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새로운 SNS, ‘폴라’를 발표했습니다. 네이버는 이미 미투데이나 밴드 등의 SNS를 운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네이버는 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일까요?

폴라의 핵심은 ‘사진’과 ‘해시태그’입니다. 짤막한 텍스트를 붙일 수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비중이 조금 떨어집니다. 뭔가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네, 인스타그램과 매우 비슷합니다. 두 SNS가 닮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진과 해시태그는 요즘 인터넷에서 사람이 모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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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SNS뿐 아니라 온라인, 모바일 콘텐츠 등 모든 영역에서 그 중요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긴 글보다도 짧은 한 마디와 강렬한 사진 1장이 SNS에서는 더 잘 먹히지요.

사실 우리의 소셜네트워크 변천사를 돌아보면 늘 사진이 함께했습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대박을 터뜨린 중심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있었지요. 페이스북의 인기 배경에는 어디서나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찍어내는 사진의 결과물이 ‘작품’ 수준으로 향상되면서부터 인스타그램같은 사진 중심의 SNS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의 통신 속도가 더 빨라지고, 요금이 내려간다면 짧은 동영상으로 흐름이 옮겨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말보다도 잘 찍은 사진 1장으로 감동을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꿈 꾸는 의사전달 방식이지요. 또한 음식점, 여행지, 공항, 새로 산 물건 등을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사진 1장으로 언뜻 보여주는 ‘센스’가 더 돋보이게 마련입니다. ‘자랑’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우리의 SNS 환경에서 사진은 더 중요한 매체가 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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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lar

해시태그는 사진과 조금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해시태그는 ‘#’으로 시작하는 검색어를 말합니다. 이걸 농담의 수단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해시태그는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키워드를 표시하는 수단입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이 검색어를 통해서 모이게 됩니다.

폴라는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는 폐쇄형 SNS가 아닙니다. 트위터처럼 마음에 드는 사람을 팔로우하거나, 특정 해시태그를 구독하는 형태입니다. 결국 관심사별로 사람이 모이는 효과를 낳지요. 이미 친구들끼리 모이는 SNS는 카카오톡부터, 카페, 밴드 등 여러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SNS의 인기도 폐쇄형과 개방형이 오가긴 합니다. 폴라는 누구와도 친구를 맺을 수 있도록 열려 있습니다. 친구가 되는 목적은 ‘관심사’입니다. 그 관심사는 바로 해시태그로 연결됩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해시태그는 매우 중요합니다. 네이버는 폴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손을 댔습니다. 네이버가 가장 공들이는 서비스인 블로그와 포스트도 모두 해시태그가 돋보이도록 개편을 했습니다.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고 직접 만드는 콘텐츠들에 모두 해시태그를 붙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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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chssuda-pholar

이용자들은 그 관심사를 검색할 겁니다. 자동차, 여행, 맛집, 감성사진, 축제, 야식, 고양이 등 셀 수 없이 많은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 덩어리로 묶을 수도 있습니다. 폴라의 메인페이지에 공개된 수많은 해시태그들은 모두 그렇게 해시태그를 주제로 모인 겁니다.

그 검색 내용은 PC에서 네이버의 녹색 검색창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블로그로 연결도 됩니다. 모바일에서는 포스트가 눈에 더 잘 들어올 수도 있지요. 그리고 그 관심사는 보통 소비로 연결됩니다. 서비스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곧 광고나 쇼핑으로 연결할 수 있겠지요. 핀터레스트나 빙글 같은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관련 업계가 눈여겨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아직 폴라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폴라는 꽤 잘 만든 서비스입니다. 네이버가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상징적입니다.이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받아들일 것이냐는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빠른 성장은 폴라에게 기회이기도, 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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