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AI 스피커는 음성을 주 인터페이스로 사용해왔다. 다양한 공간에서 손쉽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화면 달린 AI 스피커가 늘고 있다. 아마존은 2017년 ‘에코 쇼’를 출시했으며, 구글은 지난해 10월 ‘구글 홈 허브’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화면 달린 AI 스피커가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놓았다.

KT는 지난 4월29일 화면과 셋톱박스를 결합한 일체형 AI TV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선보였다. 오는 2일 출시되는 기가지니 테이블TV는 KT의 AI 플랫폼 '기가지니' 기반의 셋톱박스에 화면을 결합한 제품이다. 11.6인치 화면 크기를 갖췄으며, 개인용 TV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하만카돈의 2채널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다.

▲  | KT 기가지니 테이블TV
▲ | KT 기가지니 테이블TV

또 개인화 음성합성(P-TTS, Personalized-Text To Speech) 기술에 기반한 '내 목소리 동화' 서비스도 선보였다. 총 300문장을 녹음하면 P-TTS 기술을 통해 부모 목소리로 동화를 들려줄 수 있는 기능이다. KT는 AI 서비스 기가지니 가입자가 165만명을 넘었다고 밝히며, 올해 3분기 안으로 가입자 200만명 달성을 예상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9일 디스플레이 탑재형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출시했다. 7인치 디스플레이와 최대 20W 출력을 낼 수 있는 JBL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됐다. SK텔레콤은 보이는 AI 스피커를 활용해 어린이 콘텐츠에 집중할 계획이다.

▲  | SKT 누구 네모
▲ | SKT 누구 네모

LG유플러스도 4월 중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했으며,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지난해 12월 클로바가 탑재된 포터블 IPTV 'U+tv 프리'를 선보인 바 있다.

▲  | LG유플러스 U+tv 프리
▲ | LG유플러스 U+tv 프리

이처럼 화면과 AI 스피커를 결합한 제품이 늘고 있는 이유는 화면을 통해 더욱 풍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 기반 AI 스피커는 직관적인 정보 전달에는 유리하지만, 표현할 수 있는 정보의 형태와 양에 한계가 있다. 또 아직 과도기 단계인 음성 콘텐츠와 더불어 영상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AI 스피커 사용자 중 어린이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화면을 활용한 어린이 콘텐츠 제작에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과 구글을 필두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분석 업체 카날리스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7800만대 규모로 3470만대 수준이었던 2017년 대비 124.7% 성장했다. 이 중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31.1%, 3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구글은 지난해 4분기 스마트 디스플레이 '구글 홈 허브'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시장 선두주자 아마존을 크게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알리바바(전년 대비 815% 성장, 시장 점유율 11.4%)와 샤오미(전년 대비 8744% 성장, 시장 점유율 9.1%)가 차지했다.

▲  | 구글 홈 허브
▲ | 구글 홈 허브

한편, 국내 AI 스피커 시장의 주요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화면 달린 AI 스피커를 당장은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일본 시장에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놓은 바 있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미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마트 스피커 디바이스의 형태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현재 카카오는 음성만으로 완결된 사용성을 확보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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