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채팅목록탭 광고, ‘톡보드’를 이달 전체 이용자에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한정된 광고주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왔지만, 호응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안으로 톡보드 '오픈 베타 테스트(OBT)'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종원 카카오 사업전략팀장은 6월26일 광화문에서 열린 ‘톡비즈 세미나’에서 ‘톡보드’에 대해 “기존 광고 대비 효과가 좋다. 성과가 너무 좋아 두근두근하다”라고 말했다.

톡비즈는 카카오 플러스친구,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모티콘 등 카카오톡을 활용한 사업을 총칭한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카카오톡 내 광고 확대와 메시지 광고 성장, 선물하기 등 커머스 사업 매출 증대 영향으로 톡비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269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포털 기반 사업 매출은 1264억원으로 나타났다.

톡과 포털. 규모는 엇비슷하지만 잠재력은 다르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는 데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에 카카오는 성장세인 ‘톡’을 중심으로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톡보드’가 혁혁한 공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톡보드’는 지난 5월 카카오가 도입한 채팅목록탭 광고를 뜻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예측을 토대로 사용자마다 다른 지점에 노출된다. 일반적인 배너 광고와 달리 카카오톡 안에서 AD뷰 형태로 기본 랜딩페이지가 생성되며 구매, 예약, 회원가입 등을 원클릭으로 진행할 수 있다. 목적에 따라 선물하기, 챗봇, 메이커스 등 카카오톡 내 다양한 플랫폼과 연결이 가능하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는 4407만6천여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그것도 채팅목록탭에 광고를 띄운다는 소식에 광고주들은 호응을 보냈다. 반면 이용자들은 부정적인 의견이다. 채팅목록탭에 광고가 있을 경우, 사용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카카오톡 안에서 보이는 각종 광고로 피로도가 쌓인 탓도 있다.

이종원 팀장은 “지속적으로 네거티브 피드백 수집하고 광고 성과와 비교해 데이터를 비교하고 있다. 사용자가 어떤 시점과 위치에서 (광고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학습하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도 걱정이 많았지만 실제로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지는 않았다. 자신감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반영해 톡보드를 채팅목록탭 상단에 고정 배치하기로 했다. 광고에 대한 의견을 전송할 수 있는 네거티브 피드백(Negative feedback) 기능을 추가 적용해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할 예정이다.

현재 톡보드는 한정된 광고주를 대상으로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3분기 안에 톡보드를 오픈 베타 테스트(OBT)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전년 대비 톡비즈 매출 50%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음은 카카오와 일문일답.


Q. 구체적인 성과 발표가 없어서 실망스럽다.

= 매출 성과는 IR에서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 운영 기간 동안은 실제로 광고 퍼포먼스가 좋은지. 많은 매출과 비즈니스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이용자 이탈이 없는지. 이것을 확인하고 시작하는 기간이라고 봤다. 사실 성과 같은 경우는 자신감이 너무 붙어서 두근두근할 정도다. 기존 광고 대비 효과가 너무 잘 나고 있다. 한번에 성과를 푸는 것보다는 파트너가 잘 이용할 수 있도록 1:1로 얘기하려고 한다.

Q. 부정적인 피드백은 없었나.

=이용자 이탈, 네거티브 피드백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초기에는 일부 이용자를 선정해서 광고를 운영했는데, 많은 경우를 테스트해봤다. 예를 들어 읽어야 할 메시지가 많을 때, 뜬금없는 시간에 등등. 그 결과 우호적인 시간대, 위치, 장소 등을 좁힐 수 있었다.

이제는 커뮤니티에서 (톡보드 때문에) 괴롭다는 내용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정도로 진심 어리게 운영했다. 우리가 택한 방법은 최상단에 광고를 고정해서 광고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했다. 알림상황, 시간대, 광고 종류, 내용 등은 계속 최적화 중이다. 매출 관련 얘기를 해보면 전분기 IR 때 말한 목표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클로즈드 베타로 운영해도 가능하다.

