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10월20일 3분기(애플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제품별 판매량 등 모든 면에서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다. 애플보다 조금 더 일찍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와 대비된다.

애플은 지난 7월부터 9월 까지 총 421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85억달러다. 우리돈으로 따지면 매출은 44조원, 순이익은 9조원 가까이 된다. 매출 면에서는 지난 2013년 같은 기간 기록한 374억달러에서 12% 성장했고, 순이익은 지난 2013년 3분기 75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으니 이번 분기 12% 정도 성장했다. 원래 미국 증권시장에서는 애플의 이번 분기 매출을 400억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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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플러스 9일치 판매량만 집계했음에도 매출 '껑충'

애플 매출을 견인한 제품군은 단연 아이폰이다. 애플은 지난 3개월 동안 전세계에서 총 3927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 2013년 3분기에는 3379만대를 판매했으니 판매량 면에서 1년 전보다 16% 성장했다.

특히, 새 아이폰을 판매한 시기 중 극히 일부만 이번 통계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이번 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9월27일까지의 집계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9월19일부터 새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날짜로 따지면, 분기 실적에 쓰인 데이터는 새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고 불과 9일 동안 판매된 매출만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이 정확한 숫자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판매가 시작되고 3일 후인 9월22일 1천만대가 넘게 팔렸다. 3분기 동안 애플이 팔아치운 아이폰 3927만대 중 절반 이상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쏠려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억지는 아니다. 애플은 10월17일부터 중국에, 10월31일부터는 국내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판매를 시작한다. 오는 31일까지 최초 출시보다 23개 나라에서 새 아이폰을 추가로 출시한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판매량이 고스란히 포함될 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집계 기간 새 제품군이 마련되지 않았던 아이패드 부문은 매출과 판매량 모두 떨어졌다. 아이패드로 얻은 매출은 53억달러 수준이다. 1년 전에는 아이패드로 61억달러 매출을 올린 바 있다. 14% 가량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2014년 3분기 판매 대수는 1231만대. 2013년 3분기 기록한 1407만대보다 13% 가량 줄어들었다.

아이패드의 성적도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 애플은 지난 10월16일 '아이패드에어2’와 ‘아이패드미니3’를 발표한 바 있다. 4분기에서 아이패드 제품군의 성적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사다.

맥 제품군은 애플 역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3개월 동안 팔린 맥 컴퓨터는 총 552만대 수준, 지난 2013년 같은 기간 판매된 457만대에서 21% 가량 뛰어오른 숫자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8% 늘어났다.

맥 제품군의 선전은 실제 전세계 PC 시장 조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10월8일 발표한 2014년 3분기 전세계 PC 시장 통계에서 애플은 전세계 5위 PC 업체로 뛰어올랐다. 미국에서는 에이수스와 종종 5위 자리를 두고 박빙으로 다퉜지만, 전세계 무대에서 5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DC 자료를 보면, 애플의 PC 시장 점유율은 이번 분기 6.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애플의 2014년 획연도 4분기 실적(제품별)
▲ 애플의 2014년 획연도 4분기 실적(제품별)

▲  애플의 2014년 획연도 4분기 실적(지역별)
▲ 애플의 2014년 획연도 4분기 실적(지역별)

미국∙유럽 강세 속 신통찮은 아시아…중국은 ‘잠룡’

여전히 애플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더 인기가 높다. 중국은 일본과 그 외 아시아 지역에서 버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여전히 애플에 있어서 '잠자는 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애플은 2014년 3분기 3개월 동안 미국에서 1624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유럽에서는 953만달러, 중국에서는 577억달러 매출을 올렸으니 미국의 매출이 유럽과 중국을 더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유럽의 매출 성장세는 나쁘지 않다. 2013년 3분기 애플의 유럽 지역 매출은 800억달러였는데, 이번 분기 19% 이상 성장했다. 미국의 매출 성장률은 17% 정도다.

'중국 효과'는 아직 애플에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3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573억달러였는데, 이번 분기 1% 성장한 577억달러를 기록했을 뿐이다. 애플에 있어서 중국의 매출 개선은 지난 1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달렸다.

일본에서 거둔 매출은 350억달러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약 5% 가까이 늘어났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애플은 이번 분기 192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1년 전보다 약 3% 가까이 줄어든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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