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7월31일 모바일 생중계 서비스 'V(브이)' 베타판을 공개했다. 이번 베타판은 안드로이드용 앱으로만 선보였다. V는 기존 생중계 서비스 아프리카TV나 페리스코프, 미어캣처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플랫폼은 아니다. 스타들의 실시간 개인 방송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V는 일종의 방송국으로, 스타들은 저마다 채널을 하나씩 갖게 된다.

V에는 하루 2~6개의 생방송이 진행될 예정이다. 생방송이 끝나면 VOD로 다시 볼 수 있다. 네이버는 국내 시간 기준으로 매일 오후 10~12시를 ‘V- 타임’으로 정해 생중계를 집중해 노출하고, 요일별로 스타를 지정하는 요일별 콘텐츠도 만든다. 앱 내부엔 생중계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업커밍’이라는 편성표 기능도 넣었다.

▲  △ 좋아하는 스타를 팔로잉하면 미리 생방송 전 알림을 보내주며, 생중계 일정을 편성표처럼 미리 공개한다.(V 앱 갈무리)
▲ △ 좋아하는 스타를 팔로잉하면 미리 생방송 전 알림을 보내주며, 생중계 일정을 편성표처럼 미리 공개한다.(V 앱 갈무리)

#1. 모바일로 찍고 모바일로 본다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인 ‘TV캐스트’ 별도로 앱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로 PC와 모바일 웹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V는 거꾸로다. 앱만 출시돼 있다. 다시보기는 TV캐스트에서 볼 수 있지만 생중계는 꼭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댓글도 모바일로 달 수 있으며 하트도 모바일로 날릴 수 있다.

▲  △ 댓글 기능 (V 앱 갈무리)
▲ △ 댓글 기능 (V 앱 갈무리)

▲  △하트 보내기 (V 앱 갈무리)
▲ △하트 보내기 (V 앱 갈무리)

방송 출연자이자 프로듀서인 스타들 역시 별다른 장비 없이 각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생방송을 한다. 스타용 V 앱에는 필터 기능들이 들어가 있으며 세로나 가로 등 화면 비율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최서희 네이버 홍보실 차장은 “아직 연예인들이 스마트폰으로 방송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라며 “방법이나 효과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 콘텐츠서 엠넷 향기가

이번 베타판에 등장하는 스타들의 라인업은 마치 케이블 방송 ‘엠넷’을 보는 것과도 같다. 빅뱅과 SM TOWN, 미스에이, 에이핑크, 위너, 에릭 남, 비스트, 방탄소년단, 원더걸스, AOA 등 주로 아이돌 가수 위주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는 정식버전에서는 배우 주원, 서강준을 비롯해 V 스타들의 스펙트럼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 사용자가 선택한 스타들을 모아주는 '마이 셀럽'과 최신 방송을 보여주는 '뉴', 인기 높은 방송 '파퓰러'  크게 세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V 앱 갈무리)
▲ △ 사용자가 선택한 스타들을 모아주는 '마이 셀럽'과 최신 방송을 보여주는 '뉴', 인기 높은 방송 '파퓰러'  크게 세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V 앱 갈무리)

V의 방송 콘텐츠는 크게 ‘스페셜 라이브’와 ‘앱 라이브’, ‘스폿 라이브’로 구성된다. ‘스페셜 라이브’는 공연이 중심이 된다. 네이버표 ’엠카‘나 ‘뮤뱅‘이라고도 비유할 수 있다. 원더걸스와 B1A4는 각각 3일과 6일, 새 앨범 컴백 무대를 브이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며 빅뱅은 4일 '빅뱅의 카운트다운'을 선보인다.

'앱 라이브'는 MBC의 '마리텔'과 비슷하다. 요리나 뷰티, 교육, 상담 등 스타들마다 제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하는 방송이다. '2PM 택연, 우영, 닉쿤의 요리 방송’, ‘AOA 혜정의 바디뷰티’, ‘에이핑크의 고민 상담 라디오’ 등이 준비돼 있다. ‘스폿 라이브’는 예고 없이 스타의 진짜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깜짝 방송으로 마치 영상통화하는 느낌을 주게 될 예정이다.

#3. 글로벌 겨냥 

V는 네이버가 내놓았지만 한글 서비스가 아니다. 영어 버전으로 공개됐다. 그리고 네이버 앱스토어가 아닌 구글플레이에 공개됐다. 구글플레이에도 영어로 소개돼 있다. 네이버는 V 공개 전부터 글로벌을 공략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초반 라인업을 아이돌 가수 위주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생방송에 자막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베타판에서는 영어 자막만 지원하며 오는 8월 말 정식서비스 출시 때는 중국어와 일어도 제공할 계획이다. 사람이 직접 실시간으로 번역해 자막 작업을 한다. 또한 네이버는 그간 방송된 스타캐스트의 인기 영상 150여편도 번역 작업을 거쳐 V에 채워 넣을 예정이다.

http://event.dn.naver.net/naver/event/static/globalv/v_info.mp4

네이버는 V의 iOS 용 앱 베타판도 8월 중순께 공개할 계획이다. V 정식판은 8월 말 출시된다. 현재는 V 동영상 안에 별다른 광고가 붙어 있지 않은 상태다. 최서희 홍보실 차장은 “아직 V를 통한 수익모델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사용자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V에게 받은 첫 인상은 한류스타와 음악에 특화된 모바일 방송국이 되겠다는 야심이다. 그러기 위해 모바일 공간에서의 새로운 실험보다는 검증된 콘텐츠와 포맷을 택했다. 케이블 방송이 시작된 1995년, CJ E&M의 20년 역사도 시작됐다. 이제 V 베타를 선보인 네이버도 모바일계의 CJ E&M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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