즈 홈 단추에 달린 지문인식 기술로 한다. 사용자는 가방을 열고, 지갑을 꺼내 점원에게 신용카드를 건네주고, 서명하는 모든 복잡한 과정을 그저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팀 쿡 CEO가 말한 사용자의 경험이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날 발표에서 애플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보안이다. 신용카드 번호나 사용자 정보는 아이폰6 안에 저장되지 않는다. 아이폰과 사용자의 신용카드를 매칭하고, 이를 인증해 결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애플페이로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용카드 정보를 점원에게 넘겨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애플 페이는 올해 10월부터 미국에서 먼저 볼 수 있다. 디즈니랜드와 애플 스토어, 홀푸드, 월그린, 맥도널드 등이 먼저 애플 페이 단말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는 오픈테이블과 우버 등이 애플 페이의 첫 번째 협력자다. 신용카드 업체 중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비자, 마스터카드가 애플과 우선 손잡았다. 애플 페이는 미국을 시작으로 차츰 다른 나라로 확대될 예정이다.

▲  '애플워치'를 소개하는 케빈 린치 애플 부사장
▲ '애플워치'를 소개하는 케빈 린치 애플 부사장

애플판 스마트워치 드디어 공개…'애플 와치'

발표가 거의 끝났다고 느낀 시점에서 팀 쿡 CEO가 '원모어띵(One more thing)'을 외쳤다. '하나 더'는 꼭꼭 숨겨둔 비밀무기를 깜짝 공개할 때 애플이 늘 쓰던 말이다. 팀 쿡 CEO가 이날 행사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한 제품은 다름 아닌 스마트워치였다. 이름은 '애플워치'다. 애플워치는 모서리가 둥글게 디자인된 사각형 스마트시계다. 다른 업체가 출시한 스마트워치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주로 건강관리와 관련 있는 기능이 많이 들어갔다.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 얼마나 많은 열량을 소비했는지를 측정해 그래프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운동 기록은 아이폰에 연동해 큰 화면으로도 볼 수 있고, 심장박동 측정은 제품 뒷면에 달린 렌즈가 담당한다.

독특한 점은 애플워치 오른쪽 모서리에 달린 용두(크라운)다. 용두는 기존 아날로그 시계에서 바늘을 돌릴 때 쓰는 부품이다. 애플워치는 용두 디자인을 차용해 디지털로 바꿨다. 애플은 이를 '디지털 크라운'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크라운을 뒤로 돌리면, 화면을 축소(줌아웃)할 수 있다. 반대로 앞으로 돌리면 화면이 확대(줌인)된다. 디지털 용두를 누르면, 홈 와면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용두 하나로 시계를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워치에 용두를 추가해 기존 아날로그 시계의 구조적인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기능적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이밖에 애플워치는 터치로도 조작할 수 있고, 감압식 터치로도 쓸 수 있다. 화면은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겉면은 사파이어 글라스가 탑재됐다. 충전 방식도 독특한데, 자석 단자를 제품에 붙이는 방식으로 충전한다.

애플은 '애플워치'와 '애플워치 스포츠', '애플워치 에디션' 총 3가지로 제품을 나눴다. 스포츠는 더 튼튼하게 제작된 제품이고, 에디션은 금색 제품이다. 입맛에 따라 고르면 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가죽, 우레탄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6가지 모양의 시계줄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워치는 미국에서 34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 일정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2015년 초에는 미국을 시작으로 실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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