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AI로 모션캡처 ‘뚝딱’, 영상은 자동편집…‘어도비’는 지금

발행일 2019-11-15 09:15:15
“해리포터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타티아나 메지나 어도비 인공지능(AI) 제품 마케팅 총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지난 11월4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어도비 맥스(Adobe Max)’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현장에서 만난 메지나 총괄은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라며 “AI는 많은 것들을 바꾸고 있다”라고 말했다.


디자인 축제 가보니


어도비 맥스는 ‘디자인 축제’로 불린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프리미어, 애프터 이펙트 등 어도비 대표 저작도구의 신기능을 공유하는 행사다.

참관객은 전문 창작자들이 대부분이다. 전세계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영상 제작자, 사진작가 등은 어도비 맥스를 보기 위해 매년 ‘예술의 도시’ 로스앤젤레스로 몰려 든다. 올해 행사에는 약 1만5천명이 참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어도비 맥스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전문가지만 볼거리는 풍성했다. ‘모두를 위한 창의성(Creativity for all)’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어도비는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 혹할 만한 기능을 여럿 내놨다. 저작 과정에서 ‘단순노동’에 가까웠던 작업들을 자체 AI ‘센세이’로 간편화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가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폭시킬 것”이라고 장담한 대로였다.

포토샵, 애프터 이펙터...AI가 하는 일


2016년 어도비는 AI '센세이'를 선보였다. 디지털 저작 작업에서 센세이는 단순하고 소모적인 과정을 도맡고 있다. 애플의 ‘시리’나 삼성전자의 ‘빅스비’ 같은 음성 비서와는 다르다.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등 소프트웨어 기능 곳곳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 3D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앱 '애어로(Aero)'를 체험하고 있다.


전시 파빌리온 ‘포토샵’ 부스에서 어도비 디자이너에게 “센세이로 향상된 기능이 있으면 보여 달라”고 말하자 그는 “사실 나는 포토샵에 첨단기술(High technology)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른다”라고 말했다.

올해 센세이는 ‘누끼(ぬき, 빼다) 따기’를 손쉽게 바꿨다. 누끼 따기는 이미지에서 특정 객체의 테두리를 본떠 오려내는 작업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마우스로 객체의 테두리를 ‘한땀 한땀’ 지정해야 했다. 소모적인 작업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에 어도비는 스스로 드래그를 하면 자동으로 객체 테두리를 골라주는 기능을 개발했다. 테리 화이트 어도비 디자인·사진 에반젤리스트는 “AI가 내가 선택하려는 객체를 기존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자동으로 찾아준다”라고 설명했다.



어도비 신기능 맛보기 세션인 ‘어도비 스닉스(Sneaks, 엿보기)’에서도 센세이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어도비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지메이 양(Jimei Yang)은 센세이를 기반으로 인물의 골격과 윤곽을 파악, 움직임을 본 따 모션 캡처·트래킹에 적용하는 ‘고 피규어 스닉(GoFigureSneak)’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센서가 부착된 수트를 입고 동작을 취한 뒤 특수효과를 적용하는 등 복잡했던 기존의 과정을 건너뛸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로젝트 어바웃 페이스(Project about face)’는 이미지의 조작 여부를 AI로 판별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그램은 어떤 부분을 꾸며냈는지 알려주고, 원본으로 복원도 해준다.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쉽게 조작할 수 있지만, 이렇듯 가짜 이미지를 가려내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 메지나 총괄은 “AI는 작업시간을 줄여 창의성에 자유를 더해주고, (창의성을) 증폭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편한 도구 만드는 이유, ‘생태계’ 확장


어도비는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 어도비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등을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로 한데 묶어, 일정액을 내면 주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대부분 회원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영상 제작자, 사진작가 등 관련업계 종사자다.

모바일로 오면 어도비를 대체할 만한 앱은 많다. SNS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데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포토샵 없이 스마트폰 사진을 보정하고, 프리미어 없이 영상을 금세 편집할 수 있다. 어도비가 작년 ‘창의성의 민주화(Democratize Creativity)’를 주제로 내건 데 이어, 올해 ‘모두를 위한 창의성(Creativity for All)’을 말한 배경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를 어도비 창작 생태계로 끌어오는 데 지향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주는 AI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도구의 발전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장에서 만난 유튜버 ‘해피새아(엄새아)’는 “영상을 만드는 입장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다양한 툴을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번 콘퍼런스를 흥미롭게 봤다”라고 말했다.

관람객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10년차 사진가 ‘마젝(김주현)’은 “사진 강의를 하고 있는데, 강의 내용을 많이 바꿔야 할 것 같았다”라며 웃었다. 이어 “기술의 진화로 비전문가도 전문가 같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고도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전문가로 살아남는 시대가 올 듯하다”라는 평가를 남겼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뉴스레터
최신 IT 소식을 가장 빠르게 받아보세요.
(광고성 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