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대학’이라고 불리는 대학은 많다. 한국에선 ‘스카이’(SKY)라고 불리는 대학들이, 해외에선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혁신대학’이라고 불릴만한 곳은 어디가 있을까?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다. '혁신'을 붙이려면 단순히 좋은 학생들이 몰리는 것 외에 대학 스스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혁신을 추구하는 대학교가 등장했다. ‘미네르바스쿨’이다. 신생 대학교지만 새로운 교육 방식 때문에 교육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  사진 : 미네르바스쿨 홈페이지
▲ 사진 : 미네르바스쿨 홈페이지

교수와 학생이 상호작용하는 온라인 교실

미네르바스쿨은 스타트업처럼 투자를 받아 개교했다. 설립 초기에는 벤치마크캐피털에게 2500만달러(약 290억원)를 투자받았다. 벤치마크캐피털은 드롭박스, 트위터, 스냅챗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업체다. 2014년에는 TAL에듀케이션그룹, 젠펀드, 용진그룹 등으로부터 7천만달러(약 835억원)를 투자받았다. 미네르바스쿨 최고경영자(CEO) 벤 넬슨은 HP에 인수된 스냅피시라는 IT 기업을 설립한 벤처기업가이기도하다.

미네르바스쿨은 2011년 설립됐고, 2014년부터 학생을 받기 시작했다. 2014년에 입학한 학생은 28명이며, 올해 입학생은 111명이다. 교수는 20여명이다. 아직 설립 초기라 성공 여부를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관심을 보이는 학생 수는 꽤 많다. 2015년에 입학원서를 지원하는 학생은 1만1천명이었다. 160여개 나라 학생들이 미네르바스쿨에 지원했으며, 그 중 2% 정도만 입학 허가를 받았다.

미네르바스쿨은 현재 대학 컨소시엄인 KGI에 인가된 공식 대학이다. 졸업하면 일반 학교처럼 학위를 받는다. 대신 학사 과정만 운영하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적인 교실이 없는 점이다. 모든 학생은 4년 내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동시에 학생들 100%가 기숙사 생활을 한다. 특이한 점은 학생들은 기숙사 위치를 1년마다 바꿔야 한다. 1학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숙사 생활를 하고, 2학년은 아르헨티나나 독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3학년은 인도나 한국에서, 4학년은 이스라엘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낸다.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거주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사는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거주할 수 있다.

한국의 서울캠퍼스는 2017년 혹은 2018년부터 입주 가능하다.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는 "글로벌 도시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서울을 찾았다"라며 "물가, 치안 등을 고려하고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역동적인 도시를 기숙사 도시로 선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1년마다 나라를 옮기면서 수업을 받는다(사진 : 미네르바스쿨 홈페이지)
▲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1년마다 나라를 옮기면서 수업을 받는다(사진 : 미네르바스쿨 홈페이지)

미네르바스쿨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은 단순히 강의를 틀어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자체 개발한 영상통화 도구를 수업에 활용한다. '행아웃'같은 영상통화 도구가 얼굴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면,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도구는 영상전화뿐만 아니라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기술로 구현해서 활용하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에서 수업이 시작하면 모든 학생과 교수의 얼굴이 보인다. 모든 강의는 20명 이하로 진행된다. 수업은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하며, 일방적으로 교수 혼자 말하는 강의는 없다. 전통적인 강의실에서 교수가 ‘이 이론이 A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요?’라고 물었다고 치자. 보통 몇몇 학생들이 손을 들어 의견을 말한다. 교수는 발표 학생 외에 대다수의 학생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미네르바스쿨에선 다르다. 교수는 20명의 학생 얼굴 밑에 ‘동의한다’와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볼 수 있다. 교수는 덕분에 매번 발표를 잘하던 학생보단 지난시간 발표를 하지 않았던 친구의 이름을 부르고 의견을 묻는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학생을 보고 곧바로 “어떤 부분이 이상한 것 같니?”라고 물으며 참여를 유발한다.

