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싸고 논쟁이 붙었다. 불씨를 댕긴 사람은 거침없는 화법을 가진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다. 그는 7월6일(현지시간) 한 컨퍼런스에서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지옥에서 불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력한 비난이다. 이 발언은 곧 언론을 타고 일파만파 퍼졌다. 그리고 7월10일,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가 비탈릭의 발언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다른 누군가가 지옥에서 불타길 바라지 말자. 더 큰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자"라는 트윗으로 비탈릭의 발언에 응수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704&v=OHMjbsKN1p4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와 존 에반스 <테크크런치> 기자와의 인터뷰. 중앙화된 거래소에 대한 질문과 답변은 영상의 27분43초 지점부터 시작된다. (출처=<테크크런치> 유튜브 채널)

비탈릭 부테린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지옥에서 불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거래소 상장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1천만달러에서 1500만달러(약 166억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고 중앙화된 거래소에 상장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비탈릭은 중앙화된 거래소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의 주요 가치인 '탈중앙성'과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탈중앙화된 거래소, 일명 'DEX'를 지지한다. 비탈릭에 따르면 탈중앙성은 '투명성'과 '개방성'이라는 핵심 원칙이 지켜질 때 가능하다. 그는 "멍청한 킹메이킹(king-making) 파워"를 제거함으로써 탈중앙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비탈릭의 거침없는 비난에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입을 열었다. 비탈릭이 특정 거래소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세계 최대 거래소 수장인 창펑자오의 반응을 기다렸다. 이에 창펑자오는 7월10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질문을 몇 번 받아 비탈릭의 발언에 답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트윗을 올렸다.

https://twitter.com/cz_binance/status/1016816438034591744

창펑자오는 "다른 누군가가 지옥에서 불타길 바라지 말자"라며 "더 큰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자"라고 꼬집었다. 또 법정화폐와 암호화폐를 이어주는 중앙화된 거래소가 아니라면 블록체인 산업의 규모도 작아지고 성장 속도도 느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현재 탈중앙화된 거래소보다 중앙화된 거래소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는 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라고 반박했다.

창펑자오는 비탈릭 부테린이 이끌고 있는 이더리움 역시 '완벽한 탈중앙화'라고 할 수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코어팀을 가진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중앙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어 "현재 산업을 통틀어 가장 '왕' 같은 권력을 가진 사람을 다름 아닌 비탈릭"이라고 했다.

현재 거래소 논쟁이 더욱 커진 상태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중앙화된 거래소 지지자와 DEX 지지자들이 맞서며 논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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