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특단의 수를 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시간으로 11월6일부터 안드로이드와 iOS를 돌리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은 오피스를 무료로 쓸 수 있도록 제한을 풀었다.

MS오피스는 올해 초 아이패드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으로 나왔던 바 있다. 앱 자체는 무료였지만 애초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만 제 기능을 쓸 수 있었다. 한 달에 7.99달러에서 9.99달러를 내면 됐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본적인 편집은 월 요금을 내지 않아도 할 수 있게 바뀌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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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ffice_ipad_free

MS는 서서히 오피스 시장에 손을 대 왔다. 그 변화는 지난해 오피스 신제품을 패키지보다 '오피스 365'라는 이름의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한 데에서 시작한다. 오피스는 개인들에게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1순위에 오르던 프로그램이다. 기업들이야 이제는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서 쓰는 게 일반화되긴 했지만 개인들에게 오피스는 너무 비싸게 느껴졌고, 상대적으로 그 필요성은 늘어만 갔다.

MS도 이를 놓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번에 사서 쓰는 게 어렵다면 한 달에 얼마간의 요금을 내면 모든 오피스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오피스를 통해 충분한 생산성을 얻는다면 한 달에 1만원 정도를 내는 게 큰 부담은 아닐 것이다.

MS는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클라우드를 1TB씩 올려줬다. 사실 오피스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아웃룩’, ‘스카이프’, ‘X박스’ 등 웹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것이 MS의 전략이기도 했다. 반대로 웹 서비스나 하드웨어에서 시작해 MS의 오피스 영역을 건드리고 있는 구글과 애플에 대한 견제 수단이었다.

MS는 올해 초 또 하나의 강력한 수를 뒀다. 아이패드로 오피스를 내놓았다. 이는 아이패드가 나오던 초기부터 MS가 고민했던 부분이다.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한동안 외신을 통해 MS가 다른 앰들에 비해 비싼 오피스를 앱스토어에 올리면서 애플에 떼어줘야 하는 30%의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협상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앱이 비싸고 많이 살테니 수수료를 내려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앱스토어 정책에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세우면서 앱 출시가 미뤄졌다는 것이 당시의 소문이었다.

하지만 오피스365의 구독형 서비스가 나왔으니 고민의 이유가 사라졌다. 윈도우에서 결제하고, 그 계정으로 아이패드 앱을 로그인하도록 하면 MS로서는 굳이 애플에 수수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가격 부담도 적으니 아이패드를 쓰는 이들이 애플의 아이워크보다 익숙한 MS오피스를 쓰리라 내다본 것이다. 사실상 윈도우에서 오피스를 쓰고 있다면 아이패드용 오피스는 무료인 셈이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빠르게 늘었고, 반응도 좋았다. 안드로이드용 오피스도 나왔다. 아직 태블릿은 아니고 스마트폰용으로만 나왔다. 그 사이 구글도 퀵오피스를 인수해 안드로이드의 기본앱으로 깔았고, 애플은 30달러에 달하는 아이워크를 새 기기 구매자에게 무료로 풀었다. 소리없는 오피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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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ffice_ipad

그리고 결국 시장의 최강자인 MS는 오피스를 무료로 풀었다. 현재 제한되는 기능은 일부 고급 편집 기능들이다. 일반 문서를 만드는 정도는 무료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MS는 결국 오피스를 통해 모바일과 서비스를 익숙하게 하고 직접적인 응용프로그램 판매보다 플랫폼 형태의 사업으로 이동하려는 연장선으로 보인다.

윈도우와 오피스 그 자체로 수익을 내던 MS가 변하고 있다. 아이패드용 오피스는 당장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고,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는 아직 스마트폰용 UI만 갖고 있는데 태블릿 버전도 곧 정식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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