시간이 지나면 20명 학생 중 말을 많이 한 학생 화면에 빨간색 배경이 입혀진다. 말을 적게 한 학생 화면에게는 초록색 배경이 뜬다. 교수는 모든 사람의 발표내용을 기억하지 않고도 화면 색깔을 확인해 수업에 덜 참여한 사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초록색 화면의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 수업 참여도를 높인다.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툴. 모든 학생들의 의견이 화면에 나타난다(사진 : 유튜브)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툴. 모든 학생들의 의견이 화면에 나타난다(사진 : 유튜브)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툴. 교수는 어떤 학생이 참여를 많이 했는지 색깔로 알 수 있다. 초록색이 의견을 덜 말한 학생이라 교수는 초록색배경의 학생들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본다.(사진 : 유튜브)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툴. 교수는 어떤 학생이 참여를 많이 했는지 색깔로 알 수 있다. 초록색이 의견을 덜 말한 학생이라 교수는 초록색배경의 학생들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본다.(사진 : 유튜브)

학생들의 팀별 활동도 여느 대학과 다르다. 교수는 20명 학생들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그래프 기능을 이용해 화면에 바로 띄워준다. 마치 영상통화 화면을 칠판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같은 의견을 가진 학생들끼리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제안한다. 이때 팀별로 따로 영상회의를 할 수 있으며, 교수는 그룹채팅방에 들어가 다른 조언을 전한다. 일반 강의실에서 조별활동을 할 때는 서로 자리를 옮기고 누구와 팀을 정하는 것부터 시간이 걸린다. 미네르바스쿨에서는 같은 의견을 가진 친구들이 저절로 모이고 ‘구글독스’같은 협업 도구를 통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한다.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도구. 수업 중간에 자동으로 같은 의견을 가진 학생들끼리 팀이 나눠진다. 학생들은 곧바로 협업 문서도구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사진 : 유튜브)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도구. 수업 중간에 자동으로 같은 의견을 가진 학생들끼리 팀이 나눠진다. 학생들은 곧바로 협업 문서도구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사진 : 유튜브)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도구. 수업하는 동안 투표를 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영상통화 화면이 곧바로 칠판이 되는 셈이다(사진 : 유튜브)
▲ 미네르바스쿨에서 이용하는 강의도구. 수업하는 동안 투표를 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영상통화 화면이 곧바로 칠판이 되는 셈이다(사진 : 유튜브)

교수와 학생이 일대일 면담을 할 때도 좀 더 맞춤화된 상담을 제공한다. 교수는 단순히 학점만 보고 학생에게 상담을 해주지 않는다. 수업시간을 녹화한 영상을 직접 보며 “지난 A수업에서 2분52초 부분에서 네가 말한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라고 평가한다. 수업에서 발표했던 영상, 조별과제 때 작성했던 글, 그동안 제출한 과제들은 자동으로 모이기 때문에 교사는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학생에게 줄 수 있다. 실제로 전통적인 교실에선 교수들은 학생들은 모든 발표와 과제 내용을 상세하게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담은 이러한 데이터와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  모든 수업에서 학생이 발표한 영상, 과제, 조별 활동은 데이터로 남는다. 교수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피드백을 준다(사진 : 유튜브)
▲ 모든 수업에서 학생이 발표한 영상, 과제, 조별 활동은 데이터로 남는다. 교수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피드백을 준다(사진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Gk5iiXqh7Tg

미네르바스쿨에서 진행하는 수업 방식 소개 영상


미네르바스쿨의 수업 방식은 교수에게도 큰 변화를 주었다. 미네르바스쿨의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100% 녹화된다. 학교 관리자는 녹화된 수업을 보면서 교수의 역량을 평가한다. 학생들의 모든 수업 과정이 데이터로 남기 때문에 평가 과정도 좀 더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일반 교수 사회에서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 외에 정부 과제 업무나 논문 작성을 권장하며 교수의 성과를 평가한다. 하지만 미네르바스쿨은 교수가 학생의 성취도를 높이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켄 로스 디렉터는 “미네르바스쿨은 연구센터가 아니며 교수들은 남는 시간에만 그들의 연구를 한다”라며 “학생에 관심을 두는 교수들을 채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네르바스쿨은 수업은 온라인에서만 이뤄진다. 평가나 시험은 어떻게 이뤄질까?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다가 커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모든 시험과 과제, 프로젝트는 오픈북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미네르바스쿨은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참고해 과제를 제출하거나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켄 로스 디렉터는 "실제 세상에서 우리는 이미 온라인 자료를 참고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처리한다"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라고 권유한다"라고 설명했다.

