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회사이지만 게임 회사이기도 한 에픽게임즈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이라는 게임엔진 개발사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뿌리는 게임 개발사다. 1991년 설립 이후 횡스크롤 게임 '재즈 잭 래빗'부터 FPS 게임의 고전 '언리얼' 시리즈, 엑스박스 플랫폼을 견인한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 등 다양한 명작 게임을 만들었다. 에픽게임즈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 무대는 온라인 게임이다. 그것도 요즘 가장 힙한 '배틀로얄' 장르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인공은 '포트나이트'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1월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트나이트' 국내 오픈베타 서비스를 1월23일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가 6년 동안 개발한 3인칭 온라인 슈팅 게임이다. 게임 이용자와 접점을 넓히고 소통하기 위해 별도의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 에픽게임즈가 직접 서비스한다. '포트나이트'는 이미 해외에서 입소문을 타고 '배틀로얄' 모드 출시 2주 만에 1천만명의 사용자를 기록했으며 현재는 4천만명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동시접속자는 200만명 수준이다.

https://youtu.be/gPE-R_LhANo

 

독특한 액션 빌딩 시스템

'포트나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액션 빌딩' 시스템이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주어지는 무기는 곡괭이 하나다. 이걸로 나무와 돌, 철제 재료를 채집해 방어 건물을 짓고 걸어서 이동할 수 없는 공간에 다리를 건설하는 등 건축 요소가 가미됐다. 액션 빌딩은 게임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어디라도 안전하지 않고, 어디든 안전할 수 있다'라는 게 액션 빌딩 시스템의 모토다. 또 단순한 총싸움 게임을 넘어 다양한 전투 방식을 적용했다. 함정을 설치할 수도 있고 위장 슈트를 착용해 잠입 액션을 펼칠 수도 있으며 점프대를 이용해 신속한 이동도 가능하다. 또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킨과 춤을 통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트' 등을 제공한다.

'포트나이트'는 두 가지 게임 모드가 있다. 이용자 간 협동(PVE) 모드인 '세이브 더 월드'와 이용자 간 대전(PVP) 모드인 '배틀로얄' 등 두 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7월 얼리 액세스 서비스가 시작된 세이브 더 월드는 좀비를 막기 위해 방어 건물과 함정을 설치하며 4명의 이용자가 전투와 건설에 맞춰 역할을 분담하고 협동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9월 추가된 배틀로얄 모드는 100명의 이용자가 참여해 최후의 생존자 1명 혹은 1팀을 가리는 배틀로얄 규칙과 액션 빌딩 요소를 결합했다.

▲  '포트나이트'는 곡괭이 하나로 시작한다.
▲ '포트나이트'는 곡괭이 하나로 시작한다.

게임 그래픽은 카툰렌더링 방식을 채택했다. 사실적인 그래픽을 택한 기존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들과 달리 만화같이 유쾌한 모습을 보여준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6년 전 개발 당시부터 전세계 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도 싫어하지 않을 아트 스타일을 택했다"라며 "게임 캐릭터들이 디즈니나 픽사 캐릭터의 눈매를 살짝 닮았다"라고 말했다. 캐쥬얼 그래픽 덕분인지 국내 심의 등급은 12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포트나이트'는 엔진 개발사답게 게임 최적화 수준이 높다. '지포스 GTX 6' 시리즈 등 6-7년 전에 나온 그래픽카드에서도 게임이 돌아갈 정도다.

▲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지화에 중점을 둔 한국 서비스

'포트나이트'는 전세계에 동일한 콘텐츠를 동시에 출시하는 '글로벌 원빌드' 정책을 편다. 국내에서도 해외와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캐시템'을 판매하지 않는다. 유료 아이템은 스킨과 이모트 등 꾸미기 아이템에 국한된다. 또 지속적으로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에픽게임즈 윤희욱 마케팅 담당은 "미세한 움직임에도 민감한 한국 게임 이용자에게 현재 세계 어느 지역보다 쾌적한 게임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버 운영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해외 이용자와 매치메이킹을 막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포트나이트' 국내 서비스와 관련해 높은 수준의 현지화에 중점을 뒀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영문 버전보다 더 가독성 있고 친숙한 글꼴과 한국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한글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즈아', '이거 실화?', '흥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등 국내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신조어 등이 차용됐다.

한국 이용자들을 위한 혜택도 마련됐다.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65개 이상의 장식용 전리품을 얻을 수 있는 유료 아이템 '배틀패스'를 2주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며 디자이너 브랜드 '슈퍼로켓펀치'와 협업해 만든 한정판 티셔츠 등이 제공된다.

최근 온라인 게임에서 문제시 되는 불법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핵 사용자를 걸러내는 '머신밴'과 핵 사용자를 영구적으로 제재하는 등 적극적인 핵 대응으로 불법 이용자가 게임 생태계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측은 핵에 대한 초강경 대응으로 해외 이용자들은 핵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에픽게임즈 코리아가 지난 2009년 언리얼 엔진 사업을 위해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이번 '포트나이트' 출시를 통해 비로소 에픽게임즈의 본업인 게임과 엔진을 모두 한국에 직접 서비스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라며 "한국 게이머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글화, 실시간 글로벌 원빌드 콘텐츠, 다양한 한국 독점 혜택 제공 등 '포트나이트' 국내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 만큼, 포트나이트의 한국 서비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에픽게임즈의 본업은 게임이다. 추억의 게임 '재즈 잭 레빗'도 에픽게임즈가 만들었다.
▲ 에픽게임즈의 본업은 게임이다. 추억의 게임 '재즈 잭 레빗'도 에픽게임즈가 만들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전세계 어디에도 한국처럼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게이머들이 많은 나라는 없다"라며 "'포트나이트'를 전세계 온라인게임의 근원지인 한국에 선보이게 돼 무척 감회가 새롭고, 게임을 재밌게 즐겨달라"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