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탓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도구를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 사이에 차이는 명확하다. 좋은 도구 하나가 있으면 없을 때보다 그 능률이 확 달라지는 것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심지어 삼겹살을 자를 때 가위가 잘 들지 않으면 화딱지 나는데, 일하는 데 있어 도구가 중요한 것은 당연지사다.

그도 그럴 것이 직업이나 업종마다 중요한 도구가 하나씩은 있다. 요리사에게는 칼, 음악가에게는 악기, 배우에게는 대본, 개발자에게는 개발 환경, 기자에게는… 노트북.

크리마팩토리와 크리마랩은 ‘쇼핑몰을 위한 도구’를 만들고 있다. 좀 더 편하게 쇼핑몰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김윤호 크리마팩토리 대표는 “쇼핑몰 시스템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뒤처져 있었다. 자동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데도 그렇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라고 솔루션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쇼핑몰을 신세계로 이끄는지 하나하나 이야기했다.

▲  김윤호 크리마팩토리 대표
▲ 김윤호 크리마팩토리 대표

리뷰 작성 삼만리, 그 과정을 줄여라


“온라인 쇼핑몰이 언제 죽는다 생각하나? UX·UI가 편리하지 않을 때? 상품이 다채롭지 않을 때? 아니다. 그건 바로 ‘리뷰가 없을 때’다.”



쇼핑몰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많다. ‘리뷰’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구매자 절반 이상인 약 55%가 온라인 상품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자료로 리뷰를 본다. 대부분 물건을 살 때 마음에 드는 비슷한 물건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리뷰가 많은 물건에 눈이 간다. 리뷰를 살펴보고 마음을 정하고 지르거나 포기한다. 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는데 리뷰가 없다? 망설이다가 다른 것을 본다. 이만큼 리뷰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리뷰가 쇼핑몰에 구매 대비해 올라오는 수준은 3% 밖에 되지 않았다. 100개가 팔리면 겨우 3개가 올라오는 수준이었다. 이렇다 보니 리뷰에 목마른 몇몇 쇼핑몰에서는 ‘가짜 후기’로 고객을 속이는 사례도 등장했다. 문제는 뭐였을까?

“기존 방식을 살펴보면 리뷰를 남기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이 너무 많았습니다. 클릭이 적어도 5-6번은 일어나야 최종 단계를 완료할 수 있었죠. 저희는 ‘간편 리뷰 솔루션’으로 이 과정을 최소화시켰습니다. 배송 완료가 되고 웹과 모바일에 바로 리뷰를 쓸 수 있는 페이지를 로딩시켜 귀찮은 절차를 줄이고 리뷰 작성률을 높였습니다.”

▲  (위) 기존에는 1. 사이트에 접속해서 2. 로그인하고 3. 개인 구매 공간에 가서 4. 물품 클릭 후 5. 리뷰 창에 가서(드래그) 5. 작성 버튼 누르고 6. 리뷰를 쓰고 7. 제출 완료로 리뷰를 쓰기 위해서는 적어도 6~7개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아래) 간편 리뷰 솔루션은 그 과정을 2~3단계로 단축했다. (자료=크리마팩토리 제공)
▲ (위) 기존에는 1. 사이트에 접속해서 2. 로그인하고 3. 개인 구매 공간에 가서 4. 물품 클릭 후 5. 리뷰 창에 가서(드래그) 5. 작성 버튼 누르고 6. 리뷰를 쓰고 7. 제출 완료로 리뷰를 쓰기 위해서는 적어도 6~7개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아래) 간편 리뷰 솔루션은 그 과정을 2~3단계로 단축했다. (자료=크리마팩토리 제공)

▲  배송 완료 후 크리마팩토리 간편 리뷰 솔루션은 SMS, 메신저, 웹에서 바로 리뷰 작성을 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보내 리뷰 작성 단계를 줄였다. (자료=크리마팩토리 제공)
▲ 배송 완료 후 크리마팩토리 간편 리뷰 솔루션은 SMS, 메신저, 웹에서 바로 리뷰 작성을 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보내 리뷰 작성 단계를 줄였다. (자료=크리마팩토리 제공)

크리마팩토리의 간편 리뷰 솔루션은 배송이 완료되면 구매한 고객에게 SMS, 메신저 등을 통해 모바일로 링크가 간다. 링크를 누르면 바로 리뷰 작성 형식이 나타난다. 쇼핑몰 웹에서는 로그인만 하면 유도 팝업이 뜬다. 고객은 그 길로 리뷰를 쓰고 제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끝이다. 리뷰는 자동으로 상품 페이지의 리뷰 게시판에 올라간다.