평가도 조금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 먼저 A+, B-, F 같은 점수를 주는 'GPA 시스템'은 도입하지 않았다. 특히 시험 성적 하나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 미네르바스쿨 교수들은 녹화된 수업을 몇 번이고 돌려보고 학생의 발표, 과제, 프로젝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생을 평가한다. 켄 로스 디렉터는 "학생들의 점수를 1등부터 꼴찌까지 나눠 등수를 매기는 방식은 미네르바스쿨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통 대학에서도 잘 시도하지 않는다"라며 "등수를 메기는 것은 한국에서 주로 활용하는 방법이며,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등수보다는 평가 그 자체에 신경 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교육 시스템은 개혁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도 온라인 수업은 대학에서 많이 활용됐다. 온라인 공개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나 사이버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존 온라인 수업은 단순히 강의를 녹화해 온라인으로 다시 보여주는 식이었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강의를 보고, 저렴한 가격 혹은 무료로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미네르바스쿨은 학생들과 상호교류하기 위해 온라인 수업 방식을 선택했다. 얼굴을 맞대고 봐야 서로 교류할 수 있다는 관념을 파괴한 셈이다. 사실 전통적인 수업에서 학생들은 교수 얼굴을 직접 보지만 교류는 적다. 한 반에 80-90명 학생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교수가 학생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다. 모든 학생들의 참여를 유발하는 것도 시간상 제약이 있다. 하지만 미네르바스쿨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라며 “교수님과 소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교수 역시 “내가 컴퓨터 앞에 있다는 걸 잊게 된다”라며 “학생 한명 한명을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교육을 추구하려는 가치 때문일까. 미네르바스쿨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들이 모여들고 있다. 예술과학대 학장은 스티븐 코슬린 교수가 맡고 있다. 스티븐 코슬린 교수는 심리학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석학으로, 미네르바스쿨 이전에는 하버드대 사회과학부 학장을 지냈다. 컴퓨터과학대 학장은 에릭 보나보 교수가 맡았다. 에릭 보나보 교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학자이며, ‘군집생물의 지능(Swarm Intelligence)’라는 논문 저자로 유명하다. 사회과학대 학장은 대니얼 J. 레비틴라는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그는 ‘뇌의 왈츠’, ‘호모 무지쿠스’, ‘정리하는 뇌’ 책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오리건대학이나 라이스대학 출신 교수들이 미네르바스쿨 학장을 맡고 있다.

켄 로스 디렉터는 “많은 국민이 현재 미국 대학교육 시스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라며 “하버드대나 예일대같은 곳이야말로 누구보다 먼저 개혁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1900년대 교육 방식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커리큘럼이나 부서는 변하지 않고 틀 안에서 갇혀 있죠.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들은 그들만의 사업을 벌이고 있어요. 스포츠팀에 투자하고 좋은 건물 만드는 데 혈안이 돼 있죠. 시간이 되면 ‘아이보리 타워’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세요. 미국 대학들이 등록금을 얼마나 많이 올리고 있는지, 미국 대학 시스템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은 그런 기존 대학에서 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  아이보리 타워 영화 예고편 갈무리. 미국 대학등록금 인상률은 1980년대이후 1120%였다는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 아이보리 타워 영화 예고편 갈무리. 미국 대학등록금 인상률은 1980년대이후 1120%였다는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Fj5wivD8M

미국대학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보리 타워' 예고편


미네르바스쿨은 행정 면에서도 기존 대학과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우선, 입학지원서를 받을 때 따로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 누구나 무료로 온라인 원서를 낼 수 있게 했다. 또한 미네르바스쿨에 들어가기 위해 따로 SAT같은 시험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복잡한 절차 없이 30분 정도 자신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에세이를 쓰면 된다. 대신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네르바스쿨에서 별도의 심사를 거쳐 원하는 인재만 뽑는다. 켄 로스 디렉터는 “밝고, 자기주도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을 주로 찾고 있다”라며 "조별 과제가 많기 때문에 협업을 잘 할 수 있는 학생을 주로 뽑는다"라고 말했다.

미네르바스쿨의 등록금은 1년에 1만달러, 우리돈 약 1천만원이다. 한국 기준으로 조금 비싼 금액일 수 있겠지만 미국 평균 대학등록금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켄 로스 디렉터는 “미국 대학교 평균 등록금의 4분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숙사비, 교재비, 식사비용 등은 추가로 내야 한다. 미네르바스쿨은 따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저금리 학자금 대출이나 유급인턴 기회를 연동해 경제적인 지원을 보태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에는 융합된 전공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사회과학과, 계산과학과, 자연과학과, 예술인문학과, 비즈니스과가 있다. 내부 커리큘럼도 점진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켄 로스 디렉터는 “미네르바스쿨의 목표는 리더십, 혁신, 넓게 생각할 줄 아는 능력, 글로벌 시민의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대학 교육은 학생들에게 불확실하고 급변하는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줘야 합니다. 정보나 지식은 언제든 배울 수 있어요. 배워야 할 지식들은 계속 시대마다 바뀌고요. 대학 교육은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 계속 무언가에 적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를 통달하는 것보다 보다 넓게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꼭 리더나 혁신가가 되지 않아도 리더십이 무엇인지 혁신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총괄 디렉터
▲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총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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