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네이버 검색 공식 블로그에 '네이버가 알려주는 블로그 검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블로그 검색에 대한 소문과 속설의 진위를 가려내고, 포스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신뢰도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상위 노출할 수 있다'라고 막연하게 이야기했던 예전과 달리 구체적인 운영 가이드를 매주 제시하고 있습니다.

▲  네이버 검색 개편 설명 자료.
▲ 네이버 검색 개편 설명 자료.

이 가이드는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온라인 광고컨설턴트 오종현 씨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번 네이버의 변화는 단순 알고리즘의 변화를 넘어서 블로그 마케팅 전체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네이버가 블로그 생태계를 바꾸어야만 했던 이유와 전망을 오종현 씨에게 알아봤습니다. 오종현 씨는 온라인 광고 컨설팅 기업 '오씨아줌마' 대표로,  '블로그 컨설팅', '카카오 마케팅 컨설팅북', '네이버 마케팅 컨설팅북' 등 디지털 마케팅 전문서를 집필한 바 있습니다.

오종현 대표와 인터뷰는 7월20일 e메일로 진행했습니다.

▲  오씨아줌마 오종현 대표
▲ 오씨아줌마 오종현 대표

- 기존 네이버의 생태계는 어떤 모습이었나?

"최근 2~3년 동안 네이버 마케팅 시장은 '최적화 블로그, 구매, 도배' 이렇게 3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최적화 블로그'는 비슷한 글을 쓰더라도 상위에 노출이 잘되는 블로그입니다. 예전에는 블로그에 45일 동안 매일 글을 쓰면 만들어졌습니다. 간단하지만 광고주들이 사업을 하면서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아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bref desc="언더 광고 대행사는 상위노출을 전문으로 하는 광고 업체이며 일반 광고 대행사를 지칭하지 않습니다"]언더 광고대행사[/bref]에서 조심스럽게 최적화 블로그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용자들에게 금액을 지급하고 블로그를 구매한 뒤 아르바이트를 시켜서 45일간 일정한 규칙에 따라 글을 쓰게 했습니다. 보통 대량으로 몇십 개씩 작업합니다. 성공률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이 중 70~80% 정도가 최적화 블로그로 탄생합니다. 그리고 광고주에게 판매합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적절한 비용에 노출이 잘 되는 블로그를 '구매'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도배'가 시작됩니다. 시기마다 다르지만 '댓글 50개 이상, 공감 50개 이상' 같은 상위 노출 공식이 있었습니다. 광고주와 언더 광고대행사는 내용 상관없이 이 공식에 맞춰서 글을 작성합니다. 당연히 글의 수준은 떨어집니다.

나중에는 최적화 블로그 작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해 '공장 대량화'가 시작됩니다. 이로 인해 최적화 블로그가 시장에 대량으로 유통됐고, 구매 단가가 저렴해졌습니다. 쉽게 최적화 블로그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인기 키워드에는 검색 의도에 맞는 콘텐츠가 아닌 광고, 홍보성 글이 더 많이 노출되는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결국, 정성스럽게 네이버 블로그 글을 쓰는 사람은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공들여 작성해도 도배 글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작가, 칼럼니스트, 오피니언 리더, 인플루언서 등은 다른 매체를 찾아갔습니다. 좋은 글 쓰는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은 심각한 타격이었습니다. 네이버에 좋은 콘텐츠 쓰는 사람이 없다는 건 네이버에 검색할 이유가 없다는 것과 같이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 네이버 검색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정확하게 2015년 11월부터 달라졌습니다. 45일 동안 작업해서 만든 최적화 블로그가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계속 안 나올까?'라는 게 시장 반응이었는데, 2016년 7월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언더 광고대행사에서는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 수 없어 '블로그 공장'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의 변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예전부터 상위 노출과 도배에 활용했던 최적화 블로그가 검색에서 대다수 사라졌습니다. 블로거들 사이에는 '블로그 학살'로 불립니다. 그리고 최적화 블로그 제작 시 사용하는 '트래픽 증가 프로그램'을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통합 웹의 노출 수가 줄었습니다. 통합 웹은 블로그, 카페, 지식인, 웹 문서가 섞여서 노출되는 영역인데, 기존에는 8~10개 정도 노출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3~5개로 줄었습니다. 좁은 인벤토리 안에서 노출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 이러한 변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요즘 젊은 분들이 맛집 찾을 때 'OO 맛집 오빠'라고 검색한다고 합니다. 'OO 맛집'만 검색하면 나오는 상위 글은 대부분 홍보 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기 키워드를 검색할 때 상위에 있는 글을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작업한 글이 아닌가?' 하고 한 번씩 의심합니다.

이렇게 검색 신뢰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줄거나 좋은 글을 써도 상위에 노출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의 근원인 최적화 블로그 노출을 막고 검색 신뢰도를 회복하려는 것 같습니다. 또한, 마케팅 수단을 잃은 광고주를 네이버 광고 서비스로 유도하는 부가 효과도 노릴 수 있습니다."

- 언더 광고대행사나 광고주 등 업계 반응은?

"언더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2~3년 동안 운영했던 수익모델이 한순간에 없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이야기를 들어보면, 빨리 이 바닥을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남은 언더 광고대행사는 크게 3가지 선택을 합니다.

