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공지능(AI)은 인간과 같은 사고를 하는 강 인공지능 쪽보다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이 트렌드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IT 업계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 이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AI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G전자는 사용자 경험에 녹아드는 AI를 AI 분야의 트렌드로 꼽고 스마트폰이 AI 플랫폼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다양한 AI 플랫폼과 협업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비전'과 '보이스' AI

LG전자는 2월13일 '스마트폰 AI 트렌드 세미나'를 열고 26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에서 화두가 될 AI 기술 트렌드에 관해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AI 산업이 시각과 음성 두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인공지능개발실 1팀장 손주호 책임은 "AI 업계에서 시각과 음성에 투자를 집중해 '비전'과 '보이스' AI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라며 인간의 인지능력을 증강해주는 비전 검색, 복합 명령을 대화하듯이 수행하거나 핸즈프리 상황에서 음성으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보이스 AI 등을 스마트폰 AI 트렌드로 꼽았다.

현재 비전 AI 분야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구글 렌즈'가 있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AI를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 해당 정보를 검색해준다. 카메라로 길거리의 꽃을 찍으면 이 꽃이 어떤 꽃인지 찾아주고 길을 가다가 상점을 카메라로 찍으면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상점의 정보를 제시하는 식이다. 또 아마존, 알리바바, 네이버 등은 카메라로 제품을 비추면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온라인 쇼핑으로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AI 전용 칩셋을 기반으로 카메라 성능을 강화하는 스마트 카메라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음성 검색을 비롯해 복잡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보이스 인터페이스 경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비전'과 '보이스' 영역에 집중된 AI 분야 투자
▲ '비전'과 '보이스' 영역에 집중된 AI 분야 투자

LG전자는 'MWC 2018'에서 공개될 '2018년형 V30'에 비전 AI와 음성 AI 기술을 접목해 AI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피사체를 인식해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해주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인다. ▲인물 ▲음식 ▲애완동물 ▲풍경 ▲도시 ▲꽃 ▲일출 ▲일몰 등 8개 모드 중 하나를 자동으로 골라 찍고 싶은 대상의 특징을 가장 잘 살려주는 화질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음식을 비추면 음식이 맛있어 보이도록 채도를 높이고 따뜻한 색감을 적용한 모드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피사체의 정보 검색, QR 코드 분석, 관련 제품 쇼핑을 할 수 있는 사물 인식 기능도 적용된다. 음성 AI 기능도 강화된다. 구글 어시스턴트에 LG만의 편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음성 명령어를 기존 23개에서 32개로 늘린다. 주로 카메라 기능에 대한 부분이 명령어로 추가된다.

▲  비전 AI를 활용한 LG전자의 최적 촬영 모드 추천 기능
▲ 비전 AI를 활용한 LG전자의 최적 촬영 모드 추천 기능

 

개방성을 강조한 오픈 플랫폼 전략

AI는 단순히 단일 기기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기기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음성인식 AI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의 연계를 통해 기기를 통합 제어하고 쇼핑, 음식 주문 등 다양한 서비스로 연계·확장되고 있다. 손주호 책임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개인화된 정보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며 이때 스마트폰이 허브 역할을 할 거다"라고 말했다. AI 스피커보다 이동성과 활용성이 높은 스마트폰이 다양한 기기가 연결된 AI 플랫폼의 허브 역할을 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놓을 수 없는 이유로 풀이된다.

▲  LG전자는 스마트폰이 AI 플랫폼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 LG전자는 스마트폰이 AI 플랫폼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통해 AI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현재 독자 개발 AI 플랫폼 딥씽큐와 더불어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네이버 ‘클로바’ 등 다양한 AI 플랫폼과 협업해 자사의 가전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 오픈 커넥티비티 등 3대 개방형 전략을 내세웠다. 기기 간 연결성이 중시되는 AI 플랫폼은 개방성과 호환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스마트폰에서는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오픈 플랫폼 전략에는 특정 플랫폼에 대한 종속, 다른 서비스와의 차별화에 대한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이에 대해 손주호 책임은 "고객 관점에서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보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제조사로서 특징과 고민을 파트너들과 공유하고 그들의 플랫폼 경험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의 경험을 향상할 수 있다"라고 오픈 플랫폼 전략에 대해 말했다. 예를 들어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경우 LG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어 자연어 처리(NLP) 기술이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또 "더 필요한 부분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별화에 대해선 "구글은 좋은 기술과 솔루션을 여러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파트너이며 이런 부분들을 잘 고민한다면 충분히 차별화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구글의 기술을 활용해 필요한 부분을 더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보이겠다는 얘기다. LG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에 멀티미디어 기능에 특화된 자체 음성명령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의 차이를 불러올지는 결국 시장의 평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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