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0월30일 발간한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2013년 국내 전체 게임 업계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기록했다. 2007년 이후 꾸준히 10% 내외로 성장해오던 분야가 2013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역성장의 뒤에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명암차이가 서려있다. 2013년 전체 국내 게임 시장을 담은 대한민국 게임백서와 2014년 3분기 주요 게임업체의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 산업 동향을 살펴보자.

▲  자료: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
▲ 자료: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

몸집 줄어드는 온라인게임

게임백서 기록을 보면, 2013년 한 해 전체 게임 시장은 2012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낙폭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2012년과 비교해 0.3% 역성장했다. 총 매출 규모는 9조7198억원으로 2012년의 9조7525억원에서 327억원 정도 빠졌다.

분야별로 따지면, 온라인게임 내림세가 전체 게임 산업 규모에 영향을 끼쳤다. 2013년 온라인게임시장 매출은 5조452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기록한 6조7839억원에서 19.6%나 떨어졌다.

매출 점유율에서도 온라인게임은 부침이 심했다. 2013년 온라인게임 매출이 국내 전체 게임 매출에서 자치한 비중은 56.1%로 조사됐다. 온라인게임의 매출 비중은 2009년 56.4%에서 2010년 64.2%로, 2011년 70.8%까지 올라갔다. 2012년에도 69.6%를 차지했었다. 2012년에서 2013으로 넘어오는 사이 다시 60%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최근 몇 년간 새롭게 개발되거나 큰 화재를 불러일으킨 온라인게임이 거의 없었다”라며 “개발이나 마케팅 등에 필요한 자본 규모는 매년 증가한 반면, 개발하는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게임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온 업계에서 새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이전 게임의 운영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NHN엔터테인먼트 2014년 3분기 실적
▲ NHN엔터테인먼트 2014년 3분기 실적

앞으로도 온라인게임에서 큰 성장 동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주로 온라인게임 개발에 매진해온 업체들의 2014년 3분기 실적만 봐도 그렇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 6일 발표한 실적자료를 보면, NHN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매출은 1362억원으로 2분기와 비교해 13.7% 늘어났지만, 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다른 게임 업체들은 오는 13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온라인게임은 2014년에 한 번 더 조정기를 거치며 3% 정도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현재 많은 업체들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1~2년 동안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는 이슈들이 많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  자료: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
▲ 자료: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

모바일게임은 성장 가속화

온라인게임 분야가 전체 매출에서 19.6% 몸집을 줄이는 동안, 이 틈을 채운 쪽은 모바일게임이다. 2013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2조327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무려 190.6% 성장한 숫자다.

시장 규모가 성장한 만큼, 모바일게임이 국내 전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모바일게임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8% 비율을 차지했는데, 2013년 23.9%로 몸집을 급격하게 불렸다. 게임 시장 규모에서 아케이드 게임장과 PC방을 빼고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영역만 따져보면,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점유율은 29.1%가까이 된다. 한자릿수에 머물던 모바일게임 시장이 국내 게임 전체 매출에서 3분의 1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뜻이다. 모바일시대라 부를 만하다.

2013년 모바일게임 업계의 성장세는 2014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3분기 대표 모바일게임 업체의 실적이 이를 반증한다.

컴투스는 2014년 3분기 8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60억원 규모다. 지난 2013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38%, 영업이익은 약 4만6천%나 껑충 뛰어오른 숫자다. 역대 최고 실적이라는 게 컴투스의 설명이다.

컴투스는 특히 해외에서 많은 매출을 올렸다. 2013년 3분기 컴투스의 해외 매출과 비교해 800% 이상 성장했다. 컴투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80%에 이른다. 국내 매출은 175억원을 기록했다.

또다른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게임빌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임빌의 2014년 3분기 매출은 42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02%, 78% 성장했다. 3분기를 보낸 게임빌은 이미 누적 매출 1035억원을 달성했다. 2013년 전체 매출인 812억원을 3개월이나 앞당겨 달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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