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는 좋은 뉴스를 만들고 뉴스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미디어혁신’ 특강 시리즈를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그 첫 행사로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2017년 미디어 트렌드 브리핑’이 3월28일 구글코리아에서 마련됐다. 첫 행사에서는 라스무스 클레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영상강연을 통해 2017년 미디어 트렌드를 짚어봤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2017년 미디어의 3가지 트렌드로 ① 분산 콘텐츠 환경 ② 모바일의 급격한 부상 ③ 온라인 동영상 뉴스를 꼽았다.

▲  라스무스 클레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책임연구원(사진=구글코리아)
▲ 라스무스 클레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책임연구원(사진=구글코리아)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본격적인 브리핑에 앞서 2016년에 진행했던 ‘디지털 뉴스리포트’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파트너로 참여해 한국에서의 리서치를 진행했다. 2016년 조사에서 발견한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의 뉴스 접근 방법에 소셜미디어가 있다.

  2. 스마트폰 사용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3. 동영상 사용은 사람들의 예상보다는 더디게 늘어나고 있다.

  4. 뉴스 유료구독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광고차단(애드블록)이 주요 이슈가 됐다.

  5. 전통적인 브랜드는 여전히 가치가 있지만, 디지털 기반 브랜드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① 분산 콘텐츠 환경 ② 모바일의 급격한 부상 ③ 온라인 동영상 뉴스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로이터-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


▲  강연자료 갈무리
▲ 강연자료 갈무리

분산 콘텐츠 환경 : 페이스북에서 중요한 것은 ‘공유’와 ‘댓글’이 아니다?

초창기 웹 시절 독자는 뉴스를 접하기 위해서 직접 언론사 사이트를 방문했다. 그다음에 자리 잡은 방식이 검색이다.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 포털사이트가 뉴스 소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네이버와 다음이 대표적이다. 그다음 뉴스 소비 방식이 소셜미디어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소셜미디어가 뉴스 발굴과 소비에 중요한 매체로 대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중에서도 핵심은 페이스북이다. 소셜미디어 중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44% 이상으로 유튜브나 트위터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으로 한정하면 카카오톡이 엇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래도 1위는 페이스북이다.

▲  강연자료 갈무리
▲ 강연자료 갈무리

보통 언론사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공유나 댓글 등 독자의 참여를 기대한다. 하지만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이유는 1. 놓칠 수 있었던 스토리를 알려주고(60%) 2. 다양한 소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50%)에 더 방점이 찍혀있다. 댓글이나 공유가 용이하다(35%)는 세번째였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언론사는 소셜미디어를 쓰면 ‘댓글이나 공유가 잘 되겠지’ 생각하지만,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라며 “언론사 입장에서도 좋은 상품 개발이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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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hool_smartphone_1

모바일의 급격한 부상 : 위기이자 기회

모바일의 부상은 굳이 데이터로 증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어디에 가든 스마트폰으로 콘텐츠가 소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뉴스도 마찬가지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점점 더 많은 수의 응답자들이 뉴스를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으로 본다고 응답한다”라며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등 데스크톱PC 중심 국가보다 훨씬 더 발전된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분산 콘텐츠 환경과도 엮인다. 모바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일수록 언론사 웹사이트가 아니라 소셜미디어나 기타 뉴스플랫폼을 사용하고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  강연자료 갈무리
▲ 강연자료 갈무리

모바일 사용의 증가는 기존 언론사에는 위기다. 여태까지 해 왔던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신문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뉴스피드에 올라온 거의 모든 콘텐츠와 경쟁해야 하며, 스마트폰에 설치된 다른 앱과도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모바일 사용의 증대는 동시에 언론사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며 “모바일로의 이동은 언론사도 직접 구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식과 기회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앱이나 소셜계정의 알림을 통해서 독자의 뉴스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간 우리는 언덕에서 사람들을 향해 메시지를 소리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알림을 보낼 때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독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 앤드루 펠프스 <뉴욕타임스> 메시징&알림 프로덕트 디렉터

▲  강연자료 갈무리
▲ 강연자료 갈무리

온라인 동영상 뉴스 : 동영상은 생각보다 뉴스에 적절한 포맷이 아니다?

페이스북 등 플랫폼이 동영상 콘텐츠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뉴스도 덩달아 동영상 포맷으로 만들어지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도달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문제는 ‘동영상이 뉴스에 적합한 포맷인가?’라는 질문에 느낌표가 찍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간 동영상 뉴스를 소비할 확률은 가장 높은 미국이 33% 수준이었다. 이는 2015년 30%와 비교했을 때 고작 3% 증가한 것이다. 뉴스 동영상의 성장세는 그리 급격하지 않다.

뉴스 소비에서는 여전히 텍스트와 사진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포맷이 강세를 나타냈다. 응답자의 78%가 읽는 뉴스를 선호했다. 그 이유는 ① 빠르게 읽을 수 있고 ② 편리하다 ③ 사전광고를 안 봐도 된다 ④ 동영상이 텍스트 뉴스보다 더 전해주는 정보가 없다 순이었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언론사가 동영상 뉴스를 푸시하는 데는 상업적인 이유가 있을 뿐이지 사용자의 니즈에 기초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론 기업이기 때문에 상업적 이유를 간과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동영상 뉴스에 별 관심이 없으므로 공급자의 측면에서 동영상 뉴스를 밀 경우 장기적 성공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감성적인 스토리에서는 동영상 뉴스가 전달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대부분 동영상 뉴스에서 정장 입고 회의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재미없고 관여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 (동영상 뉴스가) 투자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은 이에 “실제로 연구를 진행했을 때 같은 내용을 다른 포맷으로 보여준 경우 동영상 뉴스의 사용자 경험이 텍스트 뉴스의 사용자 경험보다 좋게 평가됐다”라고 보충했다.

▲  강연자료 갈무리
▲ 강연자료 갈무리

“독자는 이미 익숙한 환경”

변화하는 모바일 미디어 환경은 거의 전 세대에 익숙해지고 있는 과정이다. 조사에 따르면 세대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45세 이상 장년층을 제외하고는 온라인에서의 뉴스 소비가 TV나 신문보다 높게 나타났다. 종이와는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언론사 입장에서는 다가가야 하는 구독자가 이런 (온라인 중심의) 환경에 익숙하다는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언론사가 지금의 상황을 직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라스무스 닐슨 책임연구원은 “과거와 동일한 수준의 매출을 내고 이익을 벌겠다고 생각하면 해법이 없다”라며 “비즈니스로서의 언론 입장에서는 어려운 위기지만, 대중이나 저널리즘의 입장에서 암울하지만은 않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로서의 언론 시각에서 말한다면 어려운 위기지만 대중 입장이나 저널리즘의 처지에서 보면 사안은 그렇게 암울하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는 최고 수준의 저널리즘을 경험하고 있고, 이용자는 굉장히 쉽고, 빠르게 (뉴스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론 비즈니스는 위기일 수 있지만 사용자나, 기자 개인에게는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대부분 하나의 상품만 만들고 있지만, 지금처럼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복수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 해야 합니다. 한 영역에서 기술의 파괴적인 변화로 심각한 타격을 입더라도 다른 사업 영역에서 돈을 버는 멀티 프로덕트로 바뀌어야 합니다. 언론사는 제조사와 비슷합니다. (지금까지는) 완벽하게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서 양산했습니다. 안정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시장이 급변하면 이 모델을 유효할 수 없습니다. 신제품도 만들고, 테스트하고, 어디에 투자하고 어디에는 투자를 중단하는지를 급격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다양한 상품을 걸고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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