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의 아이러니

2018년 6월20일은 슬랙을 사용하고 있던 미국내 기업들에게 잊지 못할 하루일 것이다. 왜냐하면 당일 오전 내내 장애로 슬랙 서비스에 접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침, 이때는 레스큐타임(RescueTime)이라는 조사 기관이 1만2천명 이상의 슬랙 사용자를 대상으로 생산성 변동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던 기간이었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슬랙을 사용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오히려 기업 내 지원들의 생산성 지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생산성과 협업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도입한 슬랙과 팀즈 같은 그룹챗 서비스가 역설적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하락시키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  | 출처 = RescuTime. Slack vs. Productivity: Here’s what happened when everyone’s favorite communication tool went down
▲ | 출처 = RescuTime. Slack vs. Productivity: Here’s what happened when everyone’s favorite communication tool went down

실제, 최근 1-2년 사이 실시간 채팅이 실질적으로 업무 진행 시 협업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식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과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몰입(Deep work)‘를 통한 협업 방식이 효율성과 생산성에 대한 대안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협업툴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서 콘텐츠 기반 협업툴인 세일즈포스 큅(Quip)과 드롭박스 페이퍼(Paper), 노션(Notion)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세일즈포스 큅이 왜 빠른 속도로 협업툴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콘텐츠 기반 협업 모델


| 세일즈포스가 인수하기 전 2012년도 큅(Quip)

큅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에버노트의 아성에 도전하는 또 하나의 노트 앱(Note-taking app)이 등장한 것으로 이해했다. 실제 큅 스스로도 ‘모던 워드프로세서(Modern Word Processor)’로 명명하였다. 하지만 2016년 글로벌 기업 세일즈포스가 큅을 8천억원에 인수하면서 사람들은 왜 세일즈포스가 이 노트 앱 서비스를 왜 인수했는지 궁금해했고, 그 의문은 2017년 큅이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여 시장에 출시되자 느낌표로 변했다.

| 새롭게 재탄생한 2016년 큅

큅은 단순한 노트 작성이 가능한 워드프로세서에서 동료와 하나의 공간 안에서 할 일과 일정을 생성하고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참여하여 문서 작성이 가능하며 이러한 과정이 하나의 페이지 안에 담겨 있는 형태의 원페이지 협업툴로 진화한 것이다. 참고로, 비슷한 시기 드롭박스도 페이퍼라는 유사한 원페이지 협업 서비스를 출시했고,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노션도 2016년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제 별로 동료 초대 후 협업



큅에 가입 후 제일 먼저 해야 할 부분은 팀 동료를 초대하는 일이다. 큅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문서 별로 함께 협업할 팀과 동료를 초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원페이지에서 할 일/일정 관리, 프로젝트 관리, 대화를 한번에



동료를 초대했다면 협업을 시작할 준비는 끝났다. 처음 큅과 같은 원페이지 협업툴을 접한 사람들은 빈 페이지를 마주하고 어떻게 업무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자유도가 원페이지 협업툴이 가진 강점이다. 사실 원페이지 안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이메일 내 업무 진행 상황이나 PPT에 글이나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처럼 하나의 주제 별 세부 플랜을 작성할 수도 있다. 단순하게 주간 목표나 미팅 후 회의록을 정리하거나, 리서치한 내용을 유려한 에디터를 통해 아름답게 정리할 수도 있다. 이번 주에 해야 할 부서별 업무 내용을 체크 리스트처럼 정리해나갈 수도 있다.

 


큅은 문서 작성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실질적으로 협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할 일, 일정, 담당자 지정 등이 가능하다. 주제 별로 내용을 정리해나가다가 다른 동료에게 할 일을 할당할 필요가 있다면 본문 노트 작성 중에 @ 버튼만 입력하면 동료를 멘션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업무를 진행하는 데 발생하는 하위 업무, 할 일들을 구체화하고 각 담당자에게 업무를 할당함으로써 기본적으로 협업이 시작된다.

 


큅의 @ 버튼은 서비스 내에서 필요한 모든 주요 기능을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는 입력키다. 단순히 사람을 멘션하는 것외에도 이미지, 파일을 첨부하거나 엑셀이나 테이블을 생성할 수 있으며 다른 공간에 작성되어 있는 문서를 연결하여 업무와 업무를 연결할 수 있다.

 


업무를 진행하다 특정할 일, 일정, 이미지에 대해 추가적인 피드백과 대화가 필요하면 큅의 코멘트(Comment)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코멘트 기능을 활용하면 특정 주제 별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단순히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 이상의 코멘트로 대화하고 피드백을 남기면 업무 맥락이 그대로 기록돼 다른 동료와 공유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업무 진행 상황을 메신저로 물어보거나 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낮추고 업무 히스토리가 관리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양한 부서 별, 업무에 최적화된 템플릿



큅은 다양한 업무 형태, 부서 별로 필요한 수십 개의 문서 템플릿을 무료로 제공한다. 마케팅에서 필요한 캠페인 플랜을 위한 템플릿, 예산 관리를 위한 엑셀 템플릿에서부터 세일즈 인력에서 필요한 어카운트 플랜, 제품개발 시 유용한 제품 로드맵, 스펙 관리 페이지 등 다양한 목적에 맞게 템플릿을 선택하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템플릿을 제공한다. 실제 다양한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업무 형태를 분석하여 업무 주제 별 기본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어 생각보다 도움이 되는 콘텐츠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협업툴 '원페이지 협업툴'


10년 사이 다양한 협업툴과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재미있는 점은 10년 전 등장한 그룹웨어와 콜래보레이션 스위트(Collaboration Suite)가 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데 4년이 걸렸다면, 슬랙과 같은 그룹챗은 200만 고객을 달성하는 데 2-3년 밖에 걸리지 않았고, 최근 등장하고 있는 큅과 같은 원페이지 협업툴은 1-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글로벌 협업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원페이지 협업툴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또 하나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협업툴 도입 트렌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기업들의 추세가 하나의 협업툴로 기업 내 모든 업무를 지원하려고 하지 않고 여러 개의 협업툴을 목적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 소재 프로젝트 관리 협업툴인 스마트시트(Smartshee)가 2017년 미국 내 1천명의 IT 의사 결정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80% 기업이 5개 내외의 협업툴을 활용하고 있고 그중 하나로 원페이지 협업툴에 대한 도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시간에는 국내 기업 중 글로벌 원페이지 협업툴 시장에 도전하는 콜라비 서비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불필요한 알람을 줄이고 업무 맥락 파악에 최적화된 콜라비 서비스를 통해 원페이지 협업툴 간의 차별점에 대해 알아본다.

※ 이 글은 협업툴 콜라비의 공식 블로그에도 게재됐습니다.
※ 협업툴 관련된 다양한 트렌드와 정보를 빠르게 얻고 싶다면? (협업툴 콜라비 페북 팔로우하기)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