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도 개발자 회의인 'WWDC 2015'를 열었다. 애플은 OS X과 iOS에 이어, 애플워치용 '워치OS'를 WWDC 무대에 올렸다. 2시간에 걸친 키노트는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숨가쁘게 OS X 엘 카피탄과 iOS9, 워치OS2, 그리고 애플 뮤직의 4가지 주제를 꺼내놨다.

OS X '엘 카피탄'

애플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OS X의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2013년,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명칭으로 운영체제의 코드명을 짓기로 한 이후 매년 이름부터 관심거리가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OS X은 새 버전이 등장했다. 이 운영체제는 iOS와 더 닮아간다.

- 이름 : 새 OS X의 이름은 엘 카피탄(El Capitan)이다. 엘 카피탄은 요세미티 국립 공원 안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절벽의 이름이다.

- 글꼴 : 애플은 그동안 영문 글꼴로 ‘헬베티카(Helvetica)’를 고집해 왔다. 이 글꼴은 간결하면서도 예뻐서 애플이 즐겨 쓰는 글꼴이다. 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새 글꼴인 ‘샌프란시스코’를 UI 전체에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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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_capitan

- 검색 : 스포트라이트가 개선됐다. 지난해 요세미티가 시스템 뿐 아니라 구글, 위키피디아, 내부 응용프로그램 등을 검색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조금 더 적극적인 검색 결과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sf giants'라고 검색하면 야구팀에 대한 기록 뿐 아니라 경기 결과도 띄워준다. 구글나우처럼 완전한 자연어 검색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대화형 검색이 가능하다. 외부 앱이 스포트라이트로 접근할 수도 있다.

- 화면 분할 : 화면을 반, 혹은 7대3으로 잘라 쓸 수 있는 화면 분할 기능이 더해졌다. 전체화면으로 시선을 집중하면서 쓸 수 있긴 하지만 이미 창 크기 조절로 비슷하게 배열할 수 있는 기능이다.

metal
▲ metal

- 메탈 : 지난해 iOS에 적용된 그래픽 API다. 앱이 오픈GL EL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그래픽 API다. 맥에도 적용돼서 게임 성능이 50% 정도 향상된다.

- 성능 향상 : 새 OS X은 전반적으로 성능이 높아졌다. 앱 실행 속도는 1.4배, 앱 사이 전환 속도는 2배 빨라졌다. PDF도 4배나 빨리 연다. 자주 쓰는 기능을 빠르게 만들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 무료 업데이트 : 가을에 무료로 정식 발표된다. 개발자용 베타버전은 곧바로 쓸 수 있다. 여름에 공개 베타버전도 나온다.

iOS9

iOS도 9로 업데이트됐다. 벌써 9세대 운영체제로 접어드는 셈이다. 이번에는 애플도 극적인 변화보다 가다듬는 분위기다. 애플은 이번에 아이폰보다도 아이패드에 더 집중하는 눈치다. 아이패드의 화면을 갈라 앱 두 개를 띄우고 업무용 기기의 역할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ios9
▲ ios9

- 시리 : 시리 포맷이 달라졌다. 반응 속도도 40% 빨라졌다. 시리의 검색은 더 적극적인 내용을 보여준다. 단순히 구글 검색창에 단어만 입력해주는 게 아니라 관련 영상을 띄워주거나 문서를 보여준다.

- 검색 : 지난해 OS X의 스포트라이트가 업데이트됐던 것처럼 단순 검색창이 아니라 다양한 검색 결과를 한번에 볼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 서치 API로 외부 앱이 검색엔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지도 : 대중교통 검색이 더해졌다. 목적지까지 가는 대중 교통의 경로, 환승 정보 등이 검색되고 이는 캘린더와도 연동된다. 한국에서는 이 기능을 쓸 수 없다.

- 월렛 : 패스북이 월렛으로 이름을 바꿨다. 월렛은 애초 패스북이 나올 때 검토됐던 이름이기도 하다. 디자인이나 구성은 다르지 않다. 애플페이도 월렛에 포함된다.

- 메모 : 메모 앱이 크게 달라졌다. 제목이나 목록 등 서식을 꾸밀 수 있고, 메모에 미리알림도 넣는다. 갤럭시노트의 메모장처럼 손으로 직접 그린 메모도 저장할 수 있게 됐다.

