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라재단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기본 검색도구를 나라별로 다르게 적용한다. 미국에선 야후, 러시아에선 얀덱스, 중국에선 바이두가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  파이어폭스 기본페이지 설정 메뉴. 왼쪽이 미국, 가운데가 러시아, 오른쪽이 중국 브라우저에서 보일 새로운 페이지다. (출처 : 모질라재단 블로그)
▲ 파이어폭스 기본페이지 설정 메뉴. 왼쪽이 미국, 가운데가 러시아, 오른쪽이 중국 브라우저에서 보일 새로운 페이지다. (출처 : 모질라재단 블로그)

모질라재단과 구글은 2003년부터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다. 모질라재단이 만든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 첫페이지에는 항상 구글이 보였다. 모질라재단은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통로가 한정돼 있었다. 당시 모질라재단이 버는 수익 중 80~90% 정도가 검색엔진 제휴에서 얻었는데, 여기서 구글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올씽즈디>는 2011년 11월 보도에서 “구글은 모질라에 3억달러(약 3300억원)을 매년 지불하고 검색엔진 제휴를 맺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모질라는 왜 이번에 새로운 검색엔진을 대거 선택했을까. 모질라는 11월19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각 나라에 맞게 유연하게 파트너십을 구축하려 한다”라며 “파이어폭스는 특별히 선호하는 검색엔진이 있는 게 아니라 모두의 웹브라우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모질라는 61개 검색엔진 업체와 제휴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들 검색엔진은 전부 88개 언어를 지원해 각 나라별로 인기 있는 검색엔진과 웹사이트를 파이어폭스에서 이용하기 편리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중국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에서는 바이두를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는 동시에 구글, 빙, 요다우, 덕덕고, 타오바오닷컴 등을 기본 홈페이지로 설정할 수 있게 추가 메뉴를 지원한다. 이번 변경은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다른 나라는 그렇다쳐도 미국 내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야후로 바꾼 건 뜻밖이다. 모질라는 앞으로 5년간 파이어폭스 기본 페이지에 야후 검색엔진을 도입할 예정이다. 정확한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내 검색 점유율은 현재 구글이 압도적으로 높다. 컴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67.5% 점유율을 차지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빙은 18.4%, 야후는 10.3%로 뒤를 이었다.

모질라는 야후와의 협력에 대해서 “깨끗하고 현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야후와 함께하기로 했다”라며 “또한 야후는 ‘DNT(Do Not Track)’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라고 설명했다. DNT는 광고업체가 사용자의 인터넷 흔적을 마음대로 가져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을 뜻한다. 다녀간 웹페이지 기록, 검색어 등을 함부로 가져갈 수 없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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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zilla_google_break_up_04

<기가옴>은 11월19일 보도에 “야후가 구글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특히 DNT 지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질라는 DNT 정책을 강하게 지지하는 단체 중 하나다.

<지디넷>은 같은 날 보도에 “크롬 웹브라우저가 승승 장구하는 게 모질라에겐 좋지 않는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라며 “모질라와 야후가 서로 도와 구글을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2011년만해도 크롬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파이어폭스보다 낮았다. ‘W3스쿨’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웹브라우저 점유율에서 크롬은 33%, 파이어폭스는 38%를 차지했다. 2014년 현재 크롬 점유율은 60%, 파이어폭스는 23%로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  자료 : W3스쿨
▲ 자료 : W3스쿨

▲  자료 : W3스쿨
▲ 자료 : W3스쿨

하지만 파이어폭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구글과의 파트너십은 계속 이어지며, 모든 검색엔진 기업과 협업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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