1. 타 플랫폼 활용 : 페이스북이나 밴드 등 타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성과가 나오는 마케팅 방법은 아니므로, 이 역시도 쉽지 않습니다.

2. 콘텐츠 투자 : 상위 노출과 도배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칼럼과 같은 정성스러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과 함께 기업의 브랜드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단기간에 상위노출을 원하는 광고주의 요구는 맞출 수가 없습니다.

3. 여전히 상위노출 : 로직은 언젠가 뚫릴 것이라는 신념으로 네이버 로직을 뚫는 데 투자하는 것입니다. 만약 완벽하게 뚫는다면 이 3가지 중에 가장 쉽게 광고주에게 어필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회사의 존망이 걸릴 만큼 위험부담이 큽니다.


돈이 많은 광고주는 큰 타격이 없었습니다. 단기간에 상위노출을 위해서는 네이버의 광고 상품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규모 광고주는 상황이 나쁩니다. 최적화 블로그가 투자 대비 효과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단기간 상위에 노출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광고 상품이 있지만, 노출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험을 감행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지금 당장 노출이 안 되는 블로그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만은 없고, 그렇다고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위해 블로그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도 쉽지 않고, 소규모 광고주에게는 어려운 시련의 기간입니다."

- 이용자가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아직은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2~3년 동안 대부분의 인기 키워드의 글이 상위 노출을 위한 글이었는데, 단번에 정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노출과 홍보를 위한 도배 콘텐츠로부터 해방되고, 이달의 블로그와 같은 다양한 주제와 좋은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네이버와 이용자 모두에게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검색의 주도권을 놓친다면 '최적화 블로그 - 구매 - 도배'의 악순환이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 네이버 블로그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는 어떤 기준은? 이를 어긴다면 노출은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가?

"'네이버 검색 공식블로그'를 참조했을 때, 지금은 콘셉트 있는 운영이 중요합니다. 병원에서는 병원의 질환과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지속해서 블로그에 쓰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의 블로그는 맛집이나 데이트코스 같은 글 말고, 패션에 관련된 콘텐츠를 다양한 키워드로 포스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콘셉트 있게 아이템과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로 포스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게 쓰지 않는다면, 네이버 검색에서 상위는 물론 관련도 순에서 노출도 어렵습니다."

네이버 마케팅 : 키워드편
▲ 네이버 마케팅 : 키워드편

- 알고리즘을 뚫고 어뷰징, 최적화 블로그가 부활할 가능성은? 

"뚫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뚫고 막고를 반복해 왔기에, 이번에도 언젠가는 뚫릴 것이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상위 노출에 성공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뚫는 데 지금처럼 7~8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면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언더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로직을 뚫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익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비효율적이고, 패턴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네이버가 잘 막느냐, 언더 광고 대행사가 쉽게 뚫느냐는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 검색 상위 노출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방문자를 만드는 데 노력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

"네이버에서 상위 노출을 하기 위해서는 블로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의 노출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며, 좋은 리뷰가 지속해서 생산될 수 있도록 체험단 이벤트나 블로그 체험단을 활용한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브랜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는 블로그 가이드를 지키면서 콘셉트 있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콘텐츠는 '파워콘텐츠' 상품을 통해서 적절하게 상위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워콘텐츠는 네이버에서 운영 중인 '공식 블로그 상위 노출 광고' 상품입니다.

또한 블로그를 오로지 검색 노출을 위해서 사용하는 건 너무 단순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노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앞으로 예상하는 변화나 네이버 생태계 전망은 어떤가?

"최근 모바일에서 ‘OO 맛집’을 검색하면 '플레이스' 라는 검색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좋은 후기가 많은 음식점을 상위에 노출시키는 서비스입니다. 이 플레이스는 블로그보다 상단 영역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최적화 블로그에 글 작업해서 상위노출 했지만, 플레이스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다수의 좋은 콘텐츠가 중요하고 이를 네이버가 빅데이터 기술로 상위에 노출해주고 있습니다.

네이버 라이브 검색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상위에 노출할 예정입니다. 즉, 내 브랜드에 대한 좋은 버즈량이 지속적으로 생산돼야 궁극적으로 네이버에서 상위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즉, 단기간 상위 노출을 하기도 쉽지 않고, 노출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은 네이버가 생각하는 검색을 모두 구현하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완벽해지고 다듬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된다면 그리고 많은 고객이 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해준다면, 안정적인 노출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2010년에 네이버라는 생태계에서 처음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블로그 하나만 잘하면 노출량이 확보되고 먹고 살 만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블로그 상위 노출만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브랜딩이 매우 중요합니다. 2013년 '오씨아줌마' 창업 당시 네이버에서 검색량은 100회 미만이었습니다. 지금은 700~800회 정도 됩니다. 블로그 노출뿐만 아니라 웹 문서, 네이버 TV캐스트와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 등 다양한 영역에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노출시켜 브랜딩한 결과입니다. 제가 컨설팅하는 영어캠프 업체의 경우 네이버 이외에 웹 문서, 동영상, 유튜브, 페이스북에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했을 때 상담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당연히 블로그 하나만 운영했을 때보다 안정적인 노출과 브랜딩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오씨아줌마 오종현 대표는 오는 8월11일 블로터 세미나에서 '네이버 검색 노출 변경에 따른 마케팅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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