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드론 사업에 뛰어든다. 소니도 이것 저것 안 하는 사업이 없는 기업이기에, 드론 사업이라는 말에는 그리 놀랄 것도 아니긴 하다. 소니는 DJI 같은 드론 기업들과 경쟁하려는 것일까?

소니의 드론 사업은 기업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이미 개인용, 취미용 드론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개인이 드론을 띄우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도 늘어나고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지만 만만치는 않은 산업이다. 차라리 기업용 혹은 특수 용도의 드론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대체 소니는 왜 드론 사업에 뛰어드는 걸까?

먼저 소니의 결정부터 살펴보자. 주체는 소니모바일이다. 소니모바일은 7월23일, ZMP라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합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ZMP는 로봇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자동차, 항공장치 등에 로봇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두 회사의 합자 회사는 에어로센스라는 이름의 주식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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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tol-v2-with-tail

회사의 사업 내용은 '자율 무인 항공기에 의한 이미지 촬영 및 클라우드 의한 영상 데이터의 처리를 조합한 산업용 솔루션의 개발·제조·판매'다.

ZMP는 모든 분야에 로봇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그 동안은 주로 자동 운전과 관련된 기술을 연구해 왔다. 드론 조종에 대해서는 아직 참여한 바 없다. ZMP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까지 사업들은 모두 지상과 관련된 것들이어서 하늘로 시장을 확장해 지상에서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rel]소니의 목표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로 이어진다. 소니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 전개를 주력으로 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로센스는 드론의 개발부터 서비스 운용까지 모두 직접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ZMP는 무인 운전에 쓰이는 로봇 기술을 갖고 있고, 소니는 카메라, 센서, 통신,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 둘을 합쳐 측량, 조사, 관리, 점검 등에 쓰는 산업용 드론 솔루션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발표와 함께 공개한 드론의 이미지는 헬리콥터 모양이 아닌, 항공기 형태다. 산업용 드론에서는 많이 쓰는 형태다. 에어로센스는 2016년까지 개발을 마치고 직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드론과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많은 기업들이 연구중이다. 에어로파비스트는 드론을 띄워 카메라로 작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사업을 하고 있고, 액센츄어는 긴 송유관의 상태를 점검하는 드론을 현장에 배치해 온도계와 카메라로 고장을 잡아내는 솔루션을 실제 도입하기도 했다. 소니는 소형 카메라와 네트워크 기술을 이미 갖고 있고 갖가지 센서에 대해서도 탄탄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ZMP의 무인 항공 기술을 더해 서비스 형태의 드론 사업을 하려는 것이다.

<매셔블>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과거 소니가 뛰어들었던 로봇 사업들을 다시 언급했다. 소니가 로봇 사업으로 주목받았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아이보’다. 로봇 강아지라는 장르를 상업적으로 처음 성공시킨 게 바로 소니다. 결국 이 사업은 접었지만 소니는 이후 직립 보행을 할 수 있는 로봇 ‘큐리오’를 꺼내든다. 로봇 기술을 계속해서 키워 온 것이다.

예전의 소니같으면 아마 드론도 장난감으로 접근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소니는 무리한 욕심을 내비치지 않는다. 드론 사업이 확실히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을 잡고 기업용으로 접근해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라는 점이 소니 드론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군사용으로 시작한 무인비행기 드론은 민간 취미를 거쳐 점점 더 산업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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