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윈도우폰’ 브랜드에서 ‘폰’을 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마이고(My Go)라는 회사가 내놓는 새 윈도우 폰 ‘고폰(GoFone)의 이미지가 공개됐는데 그 뒷면에는 그 동안 'Window Phone'이라고 쓰여 있던 로고 대신 ‘Windows’만 박혀 있다. 로고만으로 보면 '윈도우8.1 프로'가 깔린 서피스와 다를 바 없다.

MS_windowsphone_logo
▲ MS_windowsphone_logo

이 로고는 단순히 제조사가 지워서 판매할 수 있는 게 아니라 MS가 직접 제조상에 주고, 제조사는 그대로 받아서 제품에 프린트해야 하는 것이기에 이는 곧 MS의 로고 정책 변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윈도우폰의 브랜드 변경은 얼마 전부터 예고돼 왔던 일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공개된 HTC의 새 윈도우폰의 이름도 ‘HTC 원 (M8) 포 윈도우’였다. 안드로이드로 나왔던 ‘원 M8’의 윈도우폰 버전인데 이전같으면 ‘포 윈도우’가 아니라 ‘윈도우폰’이라고 붙었을 것이다. MS는 스마트폰에서 ‘폰’을 떼어내고 있는 것이다.

로고 변경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 MS는 지난해부터 공공연히 윈도우 브랜드의 통합을 언급해 왔다. 폰과 태블릿, PC별로 각각 윈도우폰, 윈도우RT, 윈도우 등 3가지 운영체제를 썼는데 꽤 혼란스러웠다. 그 과정에서 윈도우RT는 잠시 모습을 감췄다.

윈도우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처음 언급됐던 것이 바로 윈도우폰과 윈도우RT가 합쳐지는 것이었는데 이번 로고 변경도 그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MS의 테리 마이어슨 수석부사장은 브랜드 통합을 언급하면서 윈도우, 윈도우폰, X박스를 통합할 계획을 세웠는데 그 가운데에 ARM 프로세서를 쓰는 운영체제, 즉 윈도우RT와 윈도우폰의 통합을 암시하기도 했다.

htc_one_m8_win
▲ htc_one_m8_win

MS가 윈도우8을 출시할 때 강조했던 부분이 하나의 앱으로 윈도우폰8부터 윈도우8까지 연결된다는 점이었는데 실제 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아직 MS는 윈도우의 메트로 스타일 UI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윈도우폰을 단순히 스마트폰용 OS로만 남겨두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 윈도우RT를 대체할 ARM 기반 태블릿에 스마트폰용 운영체제를 올리는 것도 이제 불가능하진 않다.

MS가 또 하나 떼어내려는 것은 ‘노키아’다. MS는 최근 노키아의 핸드셋 사업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브랜드를 수정하고 있다. ‘노키아 루미아’로 쓰던 제품의 브랜드를 ‘루미아’로 바꾸는 것이다. MS는 당분간 노키아 브랜드를 쓸 수 있고 최근에 나오고 있는 제품에도 노키아의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곧 이를 지워 ‘루미아’ 자체를 ‘서피스’처럼 MS의 브랜드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MS는 최근 심천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제조사, ODM, 디자인 하우스 등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윈도우 운영체제와 오피스 라이선스를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윈도우폰 운영체제 역시 무료로 배포해 제조사들이 더 싼 값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곧 저가 윈도우폰도 나올 전망이다. 앞에 설명한 고폰 역시 비슷한 과정에서 나온 제품이다. 아이폰 출시 이후 오랫동안 주춤했던 윈도우폰에 대한 전략은 아직 느리지만 차근차근 진행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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