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의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FANG'에 속하는 기업은 세계 시장을 견인해 오며 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FANG은 기업의 앞글자를 딴 약어로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일컫습니다. 작년 중순부터 'FANG'대신 'MAGA'가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MAGA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애플의 앞글자를 딴 약어입니다.

이러한 동향이 심화되고 있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기인하며, 그렇기에 FANG보다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MAGA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MAGA에 속한 기업들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기업들도 블록체인을 사업에 적용하며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거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대세로 주목받는 MAGA는 블록체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어떠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까요?

MAGA에 속하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는 방향, 깊이, 대상은 상이합니다. 특히 MAGA의 기업 중 MS와 AWS는 BaaS를 출시하며 블록체인을 자신들의 사업 부문에 포함시켰습니다. 반면 구글과 애플은 아직까지 명확한 블록체인 사업안에 대한 내용을 밝히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역시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거나, 특허를 취득하고, 도메인을 등록하는 형태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신성장동력으로 ‘블록체인’ 주목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찍이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알아본 기업으로, 2015년도부터 클라우드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BaaS(Blockchain-as-a-Service)'를 준비해왔습니다. BaaS란 기업이 초기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이 블록체인을 사업에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뜻합니다. 또한 MS는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 스타벅스 등의 기업과 함께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Bakkt)’ 출시를 앞두도 있기도 합니다.

MS는 지난해 5월 '애저 블록체인 워크벤치'를 선보였습니다. 애저 블록체인 워크벤치 사용하면 코다(Corda), 하이퍼레저 패브릭, 이더리움 등 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단 며칠 만에 기업이 원하는 분야에 블록체인을 접목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시장에 뛰어든 만큼 MS의 블록체인 솔루션을 활용한 사례도 다양합니다. 나스닥은 MS의 애저를 활용해 내부 금융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보안을 높였으며, 3M은 블록체인을 통해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한 공급망을 구축했습니다. 언스트앤영(EY)은 R3의 코다를 활용해 해상 보험 플랫폼인 '인슈어웨이브'를 구축했는데, 이 프로젝트에는 세계 톱 해운사인 머스크도 참여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캐시 랜간은 "블록체인 사업이 성장할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분야의 사업자들이 이득을 보게 될 것이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IBM, 오라클과 같은 기업이 이러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MS는 BaaS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활용해 데이터를 축적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MS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특허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2018년도 8월의 해외 암호화폐 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MS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신뢰실행환경(trusted execution environments)을 구축하기 위한 두 가지 특허를 취득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BaaS 대열에 동참


아마존은 미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상거래 업체로 닷컴 버블에서 생존한 가장 성공적인 기업으로도 손꼽힙니다. 아마존은 온라인 상거래 분야뿐만 아니라 킨들과 같은 디지털 기기,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마존은 2014년도부터 '비트코인'이라는 키워드와 접점이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2014년도 고객이 기호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결제 도입을 거부했습니다. 반면 라이벌 기업인 오버스톡의 경우 암호화폐 결제를 수용하며, 적극적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탐색해왔습니다. 이후 2017년 11월 해외 도메인 거래 커뮤니티인 도메인네임와이어가 아마존이 암호화폐와 관련된 세 개의 도메인(amazoncryptocurrencies.com, amazoncryptocurrency.com, amazonethereum.com)을 등록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아마존이 어떠한 형태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에 뛰어들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2018년 4월 아마존의 자회사인 아마존테크놀로지가 실시간 암호화폐 거래 데이터 판매와 관련된 특허를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같은 해 11월에는 아마존이 머클트리 구조를 활용한 디지털 서명의 무결성 보호와 그리드 인코딩 기술을 이용한 분산화 데이터 스토리지 개선과 관련된 특허를 취득했다는 사실이 연달아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AWS는 블록체인 서비스 템플릿을 공개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아마존 QLDB'와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 프리뷰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AWS은 BaaS 부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뒤를 이은 후발주자입니다. AWS는 블록체인 분야에 뒤늦게 합류한 것에 대해 "블록체인에 대한 수요를 명확히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AWS는 수요 분석에 기반하여 소유권의 중앙화와 분산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형태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유권이 중앙화된 블록체인의 경우 중앙화된 기관이 존재하고, 협력 기관들과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조업체가 공급망 혹은 기업이 인사자료와 급여를 관리 할 때 활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중앙화된 기관이 블록체인을 소유하고 관리하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블록체인의 분산화된 합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편이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근원지를 추적하기 용이합니다. 이러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 '아마존 QLDB'입니다. 현재 호주의 비영리 국립기관 헬스다이렉트와 온라인 광고 플랫폼 스마토가 아마존 QLDB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소유권이 분산화된 블록체인은 수평적 관계이 구성원들이 중개자 없이 거래할 경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수출입 기업의 연합이나 은행과 같은 기업 및 기관들이 업무 프로세스에 이와 같은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이 분산화된 블록체인에서는 각 구성원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피어 노드를 소유하게 됩니다.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은 이러한 소유권이 분산화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현재 미국 예탁결제원(DTCC), 미국 가디언 생명보험, 필립스 등이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선점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 중


구글은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구글의 임원들이 블록체인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하고, 산하 벤처 투자사가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며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자체 분산원장을 개발 중이나, 출시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는 익명의 제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후 같은해 7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모로코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서밋’의 패널로 참여하며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구글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선두가 될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구글의 비밀 프로젝트 연구 기관인 구글X가 블록체인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 산하의 벤처 투자사 GV는 2018년에 크립토키티의 개발사인 대퍼랩스와 블록체인 결제 기업인 빔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GV는 디지털 애셋, 블록앱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접목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최근 구글 클라우드가 블록체인 검색 엔진 툴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밝혔습니다. <포브스>가 지난 4일(현지 시간)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의 수석 개발 대변자인 앨런 데이는 블록체인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엔진 툴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프로젝트가 '블록체인 ETL(extract, transform, load)'로 불리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록체인 ETL은 구글의 빅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빅쿼리에 블록체인의 데이터를 입력하여 블록체인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입니다. 구글 클라우드의 블로그에는 블록체인 ETL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포스트를 게시했습니다. 이 포스트에 따르면 블록체인 ETL을 활용하여 블록체인 트랜잭션, 주소를 검색할 수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지니계수와 접목하여 블록체인 상 부의 불평등한 분배에 대한 분석을 산출하거나 채굴업체의 동향과 하드포크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블록체인 ETL은 2018년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데이터만 검색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비트코인 캐시, 대시, 도지코인, 이더리움 클래식, 라이트코인, 지캐시 총 6가지 암호화폐의 블록체인 데이터를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 아직은 오리무중


현재까지 애플이 직접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해외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의 지난 15일(현지 시간) 자 보도에 따르면 애플 역시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문서를 제출하며, 광물 공급망과 광물 노동자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가이드라인의 초안 작성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애플은 현재 책임 있는 사업 동맹(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이하 RBA)에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RBA의 책임 있는 광물 계획(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 이하 RMI)의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고, 산하의 블록체인 팀에 참여하며 가이드라인 초안 작성에 참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구글 또한 RBA의 회원 명단에 올라와 있으며, 이들을 포함해 세계의 350개 이상 업체가 RBM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또한 2017년 12월 애플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블록체인과 공개키를 이용하여 시간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특허를 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2018년 10월에 블록체인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 하기 위해벤처캐피털 기업인 미국 에퀴글로벌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습니다.

* 참조: 김영우 외 4인, "선택과 집중: 왜 FAANG에서 MAGA로 바뀌었을까", SK증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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