“귀찮은 과정을 최소화시키고 동시에 리뷰 작성 접근을 다양화했더니, 리뷰 작성률이 12-15%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기존 3% 나오던 것에 비하면 약 4-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였죠. 리뷰가 증가하니 자연스럽게 매출도 올라가고, 쇼핑몰 운영자도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관리자 페이지에서 본 리뷰작성률 통계. 간편 리뷰 솔루션을 사용하고 꾸준히 리뷰가 작성되고 있다. 이미지 속 수치는 '리뷰작성수/배송완료상품 : 19.1%'이다. 참고로 배송 완료 날을 기준으로 리뷰가 집계되기 때문에 배송이 없는 날은 공통으로 0으로 표시된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관리자 페이지에서 본 리뷰작성률 통계. 간편 리뷰 솔루션을 사용하고 꾸준히 리뷰가 작성되고 있다. 이미지 속 수치는 '리뷰작성수/배송완료상품 : 19.1%'이다. 참고로 배송 완료 날을 기준으로 리뷰가 집계되기 때문에 배송이 없는 날은 공통으로 0으로 표시된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글보다는 이미지, 사진 리뷰로 접점을 늘려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리뷰에서 중요한 건 텍스트보다 이미지, 사진이다. 앞서 모바일 링크로 리뷰 작성 페이지를 바로 연결하다보니 사진 올리는 게 편해졌고, 기존에 5-6%를 차지하던 포토 리뷰가 15% 정도로 증가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흔히 보이는 리뷰 게시판 목록은 대부분 제목과 읽은 수로 표현되는 텍스트 목록이었다. 포토 리뷰라 해도 클릭을 해서 봐야만 했다. 크리마팩토리는 사진을 110% 활용한 리뷰 환경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사진 활용을 높이기 위해 리뷰 게시판 자체를 포토 후기만 모아보는 갤러리 기능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후에는 품목별로 필터링해서 볼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고요. 꽤나 공들인 ‘고퀄’의 포토 리뷰는 담당자가 개별 태그해 메인 메이지에 노출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  SNS형 포토리뷰 갤러리. 언뜻 보면 제품 목록 같지만 포토 리뷰다. 텍스트 형식의 밋밋한 리뷰 게시판의 모습을 벗어났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SNS형 포토리뷰 갤러리. 언뜻 보면 제품 목록 같지만 포토 리뷰다. 텍스트 형식의 밋밋한 리뷰 게시판의 모습을 벗어났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쇼핑몰 내부 이미지로 부족한 것은, 외부 콘텐츠로 채웠다. 요즘 대세는 인스타그램이다. 정방형 이미지 하나에 세상 모든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그만큼 공을 들인다. 온라인 쇼핑몰에 리뷰를 쓰지 않더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는 누가 봐도 구매 욕구가 샘솟게끔 사진을 올린다. 여기서 힌트를 찾았다.

“저희는 리뷰가 구매에 도움을 주는 보조 역할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 역할을 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포스팅이 정말 양질의 상품 후기가 많아요. 이걸 온라인 쇼핑몰에 활용하면 금상첨화겠다 싶었죠. 그래서 구매자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쇼핑몰 태그를 한 사진이나 영상을 상품페이지에 적용해 리뷰 역할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방문객의 반응 좋았고 구매전환율에도 도움이 됐죠.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카페에서도 가능합니다.”

▲  구매자 인스타그램 영상과 사진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몰 리뷰로 끌어와 사용한 모습.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구매자 인스타그램 영상과 사진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몰 리뷰로 끌어와 사용한 모습.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강아지 완구 구매자 인스타그램 영상. 양질의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몰 리뷰화시켜, 고객이 제품에 대해 더 잘 알게 할 수 있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강아지 완구 구매자 인스타그램 영상. 양질의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몰 리뷰화시켜, 고객이 제품에 대해 더 잘 알게 할 수 있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리뷰·적립금 관리도 자동으로

리뷰가 많아졌다면,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편 리뷰 시스템으로 늘어나는 리뷰는 대략 기존의 3~4배에 달한다고 한다. 관리시간도 이에 비례한다.

“기존에는 고객 응대나 적립금을 주는 건 수작업으로 다 했어요. 그래도 리뷰가 많은 편이 아니니 시간을 많이 뺏기지는 않았는데, 간편 리뷰 시스템을 쓰고 나서는 늘어난 리뷰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대응하기는 무리가 있죠.”

특히 적립금을 주는 일은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 ‘리뷰 하나 작성에 얼마’라고 간단한 공식만 복잡한 일은 없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글자 수, 쿠폰 사용 여부, 작성 기간 준수, 사진 유무, 상품별 조건 파악 등 적립금을 주는 조건도 꽤 세분화돼 있고 까다로웠다. 리뷰 관리란 에서는 이런 부분을 각각 파악해 적립금을 자동 계산하고 일괄 지급할 수 있게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전에는 100개 리뷰 기준으로 리뷰 관리 시간이 길면 2시간 정도 걸렸지만, 자동화 시스템 덕에 400개 정도 되는 리뷰를 약 20분이면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리뷰 관리 시간을 줄여 정말 필요한 곳에 더 집중할 수 있죠.”

