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감청 논란, 6대 쟁점

발행일 2014-10-16 10:07:38
초기에는 대응 자체가 논란이 됐지만 이제는 대응보다도 실제로 어덯게 정보가 제공되고, 누구나 필요에 의해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고 있습니다. 지적되는 부분도 많고 정치적, 사회적, 기술적으로 얽힌 게 너무나 많은 사안인지라 초점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이 사안을 어떻게 봐야 할지, 또 헷갈리는 부분들을 어떻게 해석할지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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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사 기관이 요청할 수 있는 통신 관련 자료는 무엇인가?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기관이 디지털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을 크게 4가지로 꼽았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는 '통신자료 제공'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서비스에 가입된 가입자 정보를 제공하는 기초적인 자료 제공입니다. 네이버에 가입하면, 휴대폰에 가입하면 쓰는 개인 정보들을 조회할 수 있는 것이죠. 이를 요청하는 데는 영장도 필요 없고 협조 요청 정도로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통신사실확인자료'입니다. 누가 누구와 통신했는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웹사이트에, 어떤 IP에 접속했는지 등의 통신 기록입니다. 이 정보는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영장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합니다. 다만 발급 요건은 ‘수사중’이라는 확인만 있으면 대체로 나옵니다. 지난해 3700만건을 조회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 이유는 기지국 단위의 정보를 모으기 때문에 기지국 하나에 수십, 수백명이 물려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로는 대화 내용까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두 가지, ‘압수수색’과 ‘감청’이 있습니다. 이건 둘 다 대화 내용까지 볼 수 있는 겁니다. 먼저 감청을 볼까요. 최근 대법원이 감청의 범위를 아주 좁게 정의했습니다. 발신자와 수신자가 대화를 주고받는 동시에 다른 곳에서 같은 내용을 볼 수 있어야 감청의 요건이 됩니다. ‘실시간성’이 핵심인 것이지요. 이 감청 영장이 발부되는 사유는 보통 감청 당사자가 향후에 범죄에 대한 언급을 할 것이라고 추측해서 미리 감시하는 것이지요.

반면 압수수색은 이미 현존하는 증거에 대해 조작·은폐·삭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강제성을 띄고 정보를 수집하는 겁니다. TV에서 간혹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됐다면서 파란색 상자에 서류를 잔뜩 담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떼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게 압수수색입니다. 마찬가지로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나 주고받은 e메일을 압수수색하면 서버에서 그 부분을 가져오는 겁니다. 감청 영장과 또 다른 성격이라면 ‘과거의 정보’라는 겁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미래의 정보를 요구하는 감청, 이미 만들어진 증거물을 위한 압수로 나누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2. 이석우 대표의 ‘수사 협조 거부’, 법적 문제는 없나?

이석우 대표는 13일 간담회에서 “정부 수사기관의 감청 의뢰에 대해 거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문구 그대로를 보면 카카오는 법을 어겨서라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지키겠다고 한 것인데, 범죄 수사를 위한 국가의 정당한 법 집행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상황이 카카오에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면서 어떻게 보면 이용자쪽에 기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셈입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습니다. 이석우 대표는 강한 어조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기술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개인정보를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바꿨다는 점을 강조했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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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대표는 이날 시스템의 변경과 영장에 대한 관행적 대응에 대한 변화를 언급했습니다. 첫째는 대화 내용 보관 기간을 2~3일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경찰이나 검찰이 메시지를 열어볼 수 있는 영장을 발부받고 업체에 압수수색을 요청하는 데 1~2일 이상이 걸리는 걸 생각하면 영장이 나왔을 때는 이미 당시의 문자 메시지가 카카오톡 서버에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사실상 압수수색 영장의 의미가 사라집니다.

감청은 어떨까요? 여기에는 일단 카카오톡 서버가 감청을 할 수 있는 기기나 소프트웨어 같은 감청 시스템이 없다고 하는 전제가 붙습니다. 실시간성을 확보하는 감청은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카카오는 지금까지는 관행처럼 압수수색 영장이 접수되는 시점부터 약 일주일간의 통신 내용을 수집해서 제공해 왔습니다. 카카오는 앞으로는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카카오톡이 정보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관행처럼 주던 자료를 안 줄 뿐이고 기술적으로도 제공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10월13일 간담회에서 밝힌 카카오톡의 정보 제공 거부는 기술적으로 내놓은 해법이지만, 이석우 대표는 고객 보호를 앞세워 정치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남습니다.

3. 그 동안 카카오톡은 실시간 감청이 안 됐나?

이석우 대표는 실시간 감청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감청을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은 감청 영장이 들어오면 영장이 들어온 날짜부터 대화 내용을 따로 수집해서 수사 기관에 제공해 왔다고 합니다. 우회적인 감청 효과를 냈던 셈이지요.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예민한 대목인데, 엄격한 조건에서 감청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카카오가 일주일치 자료를 모아서 제공한 것은 감청 영장으로 제공하면 안 되는 자료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대법원이 감청의 의미를 ‘실시간’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카카오가 했던 방법은 실시간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의 감청 영역이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그래서 이호중 교수도 “카카오가 감청 영장으로 정보를 따로 수집해 제공한 건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럼 압수수색 영장으로 처리하면 되는 건 아닐까요? 이게 이제 검토되고 있는 문제인데, 일단 영장이 발부되는 시점에는 아직 세상에 있지도 않은 미래의 대화 내용을 압수하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초반에 말했던 것처럼 압수수색은 이미 나온 증거를 확보하는 겁니다. 오픈넷 이사를 맡고 있는 박경신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도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압수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이를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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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실시간성'이 또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화 내용을 모으는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카오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점입니다. 이호중 교수는 “특정 인물에 대한 감청 영장을 집행할 때 카카오가 대화 내용을 따로 실시간으로 수집했다가 완료된 것을 제공하면 이는 실시간 감청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집에 대해서 위탁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정말 감청과 압수수색의 차이는 백지 한 장입니다.

