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가 어디 있더라. 가전제품 코너도 가야 하는데…과일 매대에서 수박도 한 통 사야겠다.”

마트에만 가면 몇 시간이고 코너와 골목 사이를 누비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어떤 이들은 원하는 물건이 진열된 코너를 찾아 필요한 제품만 골라 담고 최대한 빨리 마트를 떠나고 싶어한다. 마트 쇼핑을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나, 그렇지 않은 이들 모두 스마트폰으로 미로 같은 마트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면 편리하지 않을까. 실내 내비게이션 기술이 국내에서도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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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door_2_800

자기장 이용하는 공간 정보 기술

SK플래닛이 대표주자다. SK플래닛은 지난 7월22일 실내 위치정보 기술을 보유한 인도어아틀라스와 손을 잡았다. 인도어아틀라스는 핀란드의 기술 스타트업이다. 지구가 내뿜는 자기장을 이용해 실내에서도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사용자가 2억7천만명에 이르는 중국 바이두의 ‘바이두 맵스’에 실내 위치정보 기술을 공급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업체다. 얀 하버리넨 울루대학 교수와 연구팀이 주축이 된 꾸려진 스타트업이다.

[rel]말은 어렵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현대의 건축물은 보통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축에 쓰인 재료가 고유한 공간 자기장을 발산한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건물 자기장이 위치마다 서로 다른 자기장을 내뿜는 덕분에 각 지점에 고유한 관측점을 만들면,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GPS 활용이 어려운 실내에서 활용하기 좋고 와이파이나 이동통신네트워크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좁은 실내에서 활용하기 알맞다. SK플래닛과 인도어아틀라스의 설명에 따르면, 오차 범위는 2m 내외다.

특히 실내에 별도의 장비를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 기술의 장점이다. 건축에 쓰인 재료가 알아서 자기장을 내보내는 덕분에 비콘이나 와이파이 장비가 없어도 된다.

인도어아틀라스의 자기장을 이용한 실내 내비게이션 기술은 SK플래닛이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한다. SK플래닛은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포함해 위치인식 모바일 검색이나 위치기반 광고 등 다양한 O2O 서비스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SK플래닛의 ‘시럽’ 서비스 정확도를 개선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복합쇼핑몰 전용 서비스 '시럽 가이드’에도 인도어아틀라스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기술도 성큼

롯데정보통신도 지난 7월부터 실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국내 도입했다. 처음 솔루션이 도입된 장소는 롯데몰 김포공항점이다. 넓은 건물에서 원하는 매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를 위해 쇼핑몰에서도 실시간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롯데정보통신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활용한다. 지구의 자기장과 와이파이, 보행자관성항법(PDR; Pedestrian Dead Reckoning), 맵매칭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돼 있다. PDR는 각종 센서를 사용해 사용자의 이동 속도나 방향, 거리 등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맵매칭은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지도와 비교해 현재 위치를 구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만으로도 위치를 알 수 있다. SK플래닛과 인도어아틀라스의 기술처럼 비콘같은 추가 장비가 필요 없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적용된 실내 내비게이션 기술의 오차 범위를 1m 내외로 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매장에 들어서면 쿠폰이나 매장 정보 등을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위치기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미아찾기 등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에 적용될 수도 있다. 앞으로 롯데몰 김포공항점뿐만 아니라 슈퍼마켓이나 마트, 커피전문점 등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게 롯데정보통신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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