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우리나라 앱 서비스가 있다. 바로 ‘라인(LINE)’이다.

라인은 일본에서 2011년 6월 메신저로 시작했다. 그리고 채 10년도 되지 않아 전세계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라인 앱 월간 실사용자(MAU)는 1억8600만명이고, 전세계 5억명이 사용하고 있다. 라인을 통해 오가는 하루 평균 메시지 수는 41억건에서 최대 50억건. 네트워크 트래픽으로 표현하자면 일별 1Tbps가 오가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서버 수는 약 4만대에 이른다. 이 서버들을 쌓으면 약 2200m로 남산타워 약 9개 높이다.

동남아시아 국민 메신저 '라인'


이 같은 규모를 바탕으로 라인은 이제 메신저를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나섰다. 라인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약 70개에 이른다. 간편결제, 인터넷은행, 증권, 암호화폐와 같은 핀테크 사업을 시작으로, 트래블, 뉴스, 라이브, 뮤직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함께 커머스, 마케팅 솔루션, 인공지능(AI) 검색 기능도 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가 자회사인 라인을 소프트뱅크 손자회사 야후재판과 경영통합하겠다고 합의하면서, 라인은 아시아 메가플랫폼으로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 거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출자해 라인을 합작회사로 만든다. 합작회사는 Z홀딩스 지배 주주가 되고, Z홀딩스는 통합지주회사로서 산하에 라인운영회사 및 일본기업인 야후 주식회사 등을 두게 된다. 어쩌면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게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라인 본사를 <블로터>가 다녀왔다.

▲  | 라인 신주쿠는 15층에서 23층까지 총 8개층을 사용한다
▲ | 라인 신주쿠는 15층에서 23층까지 총 8개층을 사용한다

▲  | 이런 방문증을 챙겨야 들어갈 수 있다.
▲ | 이런 방문증을 챙겨야 들어갈 수 있다.

브라운과 코니와 샐리, 제임스가 사는 곳


신주쿠에 위치한 라인 사무소는 시부야에 있다가 2년 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진이 많이 나는 일본 특성 상 내진 설계가 잘 된 최신 사무실에 입주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라인 신주쿠는 15층에서 23층까지 총 8개층을 사용한다. 이 공간엔 사무실이나 회의실 외에도, 카페, 사내 편의점, 마시지룸, 스튜디오, 보육원 등이 자리한다.

사옥 전체 분위기는 '인더스트리얼 리빙'이라는 기조 아래 일도 하고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컨셉으로 꾸며졌다. 라인 사무실을 찾는 사람이 방문할 수 있는 호텔 로비 스타일의 23층 리셉션 공간부터 사무 공간까지 라인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로 공간을 설계했다.

▲  | 23층 휴식공간 전경
▲ | 23층 휴식공간 전경

▲  | 휴식공간에 위치한 레고 블럭으로 경쟁사 캐릭터를 만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 | 휴식공간에 위치한 레고 블럭으로 경쟁사 캐릭터를 만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  | 손가락이 가리키는 부분이 다다미 방이다. 오후가 되면 저곳에서 잠을 청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가운데 테이블은 점심 시간이 되면 뷔페 테이블로 변한다.
▲ | 손가락이 가리키는 부분이 다다미 방이다. 오후가 되면 저곳에서 잠을 청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가운데 테이블은 점심 시간이 되면 뷔페 테이블로 변한다.

▲  | 휴식 공간 한켠에 다트와 당구대가 위치해 있다.
▲ | 휴식 공간 한켠에 다트와 당구대가 위치해 있다.

▲  | 테이블과 책상을 비롯해 쇼파도 참 많다.
▲ | 테이블과 책상을 비롯해 쇼파도 참 많다.

신주쿠 본사, 하이라이트는 '메가 브라운'


특히 직원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는데 신경 쓴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휴식 공간이 넓은 23층엔 일본 문화를 고려한 커다란 다다미 방이 눈에 띄었다. 라인은 전세계 지점에 각 나라 문화 특성을 고려해 공간을 설계하는데, 인도네시아엔 기도 공간, 태국과 한국엔 수면실과 스트레칭 룸 등을 지었다고 한다.

신주쿠 라인 본사에서 근무하는 라인 직원은 약 2천여명, 글로벌 직원 7천명 중 약 35%가 이곳에서 근무한다. 매월 직원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조만간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갈 계획도 세웠다.

