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8월6일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응용프로그램(앱)을 ‘윈도우10’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름은 ‘윈도우 브릿지’다. iOS와 윈도우 생태계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는 포부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해 많은 개발자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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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브릿지는 일종의 앱 변환도구다. iOS용으로 개발된 앱이 윈도우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바꿔주는 도구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iOS용으로 개발된 아이폰 전용 게임을 윈도우용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현재 모바일 플랫폼 중 가장 굳건한 생태계는 애플의 iOS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2015년 7월 기준으로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개수만 150만개 정도다. 34만개의 앱 생태계를 가진 윈도우와 비교해 4배가 넘는 숫자다. 개발자가 애플에 구축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윈도우의 ‘윈도우 스토어’에도 쉽게 이식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게 윈도우 브릿지에 담은 MS의 전략이다.

[rel]윈도우 브릿지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기획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MS는 윈도우 브릿지에 ‘MIT 라이선스’를 붙였다. MIT 라이선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해당 대학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해 마련한 라이선스다. 라이선스와 저작권 관련 명시사항만 지켜주면 된다. 다양한 오픈소스 라이선스 중에서도 가장 느슨한 조건을 가진 라이선스로 꼽힌다. 개발자 누구나 윈도우 브릿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낼 수 있도록 했다. 윈도우 브릿지를 통해 MS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윈도우 앱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공개된 윈도우 브릿지는 윈도우10과 '윈도우8.1'을 지원한다. x64, x86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모두 지원해 iOS 앱을 다양한 플랫폼에 맞게 변환할 수 있다. 이후 버전에서는 ARM 아키텍처도 지원할 예정이다. 윈도우로 동작하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뿐 아니라 윈도우10으로 구동하는 윈도우폰이나 태블릿PC 등에서도 iOS 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MS의 윈도우 브릿지 프로젝트는 윈도우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이롭다. 현재 윈도우 스토어의 앱 생태계는 개발자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목표로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동시에 비용을 투자해 윈도우 스토어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개발업체가 부지기수다. 윈도우 브릿지가 자리를 잡으면, 비용 없이 개발자가 윈도우 스토어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윈도우 브릿지는 개발자가 큰 노력 없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 쪽에서도 반길만하다. 윈도우용으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아이폰에서 유용하게 쓰던 앱이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윈도우10은 데스크톱과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바일과 데스크톱의 경계가 흐릿해진 오늘날 모바일 전용으로 개발된 앱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동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장점이다.

윈도우 브릿지는 ‘깃허브’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해볼 수 있다. 윈도우 브릿지의 최종 버전은 오는 가을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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