▲  리뷰 목록 및 적립금 지급 섹션. 고객이 남긴 모든 리뷰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작성·배송·구매, 상품, 글자수 등을 따져 예상적립금이 자동으로 계산되고 클릭으로 적립금을 지급할 수 있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리뷰 목록 및 적립금 지급 섹션. 고객이 남긴 모든 리뷰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작성·배송·구매, 상품, 글자수 등을 따져 예상적립금이 자동으로 계산되고 클릭으로 적립금을 지급할 수 있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나 아닌,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면

김윤호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혹시 한때 온라인 쇼핑몰 CEO였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온라인 쇼핑몰이 가질만한 불편을 너무도 훤히 꿰고 있었고, 해결책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첫 아이디어였던, 개별 쇼핑몰의 물품을 모아 보고 결제할 수 있는 ‘통합 장바구니’는 생각했던 것처럼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좌절을 겪어야 했다. 이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과정 때문에 고민 끝에 팀원들과 마지막을 생각하며 달려온 때도 있었다. 그 쓰라린 과정에서 김윤호 대표는 깨달은 게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실패도 있었어요. 왜 안됐을까 생각해보니, 결국에는 ‘남들 말 안 들어서’였어요. 상대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한 것만 보고 탁상공론만 했죠. 그때 교훈을 많이 얻었습니다. 이후 제 주관을 내려놓고 실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에 주목했죠. 미팅만 해도 수천 건은 넘게 한 것 같아요. 정말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많이 공부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많은 경험을 습득해 지금이 있게 된 거죠.”

그래서 간편 리뷰 솔루션은 기본 기능을 바탕으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불만과 개선을 원하는 사항들은 크리마팩토리에는 숙제이자 힌트다. 고민을 거듭해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도움이 될 솔루션으로 답을 한다. 해외 자사몰 글로벌 리뷰 서비스도 그렇게 탄생했다.

▲  간편 리뷰 글로벌 서비스. 자사 몰을 일본에 낸 온라인 쇼핑몰을 위해 기존에 한국어로 돼 있던 한글 쇼핑몰 리뷰를 일본어 리뷰로 옮겨준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 간편 리뷰 글로벌 서비스. 자사 몰을 일본에 낸 온라인 쇼핑몰을 위해 기존에 한국어로 돼 있던 한글 쇼핑몰 리뷰를 일본어 리뷰로 옮겨준다. (사진=크리마팩토리 제공)

“온라인 쇼핑몰이 해외 진출해 자사 몰을 만들어 두더라도 해외 고객이 참고할 수 있는 리뷰가 없는 게 고민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해결책으로 해당 해외 몰에 한글 리뷰를 연동해 자동으로 번역해 리뷰를 하루 한 번 모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죠. 기계번역이긴 하나 어느 정도 의미 전달은 가능하고, 기존 리뷰에 있던 사이즈 정보도 함께 게시돼 해외 고객 유인에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쇼핑 환경을 더 편하게”…아직도 목마르다

김윤호 대표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스템을 개선·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그의 눈에 온라인 쇼핑몰 시스템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상품 진열부터 재고관리, 주문통합 등 온라인 쇼핑몰 뒷단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많아요. 그런 것을 계속 찾아 개선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또 특히 상품은 정말 잘 만들고 고르는 데 시스템 기반이 약한 온라인 쇼핑몰은 내부 개발팀을 두고 관리하기도 힘들 수가 있어요. 저희는 시스템 측면을 최대한 편하게 만들어 그런 팀도 최대한 자기 상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좀 더 큰 그림도 있다.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금도 클릭포인트, 구매 경로 등의 데이터를 가지고 한 고객만을 위한 맞춤형 메시지를 보내는 ‘타깃DM’ 솔루션도 간편 리뷰 솔루션과 함께 제공한다. 이는 시작일 뿐, 크리마팩토리가 그리는 미래의 핵심은 데이터가 분명해 보인다.

“현재 저희와 함께하는 고객이 약 740곳입니다. 매일 리뷰가 3만-4만개, 한 달에는 100만-150만개가 나옵니다. 어마어마한 데이터죠. 지금도 이런 것을 이용해 온라인 쇼핑몰에 필요한 것을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솔루션 확장과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이 데이터를 활용·분석해 온라인 쇼핑몰에 리포트를 제공하거나 상품 기획에 인사이트를 주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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