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 시대다. 누구나 방송국이 돼 영상을 쏠 수 있는 이용자 참여형 생중계 방송 서비스들이 등장한 덕분이다. 모바일 시대는 누구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생중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유튜브 게이밍’이나 네이버 ‘브이’등 굵직한 서비스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는 ‘아프리카TV’, 미국은 ‘유스트림’

2000년 중반 PC 보급과 초고속 인터넷 상용화로 실시간 방송 환경이 갖춰졌다. 이를 타고 국내에서도 대중들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방송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하나둘 등장했다. ‘아프리카TV’와 ‘판도라TV’, ‘다음 tv팟’ 등이 대표 사례다.

이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낸 건 아프리카TV다. 아프리카TV는 2006년 3월 국내에서 정식 출시된 생중계 서비스다. ‘아프리카’란 이름은 ‘자유로운 무료 방송’(all free casting)에서 따왔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이라는 후원 시스템을 통해 국내 온라인 생중계 서비스를 평정했다.

▲  아프리카TV
▲ 아프리카TV

국내에 아프리카TV가 있었다면 미국에는 ‘유스트림’이 있었다. 유스트림은 2007년 미국에서 출시된 동영상 생중계 서비스다. 유스트림은 ‘유비쿼터스’(Uubiquitous)와 ‘스트리밍’(Streaming)이 더해진 단어로 언제 어디에서나 실시간 흐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rel]유스트림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건 2008년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유세를 유스트림을 통해 중계했으며, 2009년 취임식도 유스트림을 통해 전세계에 방송했다. 국내에서도 유스트림은 정치인이 많이 활용했다. 안철수 후보는 2012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유스트림을 통해 방송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유스트림으로 선거 유세 과정을 중계했다.

게임에 특화된 서비스, ‘트위치’

생중계 서비스에서 가장 인기 높은 콘텐츠는 단연 게임이다. 게이머들이 자신이 게임하는 영상을 생중계하고, 다른 이가 게임하는 영상을 보는 현상이 청소년과 젊은 층 사이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아프리카TV에서도 전통적으로 게임 중계 방송이 강세다.

이런 이유로 최근엔 오직 게임에만 특화된 생중계 서비스도 나오기 시작했다. 선두는 ‘트위치’다. 트위치는 2011년 6월 미국에서 출시된 서비스다. 이용자는 게임 방송을 생중계할 수 있고 시청할 수도 있다. 10·20대 연령층이 주로 이용하며, 월간 활성사용자수(MAU)는 5500만명이다.

▲  트위치
▲ 트위치

온라인 동영상 네트워크 업체 퀼트가 2014년 미국 온라인 생중계 서비스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트위치는 약 44%의 점유율을 보이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이유로 트위치는 구글 유튜브의 인수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 2014년 8월 아마존에 인수됐다. 인수 규모는 9억7천만 달러, 우리돈 약 1조원에 이르렀다.

트위치에 눈독을 들였던 유튜브는 자체 게임 전문 생중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출시 예정이다. 지난 달, 앨런 조이스 구글 유튜브 제품 매니저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게임 생중계 서비스 ‘유튜브 게이밍’을 올해 여름께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유튜브 게이밍은 웹과 앱 형태로 모두 나오며,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모바일에서 탄생한 생중계 서비스, ‘페리스코프’와 ‘미어캣’

아프리카TV나 유스트림이 2000년대 중반 PC 기반으로 탄생했다면, 10년이 지난 2015년엔 모바일에 특화된 생중계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미어캣’과 ‘페리스코프’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생중계와 트위터라는 SNS를 결합한 일종의 소셜 생방송 플랫폼 형태를 띤다.

▲  미어캣(왼쪽)과 페리스코프
▲ 미어캣(왼쪽)과 페리스코프

2015년 2월 출시된 미어캣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트위터 피드에 방송을 생중계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15’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출시 한 달 만에 이용자 30만명을 넘겨 화제를 모았다.

미어캣이 출시된 지 한 달 뒤, 강력한 경쟁 서비스가 등장한다. 트위터가 지난 3월26일 출시한 ‘페리스코프’다. 트위터는 페리스코프 출시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신생기업 페리스코프를 약 1억 달러에 사들였다. 또한 페리스코프 출시 약 2주 전인 3월 초엔 미어캣에 대해 트위터 소셜 그래프 접근을 제한했다.

▲  페리스코프
▲ 페리스코프

페리스코프는 회원가입을 따로 거치지 않고도 트위터 계정과 연동해 쓸 수 있다. 간단한 방송 소개글을 적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바로 생방송이 시작된다. 방송 주소를 트위터 친구들과 공유해 시청을 유도하고, 트위터 친구들이 진행 중인 실시간 방송도 볼 수 있다. 시청자는 댓글을 달거나 하트를 보내는 식으로 방송에 참여한다. 페리스코프의 초반 성적은 훌륭한 편이다. iOS 앱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겼다.

“사진 한 장이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아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시간 동영상은 당신을 그 곳으로 데려가 당신이 그 곳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게 합니다. 페리스코프는 당신의 또 다른 눈과 귀가 돼 줄 겁니다.” – ‘페리스코프’ 소개 글 중

PC 기반 서비스는 대부분 PC에 달린 웹캠으로 촬영해 방송자의 모습을 찍는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토양에서 나온 서비스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방송 진행자의 모습보다는 그가 보는 광경을 찍는 경향이 더 강하다. 페리스코프 역시 ‘다른 이의 눈을 통해 실시간으로 세상을 탐험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페리스코프와 미어캣은 일반 이용자뿐 아니라 연예인이나 기업에서도 소통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4월1일 제임스 건 감독은 전통적인 할리우드 홍보 방식 대신 페리스코프를 통해 작업 중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에 대한 새소식을 알리고 팬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팝의 여왕 마돈나도 최근 발표한 13번째 정규 앨범 ‘레벨 하트'(Rebel Heart)’의 수록곡 ‘고스트다운(Ghosttown)’ 뮤직비디오를 4월7일 오전 10시(PST) 미어캣을 통해 최초로 공개했다.

국내 포털들도 신발끈 죄는 중

다음카카오는 2006년부터 다음이 서비스하고 있는 다음 tv팟의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갖춘 곳이다. 다음 tv팟은 10년 가량 라이브 방송을 서비스해 왔다. 최근에는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 마리텔 생중계 방송에서만 130만명이 접속해 340만 시청 횟수를 돌파했으며, 생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tv팟 서비스 동시접속자 수는 20만명에 이르렀다. 다음 tv팟은 마리텔 생중계가 있던 5월17일과 31일 모두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도 생중계 방송 서비스를 공개한다. 네이버는 오는 8월 동영상 생중계 앱 ‘V(브이, 가칭)’를 출시한다고 7월1일 발표했다. 브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한글이 아닌 영어 버전으로 공개된다. 또한 네이버TV캐스트와 달리 별도 앱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  네이버 ‘브이’
▲ 네이버 ‘브이’

브이는 기존 생중계 서비스 아프리카TV나 페리스코프, 미어캣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플랫폼은 아니다. ‘셀러브리티의 개인 방송 생중계’가 콘셉트다. 스타들의 일상이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한 영상으로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빅뱅, 2PM 등 한류를 이끄는 스타들이 브이와 함께한다고 밝혔다.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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