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입니다.”

국내 최초의 소셜 임팩트 생태계 연대 ‘임팩트 얼라이언스(Impact Alliance)’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9월4일 회원사인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임팩트 투자사 대표 약 70여명은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 모여 임팩트 얼라이언스 창립총회를 열었다.

초대 이사진은 김미진 위커넥트 대표,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이진희 베어베터 대표,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 대표, 허미호 위누 대표,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로 꾸려졌다.

임팩트 얼라이언스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하겠다”라며 “회원사로부터 수집한 데이터, 정책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또 “우리는 사회적 담론을 가져가는 하나의 ‘그릇’이 되고자 한다”라며 “(임팩트 얼라이언스는) 정책을 제안하는 중요 채널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팩트'를 위한 때가 왔다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 사회적 영향력)’란 개인 또는 기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활동을 뜻한다.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빅이슈’나,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다양한 사업을 하는 ‘베어베터’ 등이 대표적인 임팩트 지향 조직이다. 임팩트 얼라이언스는 이 같은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 임팩트 투자사 등이 모인 협의체다.

허재형 대표는 "정부가, 시장이 실패한 지점에서 소외된 이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활동해온 비영리단체, 스타트업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 기업의 CSR 활동과 함께 이러한 조직들을 투자,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등을 통해 돕는 곳들, 이 모두를 ‘임팩트 지향 조직’으로 부른다"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내걸었고, 소셜벤처와 같은 사회적 경제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생태계에 관한 고민을 공유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이듬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셜벤처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 펀드’를 1200억원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임팩트금융을 육성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국내 주요 금융사들도 임팩트금융에 출자를 결정했다. 허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서 소셜벤처 지원체계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게 됐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점들을 공동의 목소리로 말해야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임팩트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8월 미국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성명서를 내고 “기업은 눈앞의 이윤 추구와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결정에서 나아가, 모든 이해당사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팀 쿡 애플 CEO, 메리 배라 GM CEO를 포함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속한 181명의 CEO가 이 성명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앞으로는 경영학 교과서의 첫 번째 문장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임팩트 생태계에는) 희망의 움직임이다”라며 “생태계에 있어 중요한 흐름이 이 시기에 만들어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하면서 작년, 올해처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소셜 임팩트’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행동하려는 때가 있었나 싶다. 이 시점에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임팩트 얼라이언스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지탱하는 것들


주요 사업은 4가지로 추려진다. △회원사 활동 관련 데이터 구축 △정부지원정책을 조율 및 설계할 수 있는 체계 구축 △생태계 담론을 만들고 공유하는 컨퍼런스 운영 △구성원을 위한 복지몰 운영 등이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소셜 임팩트 생태계는 초기투자와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었다”라며 “앞으로는 체계적인 성과 데이터 구축과 폭넓은 정책 제안을 통해 생태계의 다음 단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임팩트지향조직(impact-driven organization)’이라는 관점으로 작은 벤처부터 투자와 지원조직까지 모여서 생태계 차원의 협력을 만들어가는 것이 임팩트 얼라이언스의 목표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핵심은 임팩트의 효과적인 공유다. 임팩트 얼라이언스는 임팩트 지향 조직의 재무적인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성과를 보편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회원사와 구성원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렇게 측정한 성과를 정부, 시장, 사회, 현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또 임팩트 지향 조직의 근로환경 개선을 이끌기로 했다. 허 대표는 임팩트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하나, 근로환경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점을 짚었다. 전체 조직의 성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리후생 서비스와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복지몰을 운영하고 회원사 구성원에게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시스템을 만들면 회원사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등 유사한 환경에 있는 다른 조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다. 이 점도 함께 고민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추후 업계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도 제안할 예정이다. 허재형 대표는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는 임팩트 투자가 정책적으로 집중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업계의 다양한 바람이 있는데,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네오팩트, 닷페이스, 루트임팩트, 베어베터, 빅이슈코리아, 사회연대은행, 에스오피오오엔지, 위누, 위커넥트, 임팩트스퀘어, 크레비스파트너스 등 총 96개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자격조건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 및 단체, 사업자 등록을 한 개인 사업자는 신청 후 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쳐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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