Q. 전환율이 높다고 말했는데 어느 정도인가. 카카오 싱크로 가입하면 기업 홈페이지 가입을 도와준다고 했는데 내 정보가 어디까지 공유되는 것인가.

=마케팅 비용 대비 매출로 봤을 때 400%로 기준을 잡는데, 이것을 만족시켜주고 있다. 커머스 플레이어가 광고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전환율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카카오 싱크, 간편가입과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간편가입으로 회원을 받으면 회원 행태 정보, 식별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다. 파트너사와 이것을 공정하게 우리는 공유하려고 한다. 이용자가 이것을 동의했을 때 회원으로 연결시켜주는 거다. 싱크 체계 안에서 이용자단의 불편을 없애고 파트너와 함께 시스템적 문제 가능케하는 프로토콜이라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약관은 방통위 기준에 따르고 있다.

Q. 톡보드 노출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이용자 입장에서는 카톡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보이게 될 수 있다. 책임 소재를 두고 분쟁이 있을 수 있다. 또 싱크든, 톡보드든 카카오톡을 많이 사용할수록 개인정보 파트너사에 퍼지게 될 듯한데.

=광고 노출은 이용자 관심사와 모든 정보에 기반해 예측해서 보여준다. ‘광고전송 최적화’라는 표현을 쓴다.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이탈하지 않고 모든 게 처리되기 때문에 카카오가 ‘커머스’ 아니냐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분리가 돼 있다. 카카오 안의 커머스뿐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과의 강한 연대를 고려하고 있다. 배송과 CS 대응은 우리가 중개사업자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법령에 따라 적절하게 고지하고 있다.

‘톡비즈’를 하면 할수록 개인정보가 많이 유출되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개인정보는 대표적인 게 이름, 생년월일 등인데 필요 이상으로 수집하진 않는다. 카카오톡 가입 시 수집한 정보 위주다. 이후 주소 등등 부가 정보를 입력 받게 되는데 동의에 의거해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Q. 톡보드 상품 가격 올라갈 가능성 있나. 가격 보면 대형업체들 광고영역으로 보이는데 영세업체들 위한 건 없는지.(톡보드 보장형 광고상품(1천회 노출당 과금)의 가격은 20억·5억·2억원이다.)

=성과형은 가격 변동 가능성 없다. 보장형은 너무 고액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폭을 넓히겠다.

Q. 개인정보 동의 하에 한다고 했는데, 서비스 동의 안 하면 이용을 못하지 않나. 그리고 카카오톡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 되면 앱이 무거워질 수 있다.

=회원가입의 맹점이 있기는 하다. 방통위 지침을 따르고 있다. 카카오톡 자체는 무거워지지 않고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 안정화를 이뤘다. 광고 도입 때문에 톡이 무거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Q. 내가 만약 파트너사라면 매력적일 거 같지만 이용자에게는 이점이 뭔가. 불편할 것 같은데.

=소비자 입장에서 받고 싶지 않은 메시지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네거티브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메시지 같은 경우는 차단, 삭제 기능 제공하고 있다. 톡보드도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즉시 삭제 가능하다. 이용자 피로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겠다.

Q. 결국 이용자 입장에서 카카오가 나를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궁금할 거 같다. 톡보드 테스트하면서 이용자 위치, 장소도 고려했다고 했고 '행태정보'를 이용한다고 했는데 행태정보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비식별 상태라고 해도 내 정보가 어느 정도까지도 수집되고 분석되는지 알고 싶다.

=카카오는 이용자를 잘 알고 있는 것보다 잘 예측하는 것이다.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거다.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는 단편적이다. 대부분 인공지능 기술은 단편적인 정보를 조합해서 정답에 가까운 걸 찾아내는 것이고, 우리도 이와 같다. 행태정보라는 것은 내부적으로 250가지로 분류를 하고 있고 소분류로 몇 천가지가 있다. 이를 다 말할 수는 없다. 행태정보를 바탕으로 예측 정확도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에 A라는 사람이 있는데 가입한 지 6개월 밖에 안 됐다면 파트너사와 공유해서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Q. 불만 사용자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된 적이 없다. 그게 부족해서 계속 얘기가 나온다고 본다. 톡보드 불만 어떻게 취합할 거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소수 의견을 정책적으로 반영하기는 힘들다.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는 방법을 마련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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