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채널만 활용해 뉴스를 유통시키려는 도전적 실험이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2015년 1월 출범한 미국의 소셜미디어 언론사 <리포티들리>는 올해 8월31일자로 문을 닫았다. 채 2년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이베이 창업자 오미디야르의 투자로 시작된 <리포티들리>의 도전적인 미디어 실험은 결국 빛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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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티들리>는 창간 당시부터 독특한 뉴스 채널 운영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자체 웹사이트를 구축하지 않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레딧 등 소셜미디어 채널에 의존해 글로벌 뉴스를 전파하겠다고 선언해서다.

그렇다고 자체 웹사이트를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전략은 아니었다. 창업자인 앤디 카빈은 “기존 형식과 달리 역방향으로 (웹사이트를) 구조화하고 있다”면서 “우리 웹사이트는 사람들을 내부로 데려오기보다 오히려 외부로 내보내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웹사이트가 목적지인 기존 언론사들과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한다는 의미였다.

이베이 창업자 오미디야르가 투자한  뉴스 스타트업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었다. 이베이에서 물러난 오미디야르는 퍼스트룩미디어를 창업하면서 뉴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가디언>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던 글렌 그린왈드를 영입해 <더인터셉트>라는 언론사의 창간을 도왔다.

<리포티들리>는 오미디야르의 미디어 구상을 드러낸 뉴스 투자 사업이었다. <리포티들리> 창업자인 앤디 카빈은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NPR>에서 뛰어난 속보 큐레이팅 실력을 인정받은 소셜미디어 전략가였다. ‘아랍의 봄’ 당시 <NPR>의 소셜미디어 전략을 주도하면서 속보와 팩트 체킹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그가 뛰쳐나와 <리포티들리>의 실험에 나선 것이다.

앤디 카빈의 웹사이트 없는 뉴스 유통 프로젝트는 순조롭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의 모회사인 퍼스트룩미디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모회사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리포티들리>는 독자를 확장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트위터 팔로어는 3만4천명 정도였지만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어는 130만명을 넘어서는 등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그러다 퍼스트룩미디어 쪽이 돌연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콘텐츠 미래 전략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리포티들리>와 이별을 택한 것이다. 앤디 카빈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면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예상 밖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6개월 동안 퍼스트룩미디어 쪽 여러 담당자들과 <리포티들리>의 글로벌 확장 전략과 수익 창출 방안을 협의해왔다”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모두가 이 같은 계획에 열정을 갖고 일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가능성 있는 수익 모델을 찾는 중이었다”라며 “테스트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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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 <리포티들리>의 실험은 투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뉴스 스타트업 전략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방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리포티들리>는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어를 130만명, 트위터 팔로어 3만4천명까지 모았지만, 이를 자체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모회사의 투자금이 추가 투입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문을 닫아야 할 처지였지만, 일단 독자를 모으는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추가 투자 의사를 퍼스트룩미디어가 철회하면서, 결정 1달도 되지 않아 문을 닫는 비극을 맞게 됐다.

앤디 카빈은 <포춘> 인터뷰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초기 기대를 초과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결론적으로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리포티들리>의 온라인뉴스협회 속보상 수상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현실은 이렇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선 성장, 후 수익’ 전략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붙잡아두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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