4. 실시간 감청, 기술적으로 되나 안 되나?

기술적으로 실시간 감청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꼭 그런 건 아니라고 하지만, 대체로 녹록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석우 대표는 “감청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감청은 불가능하고, 감청에 대해서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감청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법 안에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감청 거부에 대한 처벌이 없고, 협조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입니다.

따로 설비를 하거나 아니면 검찰이 특수 장비를 직접 설치하는 건 어떨까요? 그 이야기는 둘로 갈립니다.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미러링 서버를 두어서 실시간으로 백업할 수도 있고,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작은 장비 하나면 감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마일서브의 김병철 대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의 데이터는 여러 서버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특정인의 특정 대화가 어떤 서버를 거쳐서 지나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카카오톡이 협조하지 않으면 압수나 감청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버 이미지를 뜨는 장비로 복제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통째로 미러링하는 것 역시 ‘해운대에서 모래알 찾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기술적인 것보다도 의지의 문제라고 합니다. 김인성 교수 말처럼 감청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더라도 카카오가 장비 설비를 허락하고 DB의 흐름을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감청장비 설비를 마련하는 데 협조하는 건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기에, 법적 문제도 없습니다.

5. 압수수색과 감청 여부를 이용자가 알 수는 없나?

카카오톡을 비롯한 포털, e메일 서비스 모두 압수수색이나 감청이 들어오면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법적으로는 압수수색의 경우 당사자가 알아도 관계가 없고, 감청의 경우 특성상 감청이 끝날 때까지 당사자에게 알려선 안 됩니다. 사업자가 이를 미리 알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보통 편의상 압수나 감청 모두 당사자는 모르게 진행됩니다.

그럼 당사자는 계속 몰라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9조 2항과 3항에 그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간략하게 보면 해당 증거로 피의자가 기소 혹은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면 30일 이내에 본인에게 알려주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기소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소를 늦추기도 합니다. 또한 이 법안에 수사의 기밀 유지가 중요하면 감청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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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넷 기자회견에 참석한 ‘감청 피해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내가 얼마나 감청당했는지 알 수도 없고. 변호사 같은 방어책으로 대응할 수도 없다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감청이나 압수수색 여부는 정보공개 요청을 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당사자가 기소되거나 혹은 불기소 처분을 받아야만 알 수 있고, 그나마도 모르고 넘어갈 여지도 있습니다.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수사기관이 열어보지 말라는 게 아니라 투명하고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절차를 통해서 확인하라는 것이 관련된 이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는 “영장 집행이 됐다는 것을 안 뒤에도 대화를 나누었던 채팅방만의 정보를 가져간 건지, 현재 참여하고 있는 모든 대화 정보를 가져간 건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주소록에 담긴 모두의 정보를 열어본 것인지, 대화 내용을 읽은 것인지, 통신했다는 것만 확인했는지를 알 수도 없고,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카카오톡이 앞으로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 영장이 접수된 사례들을 공개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당사자는 알기 쉽지 않습니다.

6. 카카오톡 열어보는 게 사찰은 아닌가?

이건 말하기 참 조심스러운 문제입니다. 이번 사태를 놓고 '카카오톡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이 사건은 모든 인터넷 기업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카카오톡만 수사기관에 협조한 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석우 대표가 나서서 사과하긴 했지만, 적법한 절차에 따른 수사 요구를 거부하겠다고 말한 것은 그리 적절한 메시지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통신 감청이나 압수수색은 수사의 중요한 기법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과에는 ‘뭘 잘못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야 합니다. 이석우 대표의 ’정부가 정보를 요구하는대로 꺼내주었기 때문에 미안하다’라는 말은 어딘가 어색합니다. 그 대책으로 ‘앞으로는 아무것도 주지 않겠다’는 말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둘째치고, 법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사안은 '기술적 해킹이 가능한가, 아닌가'의 문제도 아닙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겉돌았기 때문에 카카오가 비난을 받는 것이지, 카카오톡이 수사기관의 요구에 응한 것을 탓할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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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과의 주체도 정보를 준 쪽이 할 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민변의 조영선 변호사는 “감청과 압수수색 내용 자체가 관리되지 않고 이 영장을 무분별하게 사용 허락한 법원이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기업들도 현재로서는 수사기관의 영장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보를 주는 것보다 청구한 쪽에서 조금 더 신중하게 영장을 집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찰’이 될 수도, ‘수사 도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박사는 “어떤 면에서 수사기관의 디지털 정보 수집 방법이 미국처럼 고도의 기술이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절차 자체가 여전히 팩스로 영장을 송부하고 e메일로 받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쓰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상황은 지난해 '프리즘'(PRISM)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상황과 여러모로 닮아 있지만, 그 관점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카카오를 통해 이 정보 프라이버시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면과 포괄적 압수수색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 통신비밀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국가 기관이 개인정보를 가져가는 법과 제도, 방식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정말 따져봐야 할 것은 이 문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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