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3일, 법무법인 오킴스가 빗썸 코인으로 알려진 BXA토큰 구매자들이 이정훈 빗썸 고문과 김병건 BK그룹 회장을 상대로 집단 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피해자는 60여 명이며 피해액은 78억원에 상당한다고 합니다. 오킴스는 12월 말까지 추가 피해자를 모집하고 고소 및 고발을 진행한다고 밝혔기에 집단 소송에 참여하는 피해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 BXA 백서 갈무리
▲ | BXA 백서 갈무리

BXA토큰 발행사는 어디?


그렇다면 BXA토큰은 무엇이고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BXA토큰을 발행한 BTHMB홀딩스(구 BK글로벌컨소시엄)는 김병건 회장이 싱가포르에서 세운 법인입니다. 2018년 10월 BTHMB홀딩스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코리아의 지주사 '빗썸홀딩스'의 지분 50%와 1주를 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BTHMB홀딩스는 '빗썸코리아의 대주주의 대주주'가 되며 빗썸코리아를 우회적으로 인수하는 모양이 그려집니다.

BTHMB홀딩스는 빗썸코리아 인수 이외에도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잇는 동맹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립니다. 이것이 바로 '블록체인 익스체인지 얼라이언스(BXA)'며, BTHMB홀딩스는 BXA체인이라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개발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그리고 BXA 네트워크에서 쓰일 수 있는 BXA토큰을 발행합니다. BXA 홈페이지에 따르면 BXA토큰을 이용하면 거래 시 수수료를 할인 받을 수 있고, 상장될 프로젝트에 투표할 수 있으며 낮은 수수료로 송금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BXA토큰은 총 2백억 개가 발행됐습니다. 2018년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김병건 회장은 '오렌지블록'만이 BXA토큰을 공식적으로 판매할 권리를 가졌으며 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판매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BXA토큰은 비트맥스(BitMax.io), 올코인, 엘뱅크 등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캐셔레스트의 원화마켓에 상장됐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오킴스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BXA 구매자들은 BTHMB 임원진 및 판매총책 등에 대하여 사기죄로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 합니다. 더욱이 BXA 발행사인 BTHMB의 회사 가치에 위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상법상특별배임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구매자들이 뜻을 모아 고소를 준비 중인 것일까요.

▲  | 2018년 11월23일 올라온 공지에서도 빗썸 언급(출처=BXA 텔레그램 공지방)
▲ | 2018년 11월23일 올라온 공지에서도 빗썸 언급(출처=BXA 텔레그램 공지방)

BXA토큰 구매자들은 "BXA 코인이 실제로는 빗썸이 발행한 코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빗썸에서 쓰이는 거래소 코인이 될 것이라고 믿게끔 기망했다"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BXA는 공식 채널에서도 '빗썸'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2일 빗썸은 '블록체인 익스체인지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공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1월3일부터 7일간 'BXA 최초 상장기념 사전이벤트'를 한다며 거래금액에 따라 BXA를 지급하는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해당 공지사항은 홈페이지에서 내려간 상태입니다. BXA토큰은 '빗썸 패밀리'인 빗썸 글로벌의 USDT 마켓, 빗썸 싱가포르의 BTC 마켓에 상장되었지만, 빗썸 코리아에는 상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  | 빗썸이 올렸던 'BXA 최초 상장기념 사전 이벤트 안내' 공지, 한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공지도 수정되며 '최초'라는 단어가 제외됐다는 의혹을 담은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원출처=빗썸)
▲ | 빗썸이 올렸던 'BXA 최초 상장기념 사전 이벤트 안내' 공지, 한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공지도 수정되며 '최초'라는 단어가 제외됐다는 의혹을 담은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원출처=빗썸)

한편 지난 9월30일 BTHMB홀딩스가 인수 잔금을 치루지 못하며 빗썸홀딩스 인수는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본래 인수 시한은 지난 3월 말까지였습니다. BTHMB홀딩스가 빗썸홀딩스의 지분 인수를 70%까지 늘리겠다며 잔금 납입 기한을 미룬 것이지요.

사실 이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논란이 불거져 나왔습니다.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사이자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인 '두올산업'이 SG BK그룹의 지분 57.41%를 취득할 것이라 밝혔었습니다. SG BK그룹은 김병건 회장이 설립한 법인입니다. BTHMB홀딩스의 지분 95.8%를 갖고 있는 곳이 SG브레인테크놀로지인데, SG브레인테크놀로지의 지분의 49.991%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SG BK그룹입니다.

그렇기에 두올산업이 빗썸을 간접 인수한다는 말이 나왔지만, 두올산업은 SG BK그룹의 주요 계약 위반 사항이 발견되어 지분 인수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었습니다. 이에 당시 빗썸홀딩스의 2대 주주였던 비덴트가 두올산업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김병건 회장이 코너스톤네트웍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코너스톤네트웍스를 통해 빗썸 인수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BTHMB홀딩스가 인수 잔금을 치를 능력도 없으면서, BXA 토큰을 빗썸 코인이라 판매한 것 아니냐?"라는 의문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킴스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BXA 구매자들도 "빗썸 코인이란 명목으로 지금까지 300억원 상당의 BXA를 판매"했으며, "BTHMB홀딩스가 빗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BXA토큰을 발행하였고, 약 300억원 상당의 BXA가 판매되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빗썸홀딩스 인수가 무산되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김병건 회장은 2018년 12월 기자회견에서 BXA토큰 판매로 모은 자금은 시스템 개발과 생태계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며, 인수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었습니다.