라인 사무실 곳곳에는 라인 캐릭터인 브라운, 코니, 제시카, 에드워드, 샐리, 부장님, 팡요 등 캐릭터 14명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캐릭터도 소품이 아닌 조직의 일원으로 공간 곳곳에서 라인의 서비스와 분위기를 살린다.

▲  | 나는 라인 캐릭터 중 브라운을 제일 좋아해서 얘만 찍었...
▲ | 나는 라인 캐릭터 중 브라운을 제일 좋아해서 얘만 찍었...

▲  | 카페 근처에 위치한 브라운.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 | 카페 근처에 위치한 브라운.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  | (왼쪽부터) 브라운, 샐리, 에드워드, 초코다
▲ | (왼쪽부터) 브라운, 샐리, 에드워드, 초코다

▲  | 라인 캐릭터인 제임스가 폼을 재며 있다. 옆으론 라인 클로바 제품(AI스피커를 비롯)이 위치해 있다.
▲ | 라인 캐릭터인 제임스가 폼을 재며 있다. 옆으론 라인 클로바 제품(AI스피커를 비롯)이 위치해 있다.

카페 근처엔 바리스타 복장의 브라운이, 회의실엔 넥타이를 매고 근엄하게 앉아있는 부장님이, 리셉션 데스크에 위치한 코니는 리셥센에 나와있는 직원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으며 라인 방문객을 맞는다.

▲  | 리셉션에서 제일 먼저 방문객을 맞아주는 코니
▲ | 리셉션에서 제일 먼저 방문객을 맞아주는 코니

이 중 하이라이트는 리셉션 공간 한 쪽에 위치한 거대 브라운, 메가 브라운이다. 메가브라운은 2m가 넘는 브라운을 일컫는다. 라인 신주쿠 사무실에 위치한 브라운은 약 3m에 가까운 크기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는 위용을 자랑한다.

▲  | 머리가 천장에 닿을락말락하는 메가브라운
▲ | 머리가 천장에 닿을락말락하는 메가브라운

라인 사무소는 9개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에만 도쿄 외 4개 지점에 라인 사무소가 있다. 모든 라인 사무소는 같은 미션 로고를 공유하는데 시계가 대표적이다. '클로징 디스턴스'라는 사내 비전에 따라, 거리를 좁혀 나가는 라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났다.

▲  | 이 디자인은 전세계 라인 사무소에 자리하고 있다.
▲ | 이 디자인은 전세계 라인 사무소에 자리하고 있다.

방문객을 제일 먼저 맞는 리셉션 공간 중앙에는 라인 로고가 위치해 있다. 최근 라인은 메신저 회사에서 벗어나 핀테크, AI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기존 말풍선 모양을 배제하고 심플한 기업 로고를 배치했다.

▲  | 리셉션 데스크 전경
▲ | 리셉션 데스크 전경

사내 카페는 라인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다. 현금은 받지 않는다. '캐시리스 스토어'로 스이카 같은 일본 교통카드, 라인페이, 네이버페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  | 현금 안받아요
▲ | 현금 안받아요

▲  | 교통카드도 된다. 네이버페이도 이곳에서는 쓸 수 있다.
▲ | 교통카드도 된다. 네이버페이도 이곳에서는 쓸 수 있다.

회의실은 의자 등 소품에 변화를 줬다. 다르게 꾸몄다. 부장님이 자리 잡은 회의실은 언제나 인기폭발이다. 이날 우연히 비어 있는 회의실을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  | 사원들에게 인기폭발인 회의실. 부장님과 함께 회의한다고.
▲ | 사원들에게 인기폭발인 회의실. 부장님과 함께 회의한다고.

마사지룸도 위치해 있다. 근무 시간 중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서현에 위치한 한국 라인 사무소도 마찬가지다. 시각장애인을 고용했으며, 한 달에 2번 이용할 수 있다.

회사 근무하면서 궁금한 부분이나 고장 난 부분 등 도움이 필요한 일을 대응하기 위해 라인 케어도 운영한다. 라인 캐어는 별도의 라인 챗방을 운영해 직원들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고 있는 불편이나 다양한 민원을 처리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택배나 건강보험 같은 문제도 물어보고 도움을 구할 수 있다. 회사 생활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라인 계정을 이용해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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