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강한 한국, 게이밍 SSD 기회 찾는 웨스턴디지털에 중요한 전략 시장이다.”

지난 5월25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만난 웨스턴디지털 수하스 나약 클라이언트 SSD 마케팅 매니저는 “한국은 잠재력이 많은 시장으로, 웨스턴디지털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전략지”라며 눈을 반짝였다.

▲  수하스 나약 웨스턴디지털 클라이언트 SSD 마케팅 매니저
▲ 수하스 나약 웨스턴디지털 클라이언트 SSD 마케팅 매니저

웨스턴디지털은 1970년 설립된 미국의  컴퓨터용 저장장치 전문 업체로,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비롯해 최근에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웨스턴디지털은 게이밍PC 이용자를 겨냥한 고성능 클라이언트 SSD ‘WD 블랙 3D NVMe SSD’를 시장에 내놨다. 웨스턴디지털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다.

수하스 나약은 e스포츠의 인기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 서두를 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개최된 e스포츠 대회, '인텔 익스트림 올림픽'만 봐도 그 열기와 산업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은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크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PC의 성능을 따지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고성능 PC와 함께 고성능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SSD 등이 요구된다. 우리는 이 부분에 큰 기회가 있다고 본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830억원 규모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 2018년 현재는 그보다 더 성장했을 터다. 국내 게이밍 시장은 규모보다도 ‘게임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임팩트가 제법 크다.

수하스 나약은 “게이밍 외에도 한국은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높다. 선진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 시장에서의 수요가 미국 시장만큼 큰 것은 아니지만 웨스턴디지털은 한국 시장 점유율에서 확고한 2위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1+1은 2가 아니다”

웨스턴디지털은 '자체 개발'을 모토로 삼고 있다. 지난 2011년 일본 히타치 자회사 미국 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 인수에 이어 차세대 저장장치로 SSD가 주목받게 되자 2015년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를 인수하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 2016년 첫 SSD를 출시했다. 제품 제조에 필요한 기술 전체를 보유해 나가는 것이 웨스턴디지털의 차별화 전략이다.

일례로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 WD 3D 블랙 NVMe SSD에는 웨스턴디지털이 자체 개발한 컨트롤러가 탑재됐다. SSD업체들이 대개 SSD에 필수적인 컨트롤러를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는데 반해 웨스턴디지털은 기술력을 확보해 자체 설계한 컨트롤러를 선보이는 식이다.

자체 개발 전략의 장점은 명확하다. 신기술의 상용화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제품 개발 및 제조를 유연하게 할 수 있으며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

▲  수하스 나약은 '1+1은 2가 아니라 그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수하스 나약은 "1+1은 2가 아니라 그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수하스 나약도 이 지점을 내세우며 웨스턴디지털의 ‘공로’를 강조했다. 타 SSD 브랜드들이 가격을 내려도 업계 강자 삼성의 가격정책은 요지부동이었으나, 웨스턴디지털의 등장이 삼성 SSD 가격 인하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수하스 나약은 “이전까지 소비자는 삼성이 아니면 아주 저렴한 선택지밖에 없었다. 웨스턴디지털이 나오면서 삼성도 가격이 많이 떨어지게 됐다”면서 “소비자에게 (이익이) 많이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모바일부터 자율주행차까지, SSD 전망 '맑음'

웨스턴디지털에 몸 담기 전, 수하스 나약은 10년간 인텔에서 클라이언트 엔지니어링, SSD 컨트롤러 설계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15년 동안 SSD 업계에 있던 그가 바라본 클라이언트 SSD 시장 동향 예보는 ‘매우 맑음’이다.

노트북, 데스크탑 외에도 디태처블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가 늘어나고 있고, 그만큼 더 많은 클라이언트 SSD 제품이 설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SD는 폼팩터 크기가 작으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는 매우 빠르다. 또 HDD, 마이크로SD 등 보다 내구력이 강하고 수명이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수하스 나약은 까다로운 요건에서 처리한 데이터를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송하는 IoT 부문에서 SSD의 활용성이 특히 뛰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VMe(통신규격)는 PC OEM에는 이미 도입됐는데 앞으로는 스마트폰부터 고가의 워크스테이션까지, 다양한 폼팩터로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하스 나약은 또 “SSD는 PC를 넘어 IoT, 커넥티드 카, 프린터,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점차 확산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도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차량 내에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야 한다. 내비게이션, 블랙박스도 차량의 바깥이 아닌, 자동차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SSD가 중요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더 많은 스토리지 클래스 메모리 플레이어들이 나올 거라고 본다. D램과 낸드플래시 사이의 뭔가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등장할 테고 기존 구현이 힘들었던 세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도 가능해질 것이다. 향후 긍정적인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사용자는 그 변화를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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