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테라바이트(TB)급 용량의 소비자용 QLC SSD를 내놓았다. QLC 방식의 소비자용 SSD는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MLC나 TLC 방식보다 동일한 칩 크기에 저장 용량을 늘릴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QLC SATA SSD '860 QVO 시리즈'를 출시한다고 11월28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다음 달부터 한국, 미국, 중국, 독일을 포함한 전세계 50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소비자용 QLC SSD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  | 삼성전자 QLC SATA SSD '860 QVO 시리즈'
▲ | 삼성전자 QLC SATA SSD '860 QVO 시리즈'

860 QVO 시리즈는 1TB, 2TB, 4TB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가격은 각각 149.99달러(약 17만원), 299.99달러(약 34만원), 599.99달러(약 68만원)다. 기존 SSD와 비교하면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테라바이트급 고용량 SSD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배경은 QLC 방식의 설계에 있다. QLC란 낸드 기반 플래시메모리 설계 방식 중 하나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위인 셀 하나에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넣느냐에 따라 SLC, MLC, TLC, QLC 등으로 나뉜다.

초기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는 반도체 한 블록에 비트 정보를 1개씩 저장하는 SLC 방식을 사용했다. 이후 셀당 2비트를 쓰는 MLC, 3비트를 쓰는 TLC 등이 등장해 업계는 가격을 낮추면서도 플래시메모리 용량을 늘려나갔다. QLC는 셀 하나에 저장하는 데이터가 4비트로 늘어나 TLC보다 저장 용량을 33% 늘릴 수 있다.

문제는 속도와 수명이다. 일반적으로 셀당 읽고 쓰는 데이터양이 늘면 입·출력 속도가 떨어지고 수명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TLC 방식보다 가격이 더 비싼 MLC를 찾는 이유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컨트롤러 기술을 활용해 TLC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기존 3비트(TLC) SSD용 컨트롤러와 터보라이트 기술을 활용해 ‘4TB QLC SATA SSD’ 기준으로 읽기 속도 540MB/s와 쓰기 속도 520MB/s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860 QVO 4TB 모델의 경우 SSD의 수명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인 TBW(Total Bytes Written, 총 쓰기 가능 용량)에서 최대 1440TB를 제공하거나 3년의 보증기간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 마케팅팀 맹경무 상무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데이터 작업과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용량, 고성능 SSD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라며 "860 QVO는 더 쾌적한 PC 사용환경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높은 신뢰성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라인업을 제공해 테라바이트 SSD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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