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 주최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2016’ 행사가 열렸다. 실리콘밸리에 도전하는 한국인 창업자들을 초청해 직접 이야기를 듣는 자리다. 오후 세션의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온라인 교육플랫폼 브라이트스톰의 김범수 대표는 '사업 초기 실패를 피하는 5가지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대표 입을 빌려 들어보자.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1. 나와 반대인 사람을 찾아라

‘내가 성격이 괄괄하면 조용한 사람을 찾아라’라는 의미는 아니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은 보통 두 부류다. 하나는 물건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파는 입장에서 보는 사람이다. 엔지니어와 마케터의 입장이라고 나눌 수 있다. 보통 사람은 한쪽으로 편중된 특성을 갖게 된다. 본인이 엔지니어링 입장이라면, 영업을 잘 할 것 같은 사람과 창업을 하는 게 좋다. 타고난 세일즈맨이면 엔지니어와 창업을 해야 한다.

이렇게 창업을 해야 물건을 금방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마케터만 모이면 말만 하고, 엔지니어만 모이면 기술적으로 만들기 어렵고, 도전하기 어렵고, 막상 보면 쓸모도 없는 제품을 만든다.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서 ‘으쌰으쌰’ 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는 사람이 있어야 팀 내에 건강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2. 총알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하자

성공을 위한 문이 아주 짧은 시간만 열린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위 사진의 조건에서 성공하려면 최소 2개가 필요하다.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사업이 빨리 잘 된다. 예컨대 시장이 형성됐고 창업자가 준비가 좀 덜 됐다고 하더라도, 투자를 많이 받으면 자금으로 메우면서 갈 수 있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초기에는 적은 자금으로 제품이 시장에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내가 내놓은 제품이 진짜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인지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제품이 시장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받는지 빠르게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완성도의 기준을 낮춰야 한다. 핵심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제품을 내놓고, 사용자의 반응을 빠르게 봐야 한다. 디자인이 좀 좋지 않고 불편한 부분이 있어도, 내놓은 제품이 정말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사람들이 쓰게 돼 있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3. 자본의 힘을 인정하자

자본은 아이디어나 제품만큼 중요하다. 제품 만들 때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자본 조달에서도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에서 스타트업 하시는 분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다. ‘제품 만드는 데 얼마가 필요하세요’라고 물어보면 ‘50만달러에서 200만달러 정도’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계신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은 그냥 계획이 없다는 말과 같다. 50만달러와 200만달러는 완전히 사업의 호흡이 다르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위해서 ‘언제까지, 얼마가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자금을 주는 벤처투자자(VC)에 대한 착각도 깨야 한다. 기대치를 잘 조절해야 한다. ‘좋은 VC는 내 사업을 도와줄 거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VC는 본인의 도움이 필요 없는 회사,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크는 회사를 찾는 게 꿈이다. 물론 아예 안 도와준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직접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VC가 나만큼 분야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VC가 분야 전문성이 나보다 좋으면 직접 사업을 하지 뭐하러 투자를 하겠나. 분야 전문성은 창업자의 영역이다.

투자 유치는 단거리 경주와 같다. 첫 만남에서 투자 여부를 물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일찍 교류를 시작해서 회사의 발전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게 좋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4. 내 생각보다 데이터를 믿어라

저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때 해설로 나선 프로기사들은 이세돌 9단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알파고의 판단이 맞은 거다. 이처럼 본인이 생각했을 때는 확실하다고 봤던 일들이 안 맞는 경우가 많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데이터를 활용하면 누구의 의견이 맞는지 싸울 필요가 없다. 그저 누구 아이디어부터 테스트할지 결정하면 된다. 빨리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스타트업이 성공한다. 데이터 분석을 도와주는 다양한 무료 소프트웨어 도구가 있다. 굉장히 유용한 게 많이 있으므로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 사진 = 김범수 대표 발표 자료

5. 절반쯤 미국사람이 돼 보자

미국 사람으로서의 문화적 경험이 필요하다. 도올이 ‘동체서용은 구라다. 코카콜라나 맥도날드와 함께 서양의 정신도 들어와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다. 문화를 잘 이해해야 제품도 팔 수 있다. 주요 문화의 흐름을 잘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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