▲  | 2018년 11월27일에 올라온 BXA 토큰 구매 가능 요건 (출처 = BXA 텔레그램 공지방)
▲ | 2018년 11월27일에 올라온 BXA 토큰 구매 가능 요건 (출처 = BXA 텔레그램 공지방)

그리고 한 가지 의문점이 더 있습니다. BXA는 텔레그램 공식 채널에서 오직 공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및 관련 기관만 BXA토큰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이라크 국민은 토큰 구매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명시해 놓았지요. 하지만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한국 국적을 가진 이들도 BTHMB홀딩스가 공식 토큰 판매처로 지정한 '오렌지블록'을 통해 BXA토큰을 구매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빗썸 관계자는 왜 고소하나?


그렇다면 BXA 구매자들은 이정훈 빗썸 고문을 왜 고소하겠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BXA 구매자들은 "BTHMB홀딩스는 빗썸 고문인 이정훈 대표가 실질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현직 빗썸, 빗썸홀딩스(빗썸지주사), 아이템매니아 관계자들이 BTHMB홀딩스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합니다. 김병건 회장의 SG BK그룹이 SG브레인테크놀로지 지분 49.991%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앞서 언급했었는데 그렇다면 나머지 지분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요?

SG브레인테크놀로지의 나머지 지분 중 49.997%는 이정훈 고문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스팅보트를 가지고 있는 이가 0.01%, 빗썸홀딩스 관계자 2명이 각 1주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디센터>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라졌을 때 한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캐스팅보트'의 소유자의 존재에 주목했습니다. <디센터>에 따르면 캐스팅보트 권한을 쥔 김모씨는 '이정훈 빗썸 고문과 같은 전주 완산고 출신이자, 이 고문이 창립한 아이템매니아에서 동료'라고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BXA토큰 구매자들은 한 가지 사실을 더 주장합니다. "2018년 빗썸 지주사인 빗썸 홀딩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실제로 잔금 지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빗썸홀딩스 지분이 BTHMB홀딩스로 넘어간 바 있다"라는 것입니다. 잔금을 치르지 않은 채 지분의 빗썸홀딩스의 실물 주권이 BTHMB홀딩스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 SG브레인테크놀로지에 빗썸홀딩스 관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BTHMB홀딩스는 빗썸 지분 인수를 완료하였음에도 이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인수 불발을 주장했다고 말합니다.

▲  | 비덴트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결정 공시 (출처 = DART)
▲ | 비덴트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결정 공시 (출처 = DART)

BTHMB홀딩스가 지난 9월 인수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자, 빗썸홀딩스 2대 주주였던 비덴트가 BTHMB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빗썸홀딩스의 지분을 양수했습니다. DART에 11월22일 공시된 비덴트의 정정된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양도결정 보고를 보면, '9월30일에 양수인으로부터 잔금을 납부할 수 없다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당사는 질권계약에 따른 질권을 실행하여 잔금 일부를 회수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덴트는 1차 질권실행에 따라 2324주를 양수했고, 빗썸홀딩스의 2대 주주에서 최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BXA 구매자들은 "주요 관계자인 김병건 BK 그룹 회장이 BTHMB 이사직에서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했다"라고 말합니다.

진짜 ‘빗썸 코인’은 어디에?


BXA가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 지난 11월6일 빗썸은 ‘빗썸 패밀리'에 해당하는 14개사를 공개했습니다. 빗썸 패밀리에는 거래소인 빗썸 코리아, 글로벌 등 거래소를 포함해 수탁 서비스사인 인볼트, 볼트러스트, 리서치사 크로스앵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빗썸 패밀리를 연결할 '빗썸 체인'을 2020년 4분기까지 출시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  | 빗썸 패밀리에 해당하는 14개 사 (출처 = 빗썸글로벌)
▲ | 빗썸 패밀리에 해당하는 14개 사 (출처 = 빗썸글로벌)

같은 달 12일에는 빗썸글로벌이 빗썸 체인을 기반으로 '빗썸 코인(BT)'을 출시하겠다 말했습니다. 그러나 빗썸글로벌은 빗썸 코인이 기존의 코인과 다른 멤버십 포인트라고 설명합니다. 빗썸 패밀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빗썸 코인이 적립되고, 빗썸 코인을 현금처럼 사용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원 간 상호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반면 BXA 구매자들이 '빗썸 코인'으로 홍보되어 왔다 주장하는 BXA토큰은 14일 오전 8시경 현재 약 2.4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BXA 구매자들은 BXA토큰의 가격이 이백분의 일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 2019년 12월 14일 오전 8시 경 BXA 토큰 시세와 가격 추이 (출처 = 코박)
▲ | 2019년 12월 14일 오전 8시 경 BXA 토큰 시세와 가격 추이 (출처 = 코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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