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전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특허 전쟁에 화해 분위가 조성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2월23일, 특허전문업체 RPX가 록스타 컨소시엄의 특허를 인수한다고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록스타의 특허가 RPX로 옮겨가며, 애플과 구글 사이의 감정 싸움도 잦아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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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X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록스타는 4천여건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RPX에 매각하기로 했다. RPX가 매각 대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금액은 약 9억달러다. 우리돈으로 1조원 가까이 되는 돈이다. RPX는 현재 국내 삼성전자, LG전자, 대만의 HTC, 중국 화웨이와 진행 중인 특허 소송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사실상 특허 소송 소모전에 종부가 찍힌 셈이다.

존 앰스터 RPX 공동창업자는 보도자료에서 “다양한 분야의 기술 선도 기업이 이번 거래에 함께했다”라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구매가격 협상으로 록스타 포트폴리오가 가진 위험성을 제거했다”라고 밝혔다.

록스타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에릭슨, 블랙베리, 인텔, 소니 등이 참여한 특허 전문 컨소시엄이다. 지난 2011년 캐나다 통신기술업체 노텔의 특허 6천여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주도로 결성됐다. 록스타는 지금까지 노텔로부터 인수한 특허를 주로 특허소송에 활용해왔다.

2013년 록스타는 '연관 검색 엔진' 관련 특허로 구글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연관 검색 엔진 특허는 사용자의 검색어를 바탕으로 광고를 보여주는 기술로, 록스타가 노텔로부터 인수한 특허에 포함돼 있었던 특허다.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부터다. 애플과 구글은 당시 공동 성명을 내고 두 업체 사이의 특허 소송을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11월 들어서는 록스타가 구글에 제기한 연관 검색 엔진 특허침해 소송도 합의로 마무리했다.

록스타의 특허를 인수한 RPX는 이후 기업 협의체에 참여한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를 비독점적 라이선스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RPX가 보유한 특허에 관심이 있는 업체는 표준필수특허원칙(FRAND)에 따라 라이선스를 받을 수도 있다. RPX의 록스타 특허 인수로 법정 다툼이 중심이었던 기업간 특허 싸움이 라이선스와 공유로 선회한 셈이다. RPX는 앞으로 3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기업 조합과도 특허 라이선스를 맺을 계획이다. 여기에는 구글과 시스코도 포함돼 있다.

존 앰스터 공동창업자는 “이는 가장 큰 협의체”라며 “우리의 접근 방식은 한 기업의 특허 독점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확장 가능한 특허 라이선스 방식으로 변화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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