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셨습니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은 채, 보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re:Invent) 행사에서 11월13일 새로운 서비스 하나를 소개했다. 이름하여 ‘아마존 EC2 컨테이너 서비스’. 행사에선 개발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드디어, AWS도 도커 기술을 내놓았다. 지난 7월부터 구글,MS가 도커와 함께 컨테이너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AWS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입을 꾹 다문 채 컨테이너 기술을 연구하고 있던 셈이다. 현재는 프리뷰 버전이 공개됐다.  13일 리인벤트 행사에서 EC2 컨테이너 기술 데모를 직접 보여줬다. 여기에 도커 최고경영자(CEO)까지 직접 나와 리인벤트 참여자 1만3500명에게 AWS기술과 도커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직접 설명했다.

미국 현지시각 13일 리인벤트 행사에 두번째 키노트가 있는 날. 보너 보겔스 CTO가 9시 정각 등장했다. 보너 보겔스 등장은 전날 발표자였던 앤디 재시 AWS 시니어 부사장과는 사뭇 달랐다. 앤디 재시 부사장은 양복을 입고 나왔지만, 보너 보겔스 CTO는 티셔츠에 자켓을 걸쳤다. 개발자들은 앤디 재시 부사장보다 훨씬 더 크게 보너 보겔스를 맞이했다. 보너 보겔스 CTO는 그러한 환호를 즐기듯 유쾌하게 등장했다. 그는 어제 새로 발표한 AWS 제품을 복습하듯 다시 언급했다. ‘키 매니지먼트 서비스’, ‘오로라’ 서비스 등의 보안, DB 기술 등의 장점을 강조했다.

▲   보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경영자(CTO)
▲ 보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경영자(CTO)

그리고 고객사의 발표가 이어졌다. 스플렁크, 옴니폰, 더웨더채널같은 비교적 큰 기업이 나와 유창한 발표를 했다. 그 다음 2013년 5월 설립된 스타트업 프리스틴 공동설립자가 무대에 나왔다. 프리스틴은 구글 글래스와 헬스케어를 결합한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갑자기 왜 이런 작은 기업 사례를 소개할까라고 의문을 갖던 시점에 다음 슬라이드를 보고 그 이유를 알아챘다. 파란 고래 그림 위에 여러 상자가 올려있는 그림. 도커의 아이콘이다. 프리스틴 공동창립자는 해당 서비스를 도커와 AWS 기반 위에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두 기술은 매우 잘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보너 보겔스 CTO는 일부러 그렇게 뜸을 들였던 셈이다. 기조연설이 시작한지 50분정도가 지났을 때, 오늘의 가장 주인공이라 부를 수 있는 ‘아마존 EC2 컨테이너 서비스’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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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S_reInvent_2014_13th_key_04

프리스틴 공동설립자의 발표가 끝나고, 보너 보겔스 CTO는 컨테이너 기술과 그 인기를 소개했다. 컨테이너 기술은 리눅스 설치와 실행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마치 박스에 담듯이 모아놓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 설치과정이 간소화되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배포할 수 있다. 도커는 이러한 컨테이너를 생성하고 배포하는 걸 자동화 시켜주는 오픈소스다.

도커는 이미 올해부터 개발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AWS EC2에서 사용하려면 개발자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오픈소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AWS는 도커를 활용한 사례를 알린 적은 있지만 제품은 출시한 바 없다. 따라서 과거 AWS 고객은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컨테이너 자원을 할당하고, 각 컨테이너들의 순서를 정하거나 모니터링했다. 이는 꽤 복잡한 과정이어서 개발자들은 도커를 쉽게 활용하지 못했다. EC2 컨테이너 서비스는 이러한 문제를 API로 해결했다. API로 쉽게 컨테이너를 시작 및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WS는 데모를 통해 단 몇 초 만에 수천개의 컨테이너를 만들고, 중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규모에 상관없이 컨테이너를 관리할 수 있으며, 스케쥴링도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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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S_reInvent_2014_13th_key_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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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S_reInvent_2014_13th_key_06

데모가 끝나고, 도커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벤 고럽 도커 CEO가 리인벤트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벤 고럽 CEO는 과거와 현재의 개발 방식이 달라진 점을 강조하며, 애플리케이션을 배포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과거와 달리 현재 개발환경은 개발과정이 반복되며, 여러 컴포넌트로 애플리케이션을 구성하고, 또한 여러 서버에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고 있다. 벤 고럽 CEO는 “컨테이너 기술은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자동화해주기 때문에 최근 개발 환경에 어울린다”라고 설명했다.

▲  벤 고럽 도커 최고경영자(CEO)
▲ 벤 고럽 도커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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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S_reInvent_2014_13th_key_05

EC2 컨테이너 서비스는 도커 허브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도커 컨테이너 기반 애플리케이션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될 수 있다. AWS는 보도자료를 통해 “EC2 컨테이너 서비스 API를 도커 오픈소스에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라며 앞으로 AWS가 도커 오픈소스에 일부 기여할 것을 암시했다.

매트 갈만 아마존 EC2 부사장은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많은 고객이 도커 컨테이너를 현재 EC2 인스턴스에서 이용하고 관리하고 싶어했다”라며 “EC2 컨테이너 서비스로 어플리케이션을 안전하고 확장성 있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WS가 도커 진영에 합류하면서, 도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도커는 안정성과 그 활용도를 검증하지 못했다. 이번 AWS 컨테이너 기술로 좀 더 많은 개발자들이 컨테이너 기술에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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