- 뉴스 : 뉴스 앱이 새로 나왔다. 뉴스가판대와는 조금 다르다. 플립보드나 안드로이드의 뉴스스탠드와 비슷하다. 애플은 이미 수많은 미디어들과 뉴스 앱 관련 계약을 맺었고, 이후에도 매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뉴스 앱 SDK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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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S9_multitasking-slide-over

- 화면 분할 : 아이패드에 화면 분할이 더해졌다. ‘멀티태스킹’으로도 부르는데 멀티태스킹은 여러개의 프로세스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이미 구현되어 있고, 이번에 애플이 발표한 것은 윈도우처럼 화면을 반, 혹은 7대3으로 갈라서 2개 앱을 동시에 띄우는 것이다. 메모리와 시스템 성능 등의 이유로 아이패드에어2에서만 된다.

- 배터리 절약 모드 : iOS9는 기본적으로 OS를 가볍게 만들어 같은 조건에서 배터리를 1시간 더 오래 쓸 수 있다. 여기에 덤으로 배터리가 부족할 때는 프로세서 작동 속도를 낮추고 안 쓰는 기능을 끄는 절약 모드가 들어갔다.

- 스위프트 : 애플이 직접 만든 개발 언어 스위프트는 ‘스위프트2’로 업그레이드된다. 또 하나, 애플은 더 많은 개발자들이 쓸 수 있도록 스위프트의 표준 라이브러리와 컴파일러를 하반기에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워치OS2

애플워치는 출시 두 달만에 새 OS 업데이트의 그림이 나왔다. 사실 그 동안은 제품에 대한 정보 노출을 꺼리는 애플의 특성상 모든 기능이 들어갔다기보다 꼭 필요한 일부 기능만 공개됐다.

- 이름 : 애플워치의 운영체제는 정식으로 워치OS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2세대로 ‘워치OS2’다.

watchos
▲ watchos

- 워치킷 : 애플워치를 다룰 수 있는 API들이 모인 워치킷이 업데이트됐다. 이번에는 애플워치 개발자들이 애플워치를 위한 네이티브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 API를 이용하면 애플워치 화면에서 오디오와 비디오, 애니메이션 등을 재생할 수 있다. 시계의 워치페이스를 손보는 것도 된다.

- 활용성 : 네이티브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시나리오들이 여럿 선보였다. 앱이 직접 심박 측정 센서에 접근할 수 있고, 디지털 크라운으로 조명, 실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차문이 잠길 때 진동으로 신호도 받는다.

- 자유도 :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이미지를 워치 페이스로 올릴 수 있다. 또한 아이폰에 담긴 사진들이 워치 페이스에 하나씩 뜨기도 한다. 뉴욕, 런던, 상하이 등 지역의 24시간 타임랩스 비디오를 워치 페이스 배경으로 올릴 수도 있다. 저장공간이나 성능에 비해 활용도는 높아지는 듯하다.

원모어띵, 애플 뮤직

오랜만에 애플 키노트에 '원모어띵'(one more thing)이 등장했다. 음악이다. 애플은 지난해 비츠오디오를 인수한 후 계속해서 월정액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이어졌다. 올 WWDC의 원모어띵은 바로 '애플뮤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NUC6UQ_Qvg

- 애플뮤직 :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우리가 흔히 쓰는 멜론, 벅스뮤직을 떠올리면 쉽다. 다운로드나 음원 구입 대신 월 단위로 결제하고 음악을 빌려서 듣는 구조다. 구글뮤직이나 스포티파이처럼 가격은 월 9.99달러다. 애플은 음악 분석을 통해서 음악을 듣는 취향을 분석해 더 나은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 가족 공유 : 혼자 들을 때는 월 9.99달러지만 가족 구성원 6명이 함께 들을 수 있는 가족 공유 프로그램은 월 14.99달러다.

- 애플뮤직 라디오 : 아이튠즈 라디오와 별도로 애플뮤직 라디오도 제공한다. 아이튠즈 라디오가 기계적으로 재생 목록을 만들어냈다면 애플뮤직 라디오는 유명 DJ나 아티스트들이 직접 큐레이션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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